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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대통령 "오바마가 아랍 대통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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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대통령 "오바마가 아랍 대통령인가?"

'친미주의자' 살레, 미국에 섭섭함 표시?

민주화 시위대의 정권 퇴진 압박에 유력 부족 2개마저 동참하며 '사면초가'에 몰린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미국을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살레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사나의 사나대학교에서 가진 연설에서 미국이 반정부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만이나 이집트와 무슨 관계가 있나? 오바마 대통령 당신은 미국의 대통령이지 아랍 세계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살레 대통령은 예멘 민주화 시위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지역에 아랍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한 미국의 작전실이 있다"면서 "이 시설은 백악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멘 시내에서 벌어지는 일은 단순한 모방행위"라며 민주화 시위를 폄하하는 한편 "시위대들은 시온주의자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트위터를 통해 "예멘의 시위는 외국의 음모의 소산이 아니다"라며 "이는 살레 대통령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예멘 국민들은 (민주화 요구에 대해) 좀더 나은 반응을 원할 것"이라고 비꼬는 듯한 말을 남겼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우리는 살레 대통령이 (미국과 이스라엘이라는) '희생양'을 찾는 것이 예멘 국민들에 대한 응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음모론을 제기하지 말고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 개혁을 수행하라고 응수했다.

예멘에서는 1일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으며 시위대 규모는 '수십 만'에 이를 것이라고 <A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예멘 호데이다주에서는 친정부 세력과 반정부 시위대가 투석전을 벌여 4명이 부상했고, 하빌라얀주에서는 정부군과 시위대의 충돌로 군인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살레 대통령은 시위대를 진정시키려 가장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5개 지역의 주지사를 전격 해임했다. 또 전날인 28일 살레 대통령은 "시위를 끝낼 경우 수 시간 안에 국민적 연립정부를 제안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야권에 대해 정부 내 대표자 지명을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예멘 야당 연합은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정권의 종식'이라며 이같은 제안을 거절했다.

▲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수도 사나의 사나대학에서 연설하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미국이 중동 반정부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AP=연합

바레인, 요르단, 오만 이어 사우디에서도 시위 조짐

한편 바레인과 요르단 등지에서도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국인 사우디에서도 시위가 일 조짐이 보이고 있다. 수니파 왕정 국가인 사우디는 최근 시아파 성직자 타우피그 알 아메르가 설교 도중 사우디의 입헌 군주정을 위협하는 발언을 했다며 그를 전격 체포했다.

70여 명의 사우디 지식인들은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에게 폭넓은 정치 개혁과 소수인 시아파에게 더 많은 정치적 권리를 허용할 것, 부패한 정치인을 처벌할 것 등을 촉구했다.

또 사우디의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오는 11일 '분노의 날'로 명명된 대규모 시위를 열자는 글이 게재됐다. 다른 페이지에도 오는 20일 시위 개최를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사우디 당국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면밀히 감시 중이며 거리 집회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만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28일 오만 민주화 시위대 700여 명은 오만 제2의 항구이자 정유 및 알루미늄 공장이 밀집한 소하르 인근에서 도시 진입 도로를 트럭으로 막아서며 시위를 벌였다. 전날인 27일부터 계속된 시위로 6명이 사망했다고 병원 의료진이 전했으나, 오만 당국은 공식 사망자 수를 1명으로 발표했다.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 오만 국왕은 대표단을 소하르로 파견해 시위대의 협상에 나섰다. 또 이날 수도 무스카트에서도 집회가 벌어졌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만 당국은 시위가 발생하자 무스카트 북부에 군 병력을 배치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는 1일 야권 지도자 2명의 석방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렸고경찰은 최루가스와 곤봉을 사용해 이를 해산시켰다. 시위대는 보안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와 메흐디 카루비 전 의회 의장의 석방을 요구하며, 이들이 석방될 때까지 매주 화요일 시위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란 개혁진영은 이들이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란 정부는 이들이 여전히 가택연금 상태라고 밝혔다.

튀니지, 이슬람정당 합법화

'재스민 혁명이 발원지' 튀니지에서는 지난 27일 모하메드 간누치 총리가 민주화 시위대의 압력에 굴복하고 사임한 이후 다른 각료들의 사퇴도 줄을 잇고 있다. 경제사회개혁 장관과 지역개발부 장관, 고등교육부 장관 등 1일 하루에만 3명의 내각 구성원이 물러났다.

전날인 28일에는 산업기술부 장관과 국제협력부 장관이 사퇴했다. 전 주 주말부터 계속된 시위에서 시위대는 구체제 청산을 요구하고 있으며, 25일 이후 6명이 경찰과의 충돌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임한 장관 중에는 유력 야당 지도자인 아메드 네지브 알 체비도 포함돼 있다. 민주진보당을 이끌고 있는 체비 전 장관은 간누치 총리의 후임으로 임명된 베지 카이드 에세브시 신임 총리와, 현 임시정부 각료들의 대선 출마를 금지한 규정에 대한 불만 때문에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튀니지 과도정부는 벤 알리 정권 하에서 불법 단체로 지정된 이슬람 정당 '엔나다'를 20년 만에 합법화한다고 1일 밝혔다. 이 정당 대변인은 앞으로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공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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