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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김대중 거듭 '남한 핵무장' 주장,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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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김대중 거듭 '남한 핵무장' 주장, 이유는?

"친북세력, 북핵 영향력 위해 '남핵' 견제"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이 다시 한 번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고문은 8일자 칼럼 '한국의 핵무기, 논의할 가치도 없다는 말인가'를 통해 자신과 일부 집단에서 제기해 온 한국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별다른 주목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서운함을 드러냈다. 김 고문이 한국의 핵무장을 주장한 것은 지난달 11일에 이어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다.

김 고문은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우리 사회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치권은 아예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핵 보유론에 대한 무관심을 따졌다. 그는 "우리가 핵을 갖는 목적은 북핵의 용도를 상쇄하자는 것"이라며 "그런 논의조차 못한대서야 어디 자위국가, 자존국민이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우리 국민이 핵무장 논의에 입을 다물고, 핵문제의 공론화를 못 들은 척하고 있을수록 북한을 포함한 상대국들은 우리가 핵 의지도, 핵 보유 능력도, 그럴 국격도 없는 나라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부터 '국격'이란 말이 많이 쓰이긴 했지만 핵 보유와 관련해 사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도 핵을 보유하자는 주장이 "그 당위성에 대한 문제 제기부터 금기시되거나 도외시당하고 있는" 이유로 그는 한국 국민들의 '자포자기', 핵확산 우려, '친북·종북 세력들의 견제' 세 가지를 꼽았다.

한국 국민들의 '자포자기'란 미국의 반대 때문에 지레 안 될 것으로 생각하는 태도라며, 그러나 미국의 반대는 "우리 국민 전체의 의지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과의 핵전쟁을 각오하면서도 보복에 나설 것인가를 대답해야 한다"며 미국 정부의 입장 표시를 요구하는 한편 "한국의 핵은 통제가 가능한 반면, 북한의 핵은 통제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 규모를 계속 확대해가고 있는 점도 미국과 기타 관련국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핵확산 우려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핵무장을 선언하면 일본과 대만의 핵 보유가 뒤따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핵은 북한만이 가진 배타적 무기일 때 그 위력이 보장되는 것이고 한국·일본 등이 핵을 갖게 되면 그것으로 공포의 균형을 통해 견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란 상호 핵무장을 하면 서로의 보복 핵공격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아무도 선뜻 선제공격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말하며, 대표적인 냉전 시대의 전쟁 억지 개념이다.

'친북ㆍ종북세력들의 견제'와 관련해 그는 "(종북세력은) 한국이 핵을 가짐으로써 북핵의 실효성과 의미가 반감되거나 상실되는 상황을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핵무장을 반대하는 이유는 북한 핵의 영향력 감소를 우려하기 때문이란 것. 그는 "그들(종북세력)은 한국의 핵을 북한의 입장에서 관찰할 것이며 핵 보유 논의 자체를 '전쟁 확산 논리'라고 몰아세울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한국 국민들의 북핵 무해론(無害論)"이라며 "'북이 핵을 가졌다고 해서 같은 동포인 우리에게 핵을 쏠 수 있겠어?', '북핵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고 북으로서는 존립, 그 자체일 수 있다'는 등의 생각은 지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북한 핵무기가 남한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는 "김정일정권의 존폐가 막바지에 몰렸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서의 핵에 의존할 개연성이 높은 상황에서 핵의 버튼이 소수 권력자의 자의에 맡겨져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남한 핵 보유의 목적이 "북핵의 용도를 상쇄하자는 것"이라면서도 그는 한편 "핵보복이나 핵우산은 '행차 뒤 나팔'격"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이 핵을 쓰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것이며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아예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다소 혼란된 시각을 보였다. 그는 "북한이 선제공격을 해 수십만 명이 희생된 뒤에 우리가 전쟁에서 이기고 통일이 된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도 묻기도 했다.

즉 앞에서는 '공포의 균형'을 통해 전쟁을 억지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핵보복이나 핵우산'의 역할은 '소용이 없다'고 부정한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면서도 이를 위해 한국이 핵을 왜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칼럼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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