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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새·물고기 '의문의 떼죽음'…전세계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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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새·물고기 '의문의 떼죽음'…전세계적 현상

브라질에선 폭우로 480명 사망

새들이 떼죽음당하는 일이 또 일어났다. 미국에서만 벌써 7번째다. 최근 전세계에서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새와 물고기들의 떼죽음이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와 앨라배마 지역 방송국 <와프> 등은 13일(현지시각) 약 300마리에 달하는 검은 새가 앨라배마주 고속도로변에서 떼죽음을 당한 채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와프>에 따르면, 동물학자 빌 게이츠는 이 새들이 찌르레기의 일종(grackle)으로 보인다며 인근의 아칸소, 루이지애나, 켄터키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새들과 같은 종이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여기저기 깃털이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새들이 트럭 등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한 두 마리도 아닌 300마리가 트럭에 한꺼번에 부딪히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 새들의 사체는 위스콘신주 매디슨에 위치한 국립 야생동물보호센터로 보내져 질병 감염이나 독극물 중독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 앨라배마 지역 <와프>(WAFF)방송은 13일 새떼들의 떼죽음을 보도했다. ⓒ와프방송 화면캠처

연이은 새들의 죽음

앞서 지난 8일 캘리포니아 주 101번 고속도로변에서도 숨진 새 100여 마리가 발견됐다. 현지 언론 <산타로자프레스 데모크랫>에 따르면, 이 새들은 고속도로 순찰대원들에 의해 발견됐으며 캘리포니아주 당국에서 원인을 조사중이다. 숨진 새들은 갈색과 검정색 깃털의 크기가 작은 조류였는데, 총기에 맞은 상태도 아니었으며 형체도 온전했다.

앞서 아칸소와 루이지애나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났다. 루이지애나에서는 지난 5일 붉은어깨찌르레기사촌 약 500마리가 죽은 상태로 도로에서 발견됐으며, 아칸소에서는 찌르레기 5000마리가 죽은 채로 하늘에서 떨어져 주민들이 이에 맞기도 했다.

그밖에 펜실베이니아주 길버츠빌에서도 찌르레기와 울새 수백 마리가 죽는 일이 있었고, 켄터키주에서도 적어도 3종류 이상의 새 수백 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됐으며 텍사스에서도 200여 마리의 새떼가 죽음을 당한 사실이 <폭스뉴스>와 지역방송국<WSIL> 등에 의해 뒤늦게 알려졌다.

이같은 일은 미국에서만 일어난 것도 아니었다. 이탈리아 북부 도시 파엔차에서는 지난 10일 700마리의 멧비둘기가 죽은 채 발견됐다. 화단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멧비둘기들은 크리스마스 장식물처럼 나무에 끔찍하게 매달려 있었다.

지난 5일에는 스웨덴 남서부의 팔최핑시에서도 약 100마리에 이르는 갈까마귀 떼가 눈 덮인 거리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물고기도 떼죽음도 잇따라

새들 뿐 아니라 물고기들의 떼죽음도 전세계적으로 관측됐다. 11일 미 북동부 시카고 인근의 듀세이블 항과 디버시 항을 비롯한 미시간호변에 수천 마리의 죽은 물고기가 떠올랐다고 <시카고선타임스>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물고기는 몸길이 약 8~13cm의 전어(gizzard shad)로, 매우 예민한 성질을 가졌고 다른 어류에 비해 물속 산소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산소 부족이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들은 미시간호수에서 이 같은 기상변화로 인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또 신문은 "이 지역에 서식하는 캐나다거위와 청둥오리들이 먹이가 부족한 겨울에 호수 위로 떠오른 전어를 먹는 기현상이 발견되고 있다"면서 "캐나다거위와 청둥오리는 일반적으로 물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의 작은 만에서도 물고기 수천 마리가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앞서 아칸소주 아칸소 강가와 메릴랜드주의 체사피크만에서도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있었다.

또 브라질 남부의 항구도시인 파라나구아 해안에서는 최소 100t 가량의 정어리와 작은 흑조기, 메기 등이 죽어 있어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6일 전했다.

뉴질랜드에서도 6일 도미(snapper)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사례가 보고됐으며 영국 켄트 해안에서도 약 4만 마리의 꽃게들이 죽은 채로 발견됐다.

폭우와 홍수도 이어져…브라질 480여 명 사망

한편 지구촌 곳곳에서는 이상기후로 인한 폭우와 홍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남동부 지역에 쏟아진 폭우는 상상 이상의 피해를 낳았으며, 호주와 스리랑카도 홍수로 큰 타격을 입었다.

13일 브라질 당국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주에서는 폭우에 따른 홍수와 산사태가 집중적으로 일어나 마치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듯한 모습이 발생했으며 이날 밤 9시 현재까지 48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파울루주에서도 20여 명이 숨져 전체 사망자 수는 500명을 넘었다. 재해 당국 관계자는 도로 곳곳이 유실되고 통신이 끊기는 바람에 구조대원들이 산사태 발생 지점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며 구조작업이 진행되면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도 퀸즐랜드와 브리즈번, 투움바, 입스위치 등지에서 폭우와 홍수가 발생하면서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겪었다. 현재 13명이 숨지고 74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당국은 실종자 수색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도 지난달 말부터 내린 폭우와 이로 인한 홍수로 전체 인구의 약 5%에 달하는 약 100만 명이 이재민 처지에 놓였다. 13일 <타임즈오브인디아>, <힌두스탄타임즈> 등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스리랑카 동부와 중부 지역에서 100만 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18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스리랑카에는 최근 나흘 사이에 무려 720mm의 비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스리랑카는 12월부터 2월까지는 몬순(계절풍)이 부는 기간으로 보통 한 달 평균 300mm 정도의 비가 오지만 올해는 단 하루에 300mm가 내린 적도 있을 만큼 이례적인 기록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과 <가디언> 등은 브라질, 호주,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이같은 폭우는 태평양의 기후 패턴 자체가 변화했기 때문이라며 '라니냐'(la nina)현상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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