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은 24일 오후(현지시간) 모스크바 남동쪽에 위치한 도모데도보 국제공항의 국제선 청사에서 일어났다. 이 공항은 모스크바에서 가장 이용객이 많은 공항으로, 연평균 이용객 수는 250만 명에 달한다. <AP> 통신에 의하면 정확한 폭발 시각은 오후 4시 32분. 폭음과 함께 공항은 짙은 연기에 휩싸였고 사람의 몸에서 떨어져 나간 신체 일부들과 피가 낭자한 생지옥으로 변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규정짓고 모스크바 인근의 다른 공항 두 곳 등 주요 교통 시설에 대한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이어 즉각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러시아 내의 모든 공항과 대형 교통 시설에 비상 체제를 도입하라"며 "내무장관과 교통 장관은 연방보안국(FSB)과 공조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말했다. 이날 폭발 사건으로 한때 도모데도보 공항 업무는 일시 정지됐지만 곧 재개됐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참석차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보건담당 장관을 병원으로 보내 부상자들이 필요로 하는 치료를 잘 받고 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 24일 오후(현지시각) 자살폭탄테러로 추정되는 폭발로 최소 3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빚어진 도모데도보 공항 현장 모습. 희생자들이 바닥에 누워 있다. ⓒ뉴시스 |
누구의 소행인가?
현지 언론 및 러시아 당국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폭발은 자살폭탄테러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폭발을 일으킨 폭발물의 강도는 TNT 7kg에 상당하는 규모였으며 폭발물 안에는 피해를 확대하기 위해 철제 파편들이 들어 있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번 테러에 대한 사전 경고가 있었으며 정보 당국이 이를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 러시아 정보당국 관계자는 '모스크바의 한 공항에서 테러가 발생할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으며, 이번 사건에는 최소 3명의 용의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 통신에 말했다. 그는 1명이 직접 공항 안으로 들어가 폭발물을 터뜨리고 나머지 일당은 도주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한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4년 이 공항에서 발생한 '블랙 위도우'(검은 과부) 사건이나 2010년 3월과 10월 각각 일어난 자살폭탄테러처럼 체첸 반군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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