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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 "지구를 건 도박, 원전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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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 "지구를 건 도박, 원전 산업"

"손실은 사회화, 이득은 사유화하는 체제로는 참사 못막아"

국제경제학계의 존경받는 석학 조지프 스티글리츠 콜럼비아대 교수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관련, 원자력산업을 "소수만이 거액을 챙기고 나머지는 모두 거덜나는 도박"에 비유해 주목된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구를 걸고 도박하기(Gambling with the Planet)'이라는 최근 칼럼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파생상품' 등 거대은행의 영업행태와 '원전 산업'이 '도박'과 매우 유사하다면서 "전문가들이 새로운 기술 덕분에 재앙을 일으킬 위험을 거의 제거했다고 사람들을 설득해 왔다는 점에서 원전산업과 금융산업은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 일본 도쿄 시민들이 '안전한 원자력이란 없다"면서 원전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AP=연합
"블랙스완, 요즘은 자주 일어나고 충격도 배가"

그는 "실제로 재앙이 일어나면서 이런 전문가들의 말이 틀렸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위험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그 타격이 너무 커서 그들이 주장한 이득을 순식간에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스티글리츠 교수는 예전에는 100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다는 이례적인 사태(일명 '블랙스완' 현상)가 요즘은 10년마다 일어날 정도로 빈번해졌으며, 일단 이런 사태가 일어나면 그 충격도 예전에 비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런 상황을 알고서도 왜 원전산업이나 금융산업 전문가들은 자기기만에 가까울 정도로 이런 산업을 역설하고 나서는지 경제학과 심리학의 연구들을 인용해 그 원인도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전문가라고 해도 이례적인 사건에 대한 경험적 판단력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심각하게 고려하기보다는 '희망사항'에 경도되기 쉽다.

특히 만일 이례적인 사태가 일어난다고 해도 피해는 다른 사람들이 떠안고, 자기들은 당장의 이득이 달콤한 수준이라면 '자기기만'의 상태로 빠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손해는 사회화하고, 이득은 사유화하는 체제는, 위험 관리를 잘못하도록 되어 있다"고 요약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확실하고 엄청난 위협"

나아가 그는 금융산업과 원전산업처럼 분명한 위협이 되고 있으나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거론했다.스티글리츠 교수는 "온실가스 감축에 드는 비용은 세계가 직면하게 될 위험과 비교하면 얼마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의 사회를 "따는 것보다 더 많이 잃고 있는 도박꾼"에 비유하면서 "우리는 거대은행, 원전시설, 지구를 가지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우리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는 은행가들,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에너지 기업주들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운좋은 소수처럼 거액의 돈을 챙기고 도박판을 뜰 수 있을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사회 전체는 도박꾼들이 그렇듯 패자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것이 후쿠시마 사태의 교훈이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런 교훈을 계속 무시하면서 위험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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