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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너마저…", 미국과 이스라엘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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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너마저…", 미국과 이스라엘 '좌불안석'

"중동정책의 중요한 축이 흔들리고 있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혁명의 열기가 북아프리카와 중동에 걸친 아랍 독재국가들에 불어닥치자 미국과 미국의 행동대장격인 이스라엘도 좌불안석의 신세가 됐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은 30년간 장기집권을 해온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최근 폭동에 가까운 격렬한 반정부 시위로 최대의 위기를 맞자 크게 충격을 받고 있다.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미국·이스라엘 중동정책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튀니지에서 이집트에 이르기까지 사태가 확산되면서 오바마 정부의 중동정책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1975년 이래 이집트를 중동 파트너로 묶어두기 위해 군사지원 자금으로 매년 13억 달러 이상, 그리고 개발 지원 자금으로 70년대부터 지금까지 280억 달러 등을 쏟아부으며 30년 넘게 관리해왔다.

▲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연일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P=연합
"무바라크 실각 염두에 둘 비상사태"

하지만 최근 오바마 정부 내부에서는 비상사태에 대비해야 할 정도로 이집트 정정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평화적인 시위를 유혈 진압을 하다가 폭동이 일어나거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인 무슬림 형제당이 권력을 장악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중동 주재 외교관 출신의 아론 데이비드 밀러 우드루 윌슨 센터 연구원은 "튀니지 사태는 아랍 변방국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이집트 사태는 이 일대에서 미국 안보의 중요한 2,3 개의 축 중 하나가 흔들리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뿐이 아니다. 미국은 레바논 사태로도 곤혹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최근 레바논에는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지원하는 인물이 총리에 지명됐기 때문이다. 또한 팔레스타인에서도 미국의 우호세력이라고 할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압바스 일당이 이스라엘에 충격적인 양보안을 제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이른바 '팔레스타인 페이퍼'가 폭로되면서 역시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무장정파 하마스에 힘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이스라엘 세력 커지고 있다"

이런 사태 변화에 이스라엘도 미국 못지않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사태에 이어 이집트의 정정불안은 이스라엘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은 이집트의 안정에 중대한 이해관계가 달려있다"면서 "긴 국경을 마주한 두 나라는 1979년 역사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했는데, 이 협정은 30년 이상 이 지역의 안보균형의 초석으로 기능했다"고 지적했다. 이집트는 아랍국가로서는 최초로 이스라엘을 인정한 나라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1981년부터 장기집권을 이어온 무바라크가 80대의 고령인데다가 실각할 경우 지역안보 균형에 중대한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우려해 최근의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중동 지역을, 이스라엘의 중심으로 한 남북세력의 대립구도로 인식하고 있다. 북쪽은 이란, 시리아, 최근 정권 교체가 된 레바논을 포함한 이란 축, 그리고 남쪽으로는 북아프리카의 이집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요르단, 그리고 페르시아만 걸프연안 국가들로 이뤄진 '온건축'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국가안보연구소의 오데드 에란 소장은 "북쪽축의 세력이 커지고 있으며, 남쪽축은 매우 불안정한 시기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집트 사태가 민주주의의 진전을 요구하는 세력에 의한 것이라면 축하할 일이지만, 반정부 시위 세력에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이 지역의 불안정을 불러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와 이 지역 집권자들의 앞날이 불확실해지면서, 이스라엘에서는 평화협정 등 중요한 결정을 감행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는 시각들이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이집트 정부는 국민 열망에 부응하라"

일단 이집트 사태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미묘한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6일 백악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집트 정부는 국민들의 열망에 부응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미국은 이집트에서 표현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 등 이집트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날까지만 해도 오바마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튀니지 민주혁명에 대해서는 지지를 표명했으나 이집트 사태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집트의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애써 사태의 의미를 축소하는 태도에서 급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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