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일단 성공적…민간인 피해 없다"
공격을 주도한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측은 공습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윌리엄 고트니 미 국방부 대변인(해군 중장)은 20일 "이번 공습이 카다피 정권의 대공망을 매우 효과적으로 파괴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고트니 대변인은 "공습 이후 리비아 상공에서 카다피 공군의 움직임은 없었으며 공습 지점에서 레이더 신호 발신이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리비아 공군의 대공미사일 등 방공시설을 무력화시켜, 유엔 안보리 결의안 1973호의 내용인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기 위한 밑바탕이 마련됐다는 뜻이다.
리엄 폭스 영국 국방장관도 "공습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BBC> 방송에 말했다. 폭스 장관은 공습 결과에 대해 "마음이 매우 편하다"며 "필요할 경우 추가 공습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측은 이틀 간의 공습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공격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영국 공군의 필 오스본 소장은 "영국은 주로 트리폴리 인근에 위치한 주요 군사시설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리비아와 러시아 등의 민간인 사상자 발생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고트니 대변인은 "민간인 희생이 발생한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폭스 장관은 "민간인 희생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특화된 무기류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도 20일 <CNN> 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간인 피해 보고는 없었다"며 리비아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멀린 의장은 "이번 작전은 다양한(multifaceted) 필요조치 중 첫 단계"라면서 "며칠 안에 카다피를 밀어내기 위한 추가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윌리엄 고트니 미 국방부 대변인(해군 중장)은 20일 브리핑에서 리비아 공습이 '매우 성공적'이라고 설명했다. ⓒAP=연합뉴스 |
아랍권 언론은 비판…아랍연맹 "우리가 언제 민간인을 죽이라고 했나?"
그러나 군사행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 아프리카연합 등이 서방의 군사행동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데 이어 아랍권 언론과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도 비판에 가세했다.
무사 총장은 20일 "서방의 군사행동은 비행금지구역 설정과는 다른 것"이라며 "아랍연맹이 원한 것은 민간인들에 대한 보호였지 그들에 대한 더 많은 폭격은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무사 총장의 발언은 서방의 군사개입이 정당화될 수 있는 핵심적인 요건이 아랍연맹의 지지였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무사 총장은 현재 아랍연맹 긴급 회의를 소집한 상태다.
▲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20일 서방의 군사개입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를 우려했다. ⓒ로이터=뉴시스 |
아랍권 언론들은 아예 '서방의 군사행동은 리비아의 석유를 노린 것'이라고 대놓고 비판하고 나섰다. 모로코의 <아사바> 신문은 리비아의 석유가 서방의 군사개입을 부채질했다고 꼬집으며 작전의 주된 동기는 물질적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알제리 일간지 <엘 카바르>는 사설 '석유와 리비아인들의 피가 뒤섞일 때'를 통해 서방의 군사 개입은 석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전투기를 동원한 첫 공습에 나선 프랑스가 석유 쟁탈전에서 가장 큰 지분을 쥐게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리비아 군사개입을 놓고 이견을 보인 것도 자국의 이익을 위한 대립이라고 비판했다. 알제리 <엘 와탄> 신문은 바레인이나 예멘 등 친미국가의 유혈진압에는 침묵하면서 리비아만 문제삼고 있다면서 서방의 '이중 잣대'를 꼬집었다.
튀니지 일간지 <아코룩>은 "외국 개입은 부패한 정권에 맞서는 리비아인들의 싸움을 손상할 것"이라며 서방의 군사작전으로 인해 리비아가 제국주의 군대의 전진기지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