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외교부, 장관 딸 특채파동 이어 '불륜파동' 휘청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외교부, 장관 딸 특채파동 이어 '불륜파동' 휘청

정권 실세 전화번호 대거 유출

작년 9월 유명환 전 장관 딸 특채 파동으로 국민적 비난을 받았던 외교통상부가 상하이 총영사관 외교관들의 불륜 스캔들로 또 한 번 도마에 오르고 있다.

불륜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되어 사표를 낸 H 전 영사, 작년 말 그와 함께 소환된 K 전 영사는 모두 법무부 소속이지만, 다른 부처 소속의 주재관들에 대한 관리 책임은 결국 상하이 총영사와 외교부에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불륜 파문의 주인공인 중국 여성 덩모(32) 씨의 자료에는 외교부 소속 P 전 영사와 김정기 전 총영사의 사진도 발견되어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어 외교부의 당혹감은 커지고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서울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장을 역임한 김정기 전 총영사는 지난 2년 9개월 동안 상하이 총영사를 역임한 뒤 지난 3일 귀국했다.

8일 오전 보도가 나오자 외교부의 당국자와 고위당국자는 차례로 기자실에 내려와 파문 확산을 진화하려는 모습이었다. 고위당국자는 "부처를 떠나 한국을 대표해 외교 활동을 하는 사람들인데 이번 일이 벌어진 데 대해 송구스럽다"면서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는 한편 시스템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우리 외교관에게 국외에서 업무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며 "도움을 받으니까 편의를 주는 시스템은 곤란하고, 사적인 채널을 통해 면담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그는 P 전 영사가 덩 씨에게 국가기밀을 유출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적 자료를 준 적은 있지만 자료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며 "알려진 것들이 대개 정부의 기밀문서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상득, 이재오, 이방호 등 전화번호 유출

▲ 올해 초 불륜 파문으로 사직한 법무부 소속 H 전 상하이 영사와 내연관계였던 중국 여성 덩○○씨. ⓒ연합뉴스
그러나 덩 씨가 확보한 자료에는 국내 유력 정관계 인사 200여명의 휴대전화번호 등 연락처와 상하이 총영사관의 비상연락망, 비자발급 관련 자료, 외교통상부 인사 관련 문서 등 각종 기밀이 포함되어 있었다.

각국의 정보기관들은 전화번호만 알면 통화 내용을 도청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기밀문서가 아니다'는 고위당국자의 해명은 본질을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는 이날 덩 씨의 파일들에는 한나라당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 비상연락망,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선거대책위원회 비상연락망 등 정부·여당 인사들의 연락처가 기재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MB 선대위 비상연락망'이라는 제목의 이 자료에는 이 대통령은 물론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이재오 특임장관, 이방호 지방분권촉진위원장 등 현 정권 실세들의 휴대전화번호 등 연락처가 담겨 있다고 <연합>은 전했다.

또한 파일에는 정두언 의원을 비롯해 장광근, 이춘식, 현경병, 이범래, 김동성 의원 등 현역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번호도 나온다.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 비상연락망'에는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동대문을)과 박진(종로), 정태근(성북갑), 권영진(노원을), 이성현(서대문갑), 이혜훈(서초갑), 강용석(마포을.현 무소속) 의원 등의 번호가 나와 있다.

이밖에 덩 씨의 자료에는 붉은색 글씨로 '대외보안'이라고 명확히 찍혀 있는 '주상하이 총영사관 비상연락망(2010년 9월)'과 '2008년 사증발급 현황', '사증개별접수 대행 여행사 현황' 등 비자발급 관련 자료도 상당수 들어 있었다.

'특채 파동과 연평도 혼란에 묻힌 외교부 인사'라는 제목의 사진파일에는 작년 9월 유명환 당시 외교부 장관의 딸 특채 파동에 따른 후속 인사가 G20 정상회의 준비와 연평도 포격 사건 수습으로 뒤로 밀렸다는 내용과 차관직의 구체적인 하마평이 나온다.

<상하이스캔들 여주인공은 이권 브로커>
한인 교포사회 이권개입 정황 잇따라

(상하이=연합뉴스) 김대호 특파원 = 한국 외교가를 스캔들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미모의 중국 여인 덩모(33)씨가 중국 상하이 한인 교포사회의 이권에 개입하는 브로커로 활약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8일 상하이 한인 사회에 따르면 덩씨는 중국 정부 인맥을 배경으로 지난 수년 전부터 상하이 한인 사회의 기업인들을 상대로 유력인사를 소개해 주거나 업무상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으며 작년부터는 한국 정부 관련 업무로 영역확대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가 각종 이권사업을 통해 중간에서 챙기는 금액은 한건당 한화 기준으로 수천만원 안팎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에서 사업을 하는 K씨는 "몇년 전 사업상 문제가 발생해 재판이 열리게 됐을 때 덩씨의 도움을 받으려다 말았던 적이 있다"면서 "덩씨가 한인 사회와 정부 사이에서 브로커 역할을 하며 이권을 챙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개인사업가 A씨도 "처음 상하이에 와서 사업을 하는데 중국 정부 관련 일로 어려움이 많아 덩씨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덩씨가 특히 한인 사회를 활동무대로 선택한 이유는 한국에 대해 잘 알았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는 20대 초반 한국으로 유학해 한국말을 배웠고 중국으로 돌아와서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아이를 낳았으며 노래방에서 한국 노래만 몇시간씩 부를 정도로 한국 대중가요도 많이 알고 있었다고 한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던 그는 어느 순간 중국 정부의 권력층과 줄이 닫게 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간에서 돈을 챙기는 브로커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브로커로 나선 시점은 남편 J씨의 주장대로 덩씨의 외삼촌이 상하이의 당서기로 왔다는 2007년께로 추정되고 있으며, 덩씨가 친분을 맺고 있다는 정부 인사는 정확히 누구인지 알 수 없으나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 추정되고 있다.

덩씨는 브로커로서 역할을 수행해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일부 한인들에게는 좋지 못한 기억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그는 관계가 틀어지면 상대방이 겁을 먹고 꼼짝도 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하게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는 타깃으로 정한 상대방에 대해 통화내역, 위치이동 상황 등에서 문제점을 파악한 후 협박하는가 하면 세무당국의 세무조사를 받게 하거나 전화로 공갈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덩씨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배후에 유력 인사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상하이총영사관의 불륜, 기밀 누출 의혹 사건은 덩씨가 한국 비자발급 업무에서 이권을 챙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영사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총영사관의 한국 비자는 지정 여행사와 중국 정부 산하의 지정기관이 신청하면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발급되는데 덩씨는 비자발급 신청을 대행하는 기관으로 지정되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는 작년 11월 자신과 관련해 상하이총영사관의 영사 2명이 귀환한 후 한인 사회에서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으며 이날은 전화 접촉 시도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