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또 나는 북한의 핵과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에 점점 더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최고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내는 것이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스스로의 약속과 국제적 의무에 대한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하고 지속적으로 지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진타오 주석도 '비핵화'를 언급했다. 하지만 후 주석의 발언에서 '비핵화'는 '한반도의 안정'이라는 단어 다음에 나온다. 후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비핵화를 촉진하며, 동북아시아의 지속적인 평화‧안보를 위해 협력과 조율을 강화할 것이며 관련 당사국들과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서도 협력했다"며 "나는 미국이 한반도의 긴장을 감소시키는데 중국의 역할에 대해 감사한다고 후 주석에게 밝혔으며 양국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는 연평도 사태 직후 중국이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 회담을 제의하거나 '특사 외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온 것을 평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중 양국이 '북한은 추가 도발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합의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
남북대화, 6자회담 모두 언급…'절충안(?)'
미중 공동성명에서는 양국이 큰 원칙에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있어서는 다소간의 입장차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 및 이와 관련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서 강조됐던 것처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하는 중요성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양측은 최근 사건으로 인해 한반도에 긴장이 높아진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공동성명이 "미국과 중국은 남북관계의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진정성 있고 건설적인 남북 대화가 필수적인 조치라는데 의견을 모았다"는 내용과 "양측은 2005년 공동성명 및 이와 관련된 국제적 의무와 약속에 위배되는 모든 활동에 반대하며, 이러한 문제와 기타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6자회담 프로세스의 조속한 재개로 이어질 수 있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는 내용을 함께 담고 있다는 것.
이는 한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진정성 있는 남북대화'라는 주장이 일정 부분 관철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국은 남북대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은 언급했지만, 한국과 미국의 입장인 '선(先) 남북대화, 후(後) 6자회담'의 원칙을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번 공동성명이 일종의 '타협안'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또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 것이 아니라 '조속한 재개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는 부분도 다소 간접적인 표현이다. 그간 중국은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미국은 남북 대화가 우선이라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양국 정상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중국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비핵화의 목표를 달성하고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이뤄진 기타 약속을 전면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며 "이런 맥락에서 미국과 중국은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UEP가 9.19 공동성명 위반'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사실상 중국도 북한의 UEP가 합의 위반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이날 공동성명에서 9.19 공동성명이 3차례나 언급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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