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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가 대세…힐러리도 "진짜 뉴스"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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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가 대세…힐러리도 "진짜 뉴스" 극찬

"뉴스에 집중하라" 중동 사태 후 시청자 수직 상승

10년 전까지만 해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를 '반미 선전의 나팔수'라고 공격하던 미국 정부가 이제는 국무장관까지 나서서 좋은 언론이라고 칭찬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5일 보도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2일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알자지라>가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바꾸는 걸 주도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좋아하든 싫어하든 <알자지라>는 아주 효과적"이라면서 "실제로 <알자지라>는 '진짜 뉴스'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시청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특히 미국의 방송 채널을 염두에 둔 듯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알자지라>에서는) 수백만 개의 광고를 보는 대신 24시간 내내 진짜 뉴스를 접한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의 방송들이 '할리우드 악동'으로 불리는 영화배우 찰리 신의 문란한 사생활에 관한 가십성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AP> 통신은 그의 말 속에는 미국의 언론들이 정보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 중동 사태 후 미국에서 접속자가 크게 늘어난 <알자지라> 인터넷 영문판 사이트 ⓒ알자지라 캡쳐

현재 미국에서 <알자지라>는 버몬트주, 오하이오주, 워싱턴D.C. 등에서만 케이블 채널을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시청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이집트 반정부 시위 때 큰 관심을 끌면서 온라인판 시청률이 최고 2500%까지 수직상승했다. 그 중 절반가량이 미국에서 접속한 이들이었다고 <알자지라>는 공개한 바 있다.

<알자지라>도 이같은 인기를 활용해 시청자 확보와 매체 영향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례로 웹사이트 방문자들이 클릭 한 번만 하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케이블 방송사에 <알자지라> 채널을 포함시키도록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탭을 만들어 뒀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4만 통의 이메일이 각지의 방송국에 전송됐다.

또한 <알자지라>의 고위 관계자들은 타임워너, 컴캐스트, 케이블비전 등 미국의 유력 방송매체 경영진과 만나 컨텐츠 판매를 논의하는 등 미국 내 입지를 넓히는 길을 찾고 있다.

아브데라힘 푸카라 <알자지라> 워싱턴지사장은 "이집트 사태로 인해 클린턴 장관을 비롯한 많은 미국인은 우리가 제공하는 뉴스가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폭스뉴스>의 마이클 클레멘트 수석부사장은 "갑자기 <알자지라>와 미국 뉴스에 관해 이야기하다니 놀랍고 의아하다"며 클린턴 장관의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CNN> <ABC> <CBS> <NBC> 등 다른 방송국 관계자들은 클린턴 발언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그러나 프랑크 세스노 전 <CNN> 워싱턴 지사장은 "클린턴 장관의 말이 맞다"면서 특히 미국의 케이블 채널들이 정치화하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케이블 뉴스는 '케이블 잡음'이 됐다"며 "정보 제공 수단으로 만들어진 게 사람들을 자극하는 수단이 됐다"고 비판했다.

케이블 매체의 언론들은 일반적인 '뉴스' 보다 정치색이 강한 '의견'을 내는데 주력하면서 <폭스뉴스> 같은 채널이 시청률의 수위를 달리고 있다. <CNN>은 뉴스 보도에 집중하면서 그같은 흐름에 맞섰지만 시청률 하락을 맞봐야 했고, 그로 인한 예산 감축은 곧 영향력의 하락으로 귀결되고 있다.

세스노 전 지사장은 케이블 뉴스 매체들이 '의견' 전달에 힘을 쏟더라도 이집트 사태와 같은 긴급 상황이 벌어지면 정보 전달 역할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알자지라>에 대한 미 정부의 찬사는 과거 부시 행정부 시절과는 상반된 것이다. 부시 행정부 시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 방송에 대해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편향돼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미국의 케이블 방송국에서 <알자지라> 서비스를 그리 많이 하지 않았던 데에는 부시 행정부의 이같은 적대적 태도도 영향을 미쳤다고 <AP>는 분석했다.

푸카라 <알자지라> 워싱턴지사장은 이번 사례를 통해 해외의 시청자들이 뉴스에 목말라 있다는 걸 알았다며 "미국인들은 뉴스, 특히 미국 밖의 일을 다루는 뉴스에 흥미가 없을 거라는 생각(assumption)이 있지만 사람들은 여러 시간, 여러 날, 심지어 여러 주 동안 계속 뉴스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스노 전 지사장은 "과거 걸프전이 <CNN>에 그랬던 것과 같이 아랍권의 분쟁이 <알자지라>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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