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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반도 세번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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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반도 세번 출렁인다"

경남대 극동硏 '한반도리포트' 발간…"차원 다른 북중경협 나타날 것"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26일 연례 정세보고서 '한반도리포트'를 발간, "국가 이익의 관점에서는 2011년 한국 정부가 반드시 한반도 정세에 대한 개입력을 확보해야 하고, 이는 곧 남북대화 복원과 남북관계 정상화에서 비롯됨을 명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반도리포트'는 3부 '시사점과 정책제언'에서 "남북관계 망실은 북한 문제와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질서에 대해서도 우리의 발언권과 역할을 무력화시킨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MB, 핵심 지지층과 대화재개 필요성 사이에서 갈등'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발간한 '한반도리포트' ⓒ프레시안
'시사점과 정책제언'을 작성한 경남대 김근식 교수는 남북관계 망실의 구체적인 '후과'에 대해 "북한 내부 정세의 유동성과 보수적 경제정책 고수에 대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북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용한 채널과 수단이 없어지는 것"을 꼽았다.

김 교수는 또 "남북경협을 대체하는 북중경협의 확대와 북한의 대중(對中) 의존도 심화에 대해서도 남북관계 중단 상황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관계 중단에 상응하는 한미동맹 강화가 '한미 대 북중'의 신냉전 구도를 가져오고 결과적으로 한중관계 훼손을 가져옴으로써 동북아에서 우리의 외교력과 발언권이 약화되는 것도 피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 망실은 강경 대 강경의 긴장 고조를 가져와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한반도 평화 위기에 무방비가 된다"고 덧붙였다.

2011년 초 현재의 정세에 대해 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정세가 관리되고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에 이해관계를 같이하게 됐다"며 대결국면을 대화국면으로 바꾸고자 하는 '외부 요인'이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반도 정세 변화와 국면 전환을 추동하는 외부 요인은 이미 형성된 반면 여기에 대응하는 한국의 선택은 여전히 유동적"이라며 "관건은 한국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경우 "남북관계가 정상화되어도 좋고 설사 남북관계 개선에 실패한다 하더라도 대화 재개에 적극 나선 자신들의 행보를 내세우면서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고 향후 한국을 소외시킨 북미 양자협상과 6자회담으로 선회"하면 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지금 이명박 정부에는 남북관계 복원의 필요성과 대화복원의 부담감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중 '부담감'에 대해서는 "최후의 핵심 지지층마저 이탈할지 모르는 대북정책 전환은 득보다 실이 많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강경정책을 고수해서라도 남북관계 중단에도 불구하고 원칙만큼은 지켰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전문가 그룹의 조언도 일관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 복원이 국익이며 이명박 정부의 '실적'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한 김 교수는, 그러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북한붕괴 임박론'과 '흡수통일 대망론'에서 먼저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붕괴론에 빠져 대북 압박과 봉쇄를 하더라도 북중관계가 엄연하고,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G2'로 부상하고,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이해관계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 체제 붕괴는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며 "대통령의 바람대로 북한 내부의 변화가 정권교체를 가져오는 것도 희망적인 기대일 뿐 전혀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고 충고했다.

'3월, 5~6월 꽃게잡이 철, 11월이 남북관계 분수령"

남북관계 전망을 다룬 5장에서 '한반도리포트'는 올해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3차례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 번째 분수령은 천안함 사건 1주년과 '키 리졸브'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예정된 3월이다. 2차 분수령은 꽃게잡이 철을 맞아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가 부각될 수 있는 5~6월이고, 3차는 대청해전 2주년과 연평도 포격 사건 1주년이 있는 11월이다.

이 글을 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시기를 이같이 나누면서 "한반도 정세의 유동성이 주변 강대국들의 역학관계에 영향을 받는 상황이 지난해보다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중국뿐 아니라 일본, 러시아 등도 역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갈등과 협력 관계를 적절히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양무진 교수는 남북대화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북한의 진정성 표시를 요구하는 것에 북한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이나 쌍방간 대화 제의 공방이 실질적인 남북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남북관계의 자체 동력으로 남북관계가 회복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어 양 교수는 "남북간 감정의 골이 깊은 상황에서 기존 주장을 반복하는 기싸움의 장으로 (남북대화가) 변모될 가능성이 있다"며 "게다가 한미 합동 군사훈련, 북한의 또 다른 상황 악화 조치 등이 남북관계 추진력에 발목을 잡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북한 내부 변수와 관련해 양 교수는 "김정은이 김정일 후견 아래 당과 군을 동시에 장악해 나가고 있어 군부 차원의 쿠데타나 반란 등은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북한 지도부는 내부적인 불안정을 잠재우기 위해 남북관계에서의 긴장과 이완을 반복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관세 전 통일부 차관은 2011년 북한 정책의 핵심 요소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을 꼽았다. 이 전 차관은 "현재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기존 권력과 김정은의 후계 권력이라는 '2중권력' 상태"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뉴시스

"북한, 김정일-김정은 '이중권력' 상황"

북한대학원대의 이관세 석좌교수(전 통일부 차관)는 김정은 후계 체제 구축이 2011년 북한 정책의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관세 교수는 "김정은에게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비서국 조직담당비서 등 새로운 요직을 부여할 가능성이 주목된다"고 예측했다.

이 교수는 "북한은 사실상 이중권력 상황에 처해 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간에 권력분점 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정치국 정위원은 대부분 70대 이상의 원로들이 차지한 반면 후보위원에는 실질적으로 당과 국가를 움직이는 실무진들이 배치됐다"며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기존 권력과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후계권력이 공존하는 가운데 전자의 후원 아래 후자의 권력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그는 후계자 김정은과 김 위원장, 군부, 주민들 간의 관계에서 권력 갈등이 나타날 가능성 등 후계체제의 불안 요소를 지적하기도 했으나, 북한은 소위 '유일지배체제'를 유지하고 있어서 "북한의 정치적 현실과 상황은 소련이나 중국과 다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보고서에 실린 다른 글 '김정일 리더십과 2011년 정책구상'에서 이 교수는 올해 북한의 주요 과업 4가지로 후계체제 구축 외에도 인민생활 향상, 국가조직 개편, 대외관계 개선 등을 꼽았다.

특히 국가조직 개편에 대해 그는 "권력승계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북한에서 국가를 영도하는 기구로서 당이 가진 위상은 차치하더라도, 당의 실질적 기능인 조직과 선전 기능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며 이는 후계체제 구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당대표자회를 통해 당 조직을 새롭게 재편하고 기능을 강화한 것과 신년 공동사설에서 '당 중앙위원회 결사 옹위'를 강조한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라는 설명이다.

대외관계 개선과 관련해 그는 현재 북한은 안보 위협 해소와 경제적 어려움 해결을 위해 대외관계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자신의 기존 입장에서 결정적으로 물러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까지 대외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그는 한국, 미국 등과의 관계 개선이 요원한 상황에서 "북한이 가진 구조적 탈출구는 중국일 수밖에 없다"며 대외협력의 우선 대상은 중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착공한 신압록대교, 나진항 개발, 지난해 두 차례 김 위원장의 방중과 전략적 소통 강화 움직임 등을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들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한국 정부가 '유연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보고서에 실린 글 '북중경협의 미래'에서 지난해 북한의 대중 교역이 크게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양 교수는 5월 이후 북한의 대중 수출이 대폭 증가했다며 "북한은 (남측의) 5.24 조치 이후 한국으로부터의 외화 수입 감소에 대응해 북중교역을 확대하려는 각종 정책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일반교역 및 위탁가공교역에서 남북교역이 북중교역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면서 "적어도 의류 위탁가공교역에서는 남북교역이 북중교역으로 거의 완벽하게 대체됐다"고 보았다. 그는 이같은 북중경협 확대의 배경으로 북한의 대외관계 악화와 함께 대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대외관계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이같은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북한 정부가 투먼 및 훈춘의 경제개발구역에 노동력 파견을 모색 중인데, 만약 이런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북중경협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할 것이며 북중경협이 남북경협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이전과는 차원을 달리할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전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중국과의 협력 강화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소장 이수훈)의 '한반도리포트'는 국내 민간 연구기관에서 최초로 발간된 연례 정세보고서이다. 10명의 집필자들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10가지 이슈를 선정한 후 수차례의 토론과 집필, 수정 작업을 거쳐 200여 페이지의 보고서를 내놨다.

이수훈 소장은 "정확한 정세 분석과 전망을 바탕으로 정부에 비판적 정책 제시를 하는 부분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며 "특히 국책 연구기관에서 발행하는 보고서와 달리 민간연구소의 자율적·비판적 정책 기조를 현 정부에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반도리포트는 극동문제연구소 홈페이지(☞바로가기)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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