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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오바마에 450억 달러어치 '선물 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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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오바마에 450억 달러어치 '선물 보따리'

미·중 정상회담, '협력' 강조 속 환율·인권 이견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에서 450억 달러에 달하는 수입 패키지를 선물했다. 이는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완화시키는 동시에 중국과 미국의 협력만이 양국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음을 강조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이날 후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 사이의 합의를 공개하며 450억 달러 수·출입 패키지는 미국 내에서만 총 23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9%대의 높은 실업률과 싸우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커다란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 걸쳐 국경을 뛰어넘는 양국간의 협력은 미·중의 통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경제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 보잉사를 비롯해 제너럴 일렉트릭(GE), 캐터필러, 커민스 등 주요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보잉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에 걸쳐 총 190억 달러 상당의 보잉737, 보잉777 여객기 200대를 중국에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보잉은 이 합의로 중국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미국 국내적으로 1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GE와 중국 철도부(MOR)는 중국이 고속열차 기술을 미국으로 이전하다는 내용을 담은 의향서를 체결했다. 또 GE는 중국 최대의 철도회사인 CRS(中國南車)와 손잡고 미국 내에 고-중속 전동차량을 제조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GE는 이 회사의 설립으로 35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커민스(Cummins)는 중국의 정주(鄭州) 우통버스와 중국 버스시장에 공급할 하이브리드 파워시스템의 공동개발과 상용화에 합의했다. 아울러 캐터필러는 자신들이 전액투자한 '캐터필러 차이나 인베스트먼트'에 미국 내에서 제조된 채광 및 건설장비, 디젤 및 가스 터빈 엔진을 중국에 수출하기로 했다.

▲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제안보, 환율, 인권 문제는 입장차 뚜렷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은 이날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상호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며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며 포괄적인'(positive, cooperative, comprehensive) 양국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중국의 협력은 양국은 물론 세계에도 좋은 일로,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은 미국에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공동의 이해관계를 확대하고, 점증하는 공동의 책무를 나눠 갖기로 하는 등 양자관계에서 중요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안보 분야의 최대관심사인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가 최대 목표이며,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란 문제에서는 유엔 제재의 전명적인 이행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마련하고, 이란의 핵이 오로지 평화로운 방법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해법을 찾기로 했다.

그러나 한반도와 이란 문제는 양국의 입장 차가 확인됨에 따라 원칙적인 방향만을 언급하는 선에서 그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위안화의 절상 문제,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이견을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간 교역의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시장에 의해 좀 더 평가절상되는 쪽으로 조정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보여준 신축적인 자세를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중국 정부는 최근에도 20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등 환율시장에 매우 강압적으로 개입해 왔으며, 이는 위안화가 여전히 평가절하된 상태임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안화의 가치가 높아지면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높아져 내수가 확대되고, 결국 중국인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윈윈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이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은 달러 환율의 "과다한 등락"을 계속 견제하는 한편 중국도 위안 환율 개선을 계속하기로 했다.

인권 문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은 미국과 다른 정치시스템을 갖고 있고 발전단계도 다르다"면서도 "언론·출판·종교·집회의 자유와 같은 보편적인 인권에 관해 우리는 중요한 견해를 가지고 있고 이는 문화적 차이를 초월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인권 문제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의 대표들이 만나 그들의 종교 유지 및 문화적 정체성 문제에 관해 대화를 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후 주석은 "중국은 보편적인 인권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면서도 "인권 문제에 대해 양국간에 의견차가 있지만 중국은 상호 존중과 내정 불간섭 원칙에 따라 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만 답했다.

오바마 "하나의 중국 정책 변함 없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양국 정상은 덴마크 코펜하겐과 멕시코 칸쿤 기후변화회의에서 구축된 진전을 토대로 대응해 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설치 및 풍력,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서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 백악관 집무실서 열린 정상회담 ⓒ뉴시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에 대해서는 "긴장이 줄어들고 경제적 유대가 형성되고 있는 점을 환영한다"면서 "이런 진전이 계속되길 바라며, 지금까지 3차례의 미·중 커뮈니케와 대만관계법에 따라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에서는 그동안 양국관계의 긴장요인이었던 미국산 무기의 대만판매 문제는 거론되지 않은 채 "미중관계에 있어서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서 "중국이 주권과 영토보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이 존중해 주길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 두 정상은 양국간 군사 교류를 심화하는 동시에 양국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인적교류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미셸 오바마 여사는 앞으로 중국에서 유학하는 미국의 학생 수를 10만 명으로 늘리는 노력을 주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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