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제 1, 2 원전에 사상 최초의 '원자력 긴급사태'를 잇따라 발령하고, 제 1원전에서는 방사능 유출이 시작된 것으로 공식 확인하자,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잇따른 원자력 발전 긴급사태, 그토록 안전하다고 안심하더니..."라는 기사를 통해 "원전은 절대 안전하다"는 정부와 관변학자들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 신문은 "후쿠시마 제 1, 2 원전에 잇따라 발령된 원자력 긴급사태 선언은, 일본의 원전은 대지진에도 끄떡없다는 확신이 얼마나 안이했던 것인지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지진 강도가 내진설계 범위 넘어섰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일본 역사상 최악의 강진은 규모 8·8로 후쿠시마 원전 건설 당시 내진 설계가 상정했던 최대 규모 7.9를 넘어섰다.
내진 설계 범위를 넘어서는 강진이 강타했다는 점에서 후쿠시마 원전이 무사하기 힘들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물론 이 원전에 실제로 가해진 진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진원지에 더욱 가까웠다면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었던 것이다.(지진의 규모는 지진의 에너지 강도를 뜻하며, 진도는 특정 지점에 미치는 강도. 편집자)
<요미우리> 신문은 내진설계가 잘 되어 있다는 후쿠시마 원전도 이번 지진에 의해 방사능 유출을 면치 못한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번 지진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후쿠시마 원전에 있는 문제의 원자로에는 긴급시 물을 주입하고 노심을 차게 하는 긴급 노심 냉각 장치(ECCS)조차 전원을 포함해 모두 작동 불능사태에 빠졌다. 냉각수(해수)를 돌리는 펌프도 멈추었다. 이 때문에 원자로의 냉각이 불충분하게 되어, 격납 용기 내의 압력이 상승하면서 용기가 녹아버릴 위험이 커진 것이다.
비상용 발전기 13개도 모두 전멸
냉각 펌프가 정지된 원인은 후쿠시마 제1 원전의 경우 1~6호기의 비상용 디젤 발전기 13개가 모두 지진 발생 약 1시간 뒤 고장이 나면서 망가져 버렸기 때문이다. 내진 설계 범위에 있는 지진이라면, 아무리 강력해도 비상용 발전기가 한꺼번에 모두 고장이 나지 않고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전멸'한 것이다.
후쿠시마 제2 원전도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펌프가 멈춘 것은 물론이고, 방사선 유출을 감시하는 장치도 3대 중 2대가 고장나 버렸다. 응급 조치로 현재 방사선 유출 감시장치를 적재한 차량이 동원된 상태다.
도쿄전력 측은 원자로의 온도를 내리기 위해 필요한 전원 공급을 위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발전기차 51대를 현지에 총동원해 전력 공급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지진다발 국가이면서도, 폐기물과 방사능 문제에도 불구하고 잘 관리한다면 '청정에너지'라면서 원자력 발전 사업을 강행해 이미 50기의 원전이 있는 일본이 이제 '역사상 최악의 방사능 공포'에 시달리게 됐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