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수 차례의 테러를 저지른 혐의로 러시아 당국의 수배를 받고 있는 우마로프는 인터넷에 올린 영상을 통해 "(이 공격은) 러시아가 캅카스 지역에 저지른 범죄에 대한 응답"이라며 이와 유사한 자살폭탄 테러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8일 보도했다.
전투복 차림의 우마로프는 카메라를 보며 "이 특수 작전은 내 명령과 '신의 뜻'에 의해 실행됐으며 유사한 특수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동영상은 러시아어로 제작됐으며, 러시아 웹사이트 '캅카스 센터'에 7일 밤(현지시간) 게시됐다. 촬영 일자는 테러 발생 당일인 지난달 24일자로 돼 있다.
우마로프는 "내 '전사'들이 알라의 말씀을 받들어 캅카스에서 지하드(성전)를 수행하는 중"이라며 수백 명의 '형제들'이 인종차별적인 러시아 정부와의 싸움에서 스스로를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공격적인 작전을 정기적으로 벌이겠다"면서 자신은 더 많은 피를 원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캅카스에서 떠나라"고 요구했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이슬람교도들이 공격받고 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끄는 시오니스트(유대인 국가 건설 운동)들과 기독교 정권들"을 비난했다고 <BBC>는 전했다.
▲ 체첸 반군 지도자 도쿠 우마로프는 지난달 24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도모데도보 공항 폭탄테러는 자신이 지시한 것이라고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주장했다. 이 영상에서 우라모프는 자신이 '신의 뜻'에 따라 '지하드'(성전)을 수행하는 중이라며 이와 유사한 폭탄테러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
우마로프는 캅카스 북부 지역에 근거를 둔 무장 이슬람 그룹 '캅카스 왕국'(Caucasus Emirate)의 지도자이며 이슬람주의자들이 선포한 이슬람 공화국 '체첸 이츠케리야'에서 1996~99년 보안담당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2006년 제3대 체첸 이츠케리야 대통령 압둘-할림 사둘라예프가 사망하자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올랐으며, 이츠케리야를 '캅카스 왕국'으로 개명했다.
그는 39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해 3월 모스크바 지하철 폭탄테러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며 26명이 숨진 2009년 11월 열차 폭탄테러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또한 어린 학생을 포함해 334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4년 북(北) 오세티야 베슬란 학교 인질극 테러를 주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발생한 테러에서는 7명 이상의 외국인을 포함해 36명이 숨지고 180명이 다쳤다. 러시아 수사 당국은 지난달 29일 도모데도보 공항 테러를 저지른 것은 북부 캅카스 지역 출신의 20세 남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 2일 "이번 테러는 무의미한 잔인성이 특징이며 테러범들은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명확하게 표명하지도 못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와 현 정권 등 모든 것과 모두에 반대하는 무정부주의적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 범인과 배후 세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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