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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며칠새 '1조원 뱅크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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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며칠새 '1조원 뱅크런'

금융당국은 "과도한 예금 인출만 없다면…" 되풀이

22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과 19일 6곳의 저축은행들이 영업정지를 당한 이후 21일까지 1조원 안팎의 예금이 인출되는 '뱅크런'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4곳의 저축은행이 추가로 영업정지된 이후 첫 영업일인 21일에만 전국적으로 4900억원의 예금이 인출됐다. 앞서 부산과 대전저축은행 등 2곳이 영업정지된 다음날 영업일인 지난 18일에도 4200억원이 빠져나갔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1일 "과도한 예금인출이 없다면, 올해 상반기 중 영업정지를 당하는 저축은행은 추가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고객들이 괜한 불안감에 앞다퉈 예금을 인출하는 이른바 '뱅크런'이라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으면 별일 없다는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2개의 저축은행에 영업정지를 내린 뒤에도, 불과 이틀 뒤인 19일에 4개의 저축은행에게 영업정지를 내리면서도 같은 말을 계속 했다.

▲ 금융당국이 문제 없다고 장담하는 우리저축은행 앞에서, 예금을 찾지 못해 불안에 가득찬 고객이 눈물짓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를 신뢰한 죄로 낭패 겪은 고객들

"과도한 예금인출이 없다면..."이라는 단서가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려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강해야 한다. 지난 17일 김 위원장이 내건 단서를 긍정적으로 해석해 추가로 영업정지될 저축은행은 없을 것이라고 믿었던 일부 저축은행 고객들은 불과 이틀 뒤에 땅을 치며 후회했다. 19일 추가로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 고객 중, 정부의 말을 믿지 않고 발빠르게 예금을 인출해간 사람들과 뒤늦게 몰려간 사람들과의 차이는 컸다.

문제는 당국이 손쓰기 힘든 '제2의 뱅크런'이 발생하느냐다. 금융당국이 스스로의 신뢰 상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이틀 뒤에 추가로 4곳의 저축은행에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 이유도 주말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현재 많은 고객들이 정부가 말하는 '괜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말을 넘긴 이후 첫 영업일인 21일 날이 밝자마자 정부가 우려했던 '제2의 뱅크런'이 시작됐다.

문제 없다는 저축은행들, 예금 인출 집중

특히 19일 영업정지를 당한 보해저축은행이 자기자본비율 5% 미만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된 고객들은 같은 조건의 다른 저축은행들로부터도 돈을 빼내기 시작했다. 자기자본 비율 5% 미만인 또다른 4개의 저축은행 우리, 도민, 새누리, 예쓰 등이 대상이었다.

저축은행중앙회와 업계에 따르면 21일에만 새누리저축은행에서 약 200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갔다. 도민, 우리저축은행 역시 각각 100억원 안팎의 예금이 인출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예쓰 저축은행의 경우 21일 16억원이 빠진 뒤 22일에는 5억원이 빠지는 등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우리저축은행과 도민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에 긴급자금을 신청했다. 우리저축은행은 중앙회로부터 받은 289억원을 받기 전 현금은 100억원에 불과했다. 도민저축은행도 중앙회로부터 328억원의 추가 긴급자금을 지원받기 전 유동성이 130억원에 불과했다.

새누리의 유동성도 대주주인 한화그룹의 200억원을 포함해도 230억원에 불과하다. 22일에도 우리·도민 등 일부 저축은행에는 전날에 이어 수많은 고객이 몰려 예금을 인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중 도민 저축은행은 예금 인출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22일 휴업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은 예금인출이 집중된 자기자본비율 5% 미만의 4개 저축은행들은 보해저축은행과 달리 영업정지를 당할 이유가 없는 특수한 조건을 가졌다면서 고객들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이런 노력으로 뱅크런 확대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 22일 오후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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