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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 혁명'의 힘, 대통령 이어 총리도 퇴진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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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 혁명'의 힘, 대통령 이어 총리도 퇴진시켜

튀니지인들, 개헌 미적거리는 과도정부에 강력 대응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의 23년 철권통치를 종식시킨 튀니지의 민주화 세력이 과도정부를 이끌던 모하메드 간누치 총리까지 퇴진시키며 지칠 줄 모르는 민주화 의지를 보여줬다.

간누치 총리는 27일(현지시간) 국영방송을 통해 사임을 발표하며 "이번 사임은 내 책임에서 도망치려는 게 아니고 튀니지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나보다 더 여유 있게 활동하기를 기대하는 다른 총리에게 길을 터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간누치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도주한 벤 알리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반정부 시위대로부터 사임 압박을 받아왔다. 튀니지의 시민들은 간누치 과도내각이 새로운 헌법을 만드는 작업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불만을 품어왔다.

간누치는 사임 발표에서 "나의 사임이 새로운 시대를 위한 보다 좋은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더 이상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는 7월 15일 실시할 선거는 예정대로 치러진다고 덧붙였다.

7월 선거 때까지 총리직을 수행하겠다고 공언했던 간누치가 급작스럽게 사임한 것은 지난 25일 이후 벌어진 대규모 시위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지난달 14일 벤 알리 퇴진 이후 가장 큰 규모였던 이번 시위에서 시민들은 과도정부가 재스민 혁명의 열매를 따먹으려 한다며 간누치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보안군과 시위대의 충돌로 최소한 5명이 숨지고 많은 사람이 부상하자 시위대의 분노에 불이 붙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만 이틀 동안 계속된 이번 시위로 간누치가 실질적인 압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튀니지의 푸에드 메바자 임시대통령은 베지 카이드 에세브시 전 외무장관을 후임 총리로 임명했다.

그러나 튀니지의 변호사이자 인권활동가인 지아드 체르니는 새로운 총리가 취임한 것이 시위대를 진정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현 정부는 혁명의 뜻을 수용할 수 없다"며 "튀니지인들은 새 총리의 취임이 진정한 변화가 아니라 얼굴만 바꾼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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