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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 "사르코지의 인상적인 다보스포럼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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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 "사르코지의 인상적인 다보스포럼 연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근본적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경제 분야의 유엔총회'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 포럼이 지난 26일 닷새 일정으로 스위스의 스키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막됐다. 이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경제계 거물들은 물론 각국 정치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하고 있다. 특히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주요 의제를 주도하면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개막 전부터 사르코지는 현재 아프리카와 중동 빈곤국가들의 대대적인 시위를 촉발시킨 배경이 되고 있는 식품가격 안정을 위한 투기 규제 등 국제적인 대응책이나 국제금융시스템 개혁 등을 이번 포럼에서 의제로 제시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27일 다보스 포럼에서 유로화에 대한 강력한 방어 의지와 글로벌 금융개혁 등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AP=연합
<슈피겔> "사르코지의 다보스 연설, 상당기간 화두가 될 것"

사르코지는 포럼 이튿날인 27일에는 유럽 부채위기로 붕괴설까지 나돌고 있는 유로화에 대해 강력한 '사수 의지'를 천명했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사르코지가 다보스에서 유로화를 열정적으로 옹호하고, 글로벌 경제의 근본적 개혁을 촉구했다"면서 "그의 연설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화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슈피겔>은 "사르코지는 세계 경제계, 정치계, 학계에서 모인 2500명의 엘리트들 앞에서 세계가 나아갈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인도자로 나섰다"면서 "그는 심각한 표정이나 열띤 몸짓에 의존하는 대신 간결하고 명쾌한 연설을 구사했으며, 사려깊은 어조로 세계를 위해 해야할 일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사르코지의 연설은 2011년이 향후 글로벌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 해인지 일깨우기 위해 지난해 빠른 경제회복에 취해 경제위기 이전으로 모든 것이 되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에 대한 경고로 시작했다. 사르코지는 2011년에 도사리고 있는 3가지 큰 위험을 꼽았다.

-공공(국가)부채: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 더 이상 부채를 늘릴 여유가 없다."

-글로벌 금융 불균형: 그는 국제통화시스템은 20세기 중반 이후 변하지 않았으며, 1971년 이후 제대로 작동하는 세계통화체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람직한가? 결코 아니다! 위험한가? 그렇다, 프랑스는 그렇게 생각한다."

-인플레이션: 기초상품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세계 경제를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사람들이 굶주린 나머지 봉기한다는 것을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기초상품 가격이 매우 불안정하다는 것은 큰 문제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석유가격은 배럴당 140달러에서 40달러로 떨어졌으나, 지금은 100달러 선이다.

"G20이 G-zero 되면 존재 당위성 잃을 것"

사르코지는 세계적인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면 '사실에 기초한 실용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프랑스가 세계 경제의 85%를 차지하는 G20을 통해 세계 모든 나라들의 이해관계를 함께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G20이 말의 잔치로 끝나는 회의가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결정을 하지 못하는 G20은 존재의 당위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하지만 <슈피겔>은 사르코지의 경고는 실제로 G20이 무력한 회의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르코지는 글로벌 안보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외면하고 있는 진실을 드러냈다. 유엔의 개혁에 대해 말로만 떠들었다는 것이다. "21세기 들어 11년째인데도 20세기의 규칙이 지배하고 있다"는 그는 개탄했다.

그는 10억 명이 사는 아프리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한 자리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조만간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하게 될 인도 역시 자리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르코지는 국제환율시스템도 시대에 맞게 개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국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 현재, "환율문제를 다룰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누구도 비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환율시스템 개혁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르코지는 새로운 국제통화시스템 도입이 1년에 이뤄질 문제는 아니지만, 기초작업을 하고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면서 G20 의장국인 프랑스가 준비한 우선 과제의 윤곽을 제시했다.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의 지위는 어느 정도 유지되어야 하나.

-G20 회원국들이 처음으로 모두 참여해 환율에 대한 논의

-일부 신흥경제국의 안정을 위협하는 자본유출입에 대한 규제 방안


<FT>에 따르면, 이런 문제들은 27일 오후 비공개 패널에서 장시간 논의됐다. 하지만 참석자들에 합의에 이른 사안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다보스 포럼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G20이 프랑스가 원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가 강했다. <FT>는 심지어 다보스 포럼의 여러 회의에서 G20은 글로벌 경제를 통제하는 실질적인 합의를 만들지 못한다는 의미로 'G-zero'이라고 불려왔다고 전했다.

<FT>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정부는 금융규제를 뛰어넘는 더 큰 목표를 '과감하게 꿈꾸지 않는다면" G20과 경제협력은 실종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 가치 하락에 거는 투기꾼에게 경고"

특히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의 공통화폐인 유로화에 대해서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나는 유로가 붕괴되도록 결코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로 가치의 하락에 도박을 거는 투기꾼들에게 경고하는데, 우리는 유로화를 방어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유로화는 곧 유럽이며, 독일과 프랑스는 3차례의 야만적인 전쟁을 겪었지만, 이제 유럽은 세상에서 가장 안정된 대륙"이라고 강조했다.

<슈피겔>은 "정치인들은 다보스 포럼에서 이처럼 분명하게 연설하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특히 프랑스에서는 자유시장과 자본주의라는 거의 금기시되는 말들이고, 그래서 세계경제포럼를 보는 시각도 비판적이기 때문에, 프랑스 언론들은 2012년 봄 대선을 앞둔 사르코지를 내년 다보스에서 볼 일은 없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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