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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방불, '전세계 농락 탈세범'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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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방불, '전세계 농락 탈세범' 적발

1조원 역외탈세범, 국세청 고발로 검찰 수사 착수

개인회사와 그 사주에게 조세포탈에 따른 추징금으로 4100억원(사주에게 2800억원, 업체에게 1300억원) 규모의 세금이 부과됐다.

11일 국세청은 "지난 5년간 9600억원의 소득을 탈루한 개인회사와 그 업주에게 4101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역외탈세와의 전쟁'을 선포한 국세청이 추징한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다. 또한 국세청은 조세포탈범으로 사주를 지난달말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이 사주는 국세청의 발표가 나오자 즉각 일부 언론에 자신과 업체의 실명까지 공개하면서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법정소송을 벌이겠다고 나섰다.

▲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세금을 내지 않는' 대담한 탈세범이 적발됐다. sbs 드라마 <마이더스>를 방불케 하는 '탈세종결자'라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나올 정도다.
'유령 선박왕', 대담한 탈세계획 물거품되나

이 사주는 해운업계에서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정도의 저명인사다. 홍콩에 본사를 둔 C상선의 K 회장(61)이다. 그는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선박을 구입하고 배를 빌려준 값은 달러로 받는 이른바 '엔캐리 트레이드'로 성공적인 사업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국세청이 이번 사건을 역외탈세 적발의 대표적 사례로 발표했지만 실제로 추징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검찰이 K 회장의 신병을 확보해 실제로 조사를 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고, 또한 당사자의 주장이 너무나 대조적이라는 점이다. 역외 탈세범은 적발하기도, 실제로 추징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선 국세청 발표에 따르면, K 회장은 '조세포탈의 달인이며 사업방식에서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달인'이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중인 <마이더스>라는 드라마의 소재가 될 만할 정도다.

국세청에 따르면 K 회장은 실제로 사업은 국내에서 하면서도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법인으로 철저하게 위장하는 수법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 이름하여 '전세계 무세금 계획(Worldwide Zero Tax Scheme)'이다. 네티즌들을 국세청 발표에 대해 "드라마 <마디더스>를 방불케 하는 진정한 '탈세종결자'인 것 같다"면서 놀라워 하고 있다.

K 회장의 주사업은 선박 160척을 보유하고 배를 빌려주는 국제적인 선박임대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그는 '유령인간'이다. 국내에서 활동한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또 벌어들인 소득을 스위스, 케이먼 제도, 홍콩 등의 이른바 '조세회피지역'의 해외계좌로 관리했다.

김문수 국세청 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내 비(非)거주자, 외국 법인으로 위장한 사례는 대한민국의 과세권을 원천적으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세계 어느 국가에도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려는 대담한 탈세 시도"라고 말했다.

또한 김 차장은 "이번 사건은 조세정의에 대한 도전이자 공정한 경쟁질서를 훼손하는 중대하고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C상선 측은 홍콩 세무당국에 세금을 납부해 왔으며, 해외에서 번 돈을 오히려 한국에 투자해 왔다면서 국세청의 혐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해외에서 돈을 벌어 최근 5년간 현대중공업, STX조선 등에 선박 3조5700억원 어치를 발주하는 등 한국을 도왔다는 것이다.

신병확보, 추징금 확보에 난항

하지만 K 회장 측이 강경하게 반발하는 배경에는 실제 추징금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간벌기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K 회장이 수개월 동안 국세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국세청이 "전세계 어디에서도 세금을 낸 적이 없다"고 발표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K 회장은 개인자산만 수조원 대이며 C상선의 총자산도 10조원대에 이른다. 문제는 K 회장과 관련이 있는 자산 대부분은 홍콩과 파나마 등 재산 환수 절차를 밞기에 어려운 곳에 있다는 점이다.

또한 K 회장의 탈루 소득은 스위스 은행을 비롯해 케이만군도, 홍콩 등 국외계좌에 은닉돼 있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국세청이 이 사건을 고발함에 따라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이성윤)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은 자료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현재 해외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K 회장을 입국시켜 구체적인 혐의 사실을 확인하기로 했다. 검찰은 K 회장이 소환에 불응할 경우 강제송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며, K 회장이 실제로 법적 소송을 벌일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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