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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北 잠수함 위협 가장 안전한 곳에서 최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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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北 잠수함 위협 가장 안전한 곳에서 최후 맞아"

[토론회] "무엇이든 갖다 붙이면 '폭침' 배경 되나?"

천안함 사건 1주기를 맞아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천안함 진실과 민주주의 그리고 한반도 평화' 토론회에서는 천안함 사건이 한국사회에 어떤 의미를 남겼는지를 놓고 참석자들의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D&D포커스> 편집장은 "아직도 천안함 사건에 대한 논란이 많은 것은 북한의 해안포와 잠수함 위협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지역에서 천안함이 최후를 맞았다는 역설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김 편집장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방법으로 이런 사건이 가능했겠는가 하는 문제는 계속 남는다"며 아직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의 3대 세습이 천안함 사건의 배경'이라는 일부 언론 등의 성급한 단정에 대해 김 편집장은 "북한의 실패상은 무엇이든 천안함 사건의 원인이 되고, (…) 무엇이든 갖다 붙이면 천안함의 원인이 되고 배경도 된다"는 식이라고 꼬집으며 "이것이 과연 객관성‧엄밀성을 지향하는 과학적 태도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천안함 이후 1년 동안 남북 간의 분쟁 양상에서 육해공 모든 전력이 동원되고 비대칭적 위협이 증가하는 등 위험이 증가했는데도 "위기관리의 기제가 소진돼 있다"는 점을 그는 문제로 꼽았다. 즉 2009년 대청해전에서 천안함 사건을 거치면서 남북이 서로의 진의를 확인하고 위기의 정도를 완화시키는 대화 기제가 실종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변화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정책 전환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며 "지난 정부 정책의 기본은 국가 차원의 위기관리였던데 반해, 이명박 정부에서는 '실질적 전승'과 '압도적 무력으로 제압'이라는 야전 전투원의 정서로 경도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노출된 작은 섬 5개가 북한의 광활한 육지를 상대한다는 자체가 매우 비대칭적"인 상황에서 "이미 연평도의 경우 거주하는 주민보다 해병대 숫자가 더 많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주민 생활 보전을 위한 비용이 증가해 새로운 사회 문제를 야기되고, "수도권이 항상 긴장상태에 놓인다는 안보 딜레마로 이어"지는 등 국익의 손실이 막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위 '비대칭'의 논리가 등장한 순간 북한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든 위협이라는 식의 맹목적 군사 논리가 아무런 검증 없이 통용되고 있다"며 "북의 위협에 대한 객관성 있는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천안함 토론회에서 이승헌 미 버지니아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 ⓒ뉴시스

"신냉전 구도 초래…정상회담이 유일한 돌파구"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는 외교‧안보정책의 측면에서 천안함 사건을 분석하며 "천안함 사건이 남한 외교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한중관계를 악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한미군사동맹이 강화된 것이 중국의 불안을 가중시킨 면이 있다고 보았다.

이 교수는 또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이던 시점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진 것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채택 과정에서 중국이 북한을 공격 주체로 명시하는데 끝까지 반대했던 점 등은 한국 정부에 충격을 줬다며 "이로 인해 한중관계가 정치적 갈등을 겪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의 조사 결과에 미진한 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점과 관련해 남한 정부의 입장을 북한과 중국이 받아들이도록 만들기도 어렵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남한 외교, 특히 동북아외교가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천안함 사건을 "동북아 최대의 지정학적 사건"으로 규정했다. 정 대표는 천안함 침몰 자체보다는 이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대처로 인해 남북관계와 미중관계의 악화, 한미일 삼각동맹 대 북중 혈맹의 대립구도, 군비경쟁 가속화 등 동아시아에서 신냉전 흐름이 강화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정 대표는 "끊임없는 진실 규명 노력이 필요한 동시에, 천안함 사건이 더 이상 남북관계와 6자회담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 '투 트랙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동북아에 신냉전 구도를 초래한 것과 2005년 9.19 공동성명을 통해 어렵게 합의에 이른 한반도 비핵화라는 6자 공동의 목표가 실종된 것이 "이명박 정부의 전략적 실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장창준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 연구위원은 "불필요한 군사적 충돌로 남이든 북이든,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더 이상의 피해가 없으려면 천안함을 '정면돌파'할 것이 아니라 '우회'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사과를 요구하는 '정면돌파'만으로는 이명박 정부 또한 얻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긴장을 해소하고 안정을 가져오는 가장 합리적이고 유일한 방법은 남북정상회담"이라며 이를 통해 국면을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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