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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이슬람 사원 공격…"희생자 2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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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이슬람 사원 공격…"희생자 2천명"

"시위대 배후에 오사마 빈 라덴" 주장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반격을 개시했다. 카다피는 시위대가 장악한 도시에 군대를 보내 공격하는 한편 국영 TV 연설을 통해 시위대의 배후에는 알카에다와 오사마 빈 라덴이 있으며, 시위대는 이들이 제공하는 마약에 취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리비아 민병대와 외국인 용병 등 카다피 친위 세력은 24일(현지시간) 수도 트리폴리의 통제를 확실히 강화하는 가운데 시위대가 장악한 두 개의 도시를 공격했다. 이 교전에서 최소 17명이 숨졌다고 미국 <AP> 통신이 전했다.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은 트리폴리 서쪽으로 불과 50km 떨어진 도시인 자위야. 카다피 군은 많은 시위대가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었던 이슬람 사원을 자동화기로 공격했다. 이들은 사원의 첨탐(미너렛)에 대공 무기를 발사하기도 했다.

이 사원에 야전 진료소를 차린 의사는 머리와 가슴 등에 총을 맞은 10구의 시신을 목격했으며 150명 가량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AP>는 리비아 현지 언론을 인용해 23명이 사망했으며, 보안군과 용병대의 총격 때문에 부상자의 병원 이송도 쉽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공격 개시 전 카다피의 특사가 자위야를 방문해 시위대에게 "(사원에서) 떠나지 않으면 대학살을 맞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한 목격자가 전했다. 자위야는 석유와 천연가스 유전에서 가까우며 봉기를 일으킨 도시 중 수도와 가장 가까이 있다. 현재까지 이 도시에서만 수백 명이 사망했다.

트리폴리 동쪽으로 200km 떨어진 리비아 제3의 도시 미스라타에서도 교전이 벌어졌다. 이 도시는 전날인 23일 시위대에 장악됐다.

카다피 군은 미스라타 외곽의 공항을 로켓 추진 수류탄과 대공무기 등으로 공격했으며 시위대는 이 공격을 막아내고 공항을 지켰다. 교전에서 시위대는 카다피 군이 사용하던 대공무기를 탈취해 역으로 이를 사용한 반격도 가했다.

비슷한 시기에 이 공항 근처에 있는 군용 비행장도 시위대의 손에 들어갔다. 이 비행장은 카다피 군이 지키고 있었으나 리비아 정규군의 공군 장교들과 인근 주민들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이들을 제압했다. 시위대의 공군 장교들은 전투기를 동원한 시위대 진압을 막기 위해 이 비행장에 배치된 전투기들을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

이 비행장 전투에서는 시위대측 6명과 카다피 군 1명 등 7명이 사망했으며 50명 가량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중에는 6세, 11세 소녀도 포함됐다. 한 목격자는 "이제 미스라타는 완전히 민중의 통제 아래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수도 트리폴리와 카다피의 출신 부족의 본거지 시르테에 둘러싸여 불안하다"고 <AP>에 말했다.

이날 카다피가 장악한 수도 트리폴리와 시위대가 장악한 동부의 벵가지는 평온한 하루를 보냈다. 벵가지 시민들은 15인의 유력 인사로 구성된 시 자치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시를 방어할 자체 무력기관 창설을 준비 중이다.

리비아 사태로 인한 전체 희생자 수는 집계 기관마다 달라 다소 혼선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희생자가 약 300명이라고 밝혔고, 국제인권연맹(IFHR)은 최소한 7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프랑코 프리타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1000명이 사망했다는 집계가 '신뢰할 만하다'고 말했다.

24일 프랑수아 지메레 프랑스 인권대사는 희생자 수가 2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메레 인권대사는 영국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가 소식통을 통해 파악한 수치로는 1000명 이상, 아마도 2000명이 희생됐다"며 "카다피의 실각 여부가 아니라 언제, 얼마나 인명 희생을 치르고서 그렇게 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 24일(현지시간) 리비아 동부의 알베이다에서 시위대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이날 이 도시에서는 지난 15일 이후 처음으로 시위대와 반 카다피 부족의 지도자들이 모여 카다피에 대한 공동전선을 펴기로 했다. ⓒAP=연합

카다피 "반정부 시위대는 알카에다"

카다피는 이날 국영TV를 통해 생중계된 전화 연설에서 자위야 교전을 언급하며 시위대의 배후에는 알 카에다와 오사마 빈 라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분은 오사마 빈 라덴과 그 추종자들의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카다피는 일관되게 민주화 시위대는 '이슬람 테러리스트' 들이며 이들이 마약에 취해 파괴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이날도 "알카에다는 젊은이들에게 마치 '네스카페'와 같이, 커피에 우유와 함께 환각제를 타서 먹이고 있다"면서 "자위야의 주민들이여, 부끄러운 줄 알라. 아들 단속을 잘 하라"고 비난했다.

카다피는 "이제 상황이 알카에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면서 "젊은이들은 미국과 서방세계로부터 수배 중인 인물(빈 라덴)에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이들은 매우 소수이며 우리는 반드시 그들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리비아는 이집트나 튀니지와는 다르다"며 "이 나라는 여러분의 나라이며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에서는 위원회를 통해 정치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세력 조직화…카다피 사촌도 비난 가세

이런 가운데 민주화 시위대와 반(反)카다피 부족 지도자들은 24일 리비아 동부의 도시 알베이다에 모여 카다피에 대한 공동전선을 펴기로 했다. 이는 자생적·산발적으로 일어나던 시위와 반정부 투쟁이 처음으로 조직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권 인사들의 탈주도 이어지고 있다. 카다피의 사촌 아흐메드 가다프 알-담도 24일 등을 돌렸다. 알-담은 정권의 시위대 유혈진압에 항의해 이집트로 망명한다고 밝히고 카다피의 강경 진압은 "인간과 인권과 국제법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말했다. 알-담은 카다피의 친족일 뿐 아니라 정치적인 최측근으로 외교적 접촉 등의 임무를 해왔고 종종 카다피를 수행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내각에서는 내무장관에 이어 법무장관도 물러났다. 시위대 폭력진압에 항의해 사퇴한 무스타파 압델-잘릴 전 법무장관은 카다피와의 대화는 있을 수 없으며 카다피는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외교관들이 이미 카다피에게 등을 돌린 가운데 요르단 주재 리비아 대사도 이날 시위대 편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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