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 관계자는 23일 이같이 밝히고 "실종자들이 연수중인 어학원이 위치한 건물(CITIB)이 지진으로 파괴되었으며, 현재 해당 건물 잔재더미에서 100여명이 구조된 상태"라고 말했다.
실종자들은 유모(25) 씨와 유씨의 여동생(21)으로 지난 1월 15일 어학연수를 위해 뉴질랜드에 입국했으며 각각 다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CITIB 건물 내 어학원에서는 실종된 유씨 남매 외에도 한국인 어학연수생 5~6명이 수업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추가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나머지 한국 학생들의 소재도 아직까지 파악이 안 되고 있다"며 "뉴질랜드 주재 한국 대사관과 오클랜드 분관에서 각각 1명의 영사(경찰영사 1명)를 현지에 파견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으며 현지 경찰과 협조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부는 "상황 접수 직후부터 대기중인 우리 중앙 119 구조단 국제구조대가 출동 대기 중이며 금일 저녁 항공편으로 크라이스트처치 현지로 출발 예정"이라며 "현재 서울에서 열리는 재외공관장회의에 참석중인 노광일 주 뉴질랜드 대사는 금일 가장 빠른 항공편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확인된 실종자가 2명에 그쳤지만 크라이스트처치 도심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상점 30여 곳과 유학생들이 다니는 어학원 등이 몰려있어서 추가 피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뉴질랜드 주재 한국 대사관과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에는 현지에 있는 친구나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소재 파악을 요청하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진으로 현지 통신 사정이 원활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2일 지진은 크라이스트처치 도심 동남쪽 리틀턴항 부근에서 발생했으며, 교민 거주지는 도심에서 서쪽으로 10km 가량 떨어져 있다. 인구 37만 명 규모의 이 도시는 뉴질랜드에서 오클랜드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고, 한국 교민과 유학생 약 5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참사 현장 ⓒ로이터=뉴시스 |
외신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지진으로 최소 75명이 사망했고, 실종자는 최소 300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사망자가 경찰이 전날 집계한 65명보다 10명 늘어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정부는 80년 만에 최악으로 기록된 이번 지진이 일어나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망자 수색과 실종자 구조 및 복구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참사 현장에서는 현재 400여 명의 구조대원들이 탐지견과 크레인, 불도저 등의 중장비를 총동원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호주, 싱가포르, 대만, 미국, 영국 등의 구조요원들도 구조대열에 합류했다.
구조작업은 완전히 무너지거나 심하게 부서진 10여개의 빌딩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AP> 통신은 무너진 건물 내에 고립된 사람들의 비명이 여전히 새어나오는 가운데 특별한 상처 없이 구출되는 사람도 있지만 팔·다리가 절단된 채 구조되는 사람도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일부 매몰자들은 자갈을 두드려 자신이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고 있으며, 한 여성은 아이들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작별인사를 고했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전했다.
지진 직후 폐쇄됐던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은 이날부터 국내선에 한해 운항을 재개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군 수송기도 투입될 예정이다.
▲ 밤새 이어진 구조 작업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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