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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親월가 인사 등용, 시한폭탄 껴안은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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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親월가 인사 등용, 시한폭탄 껴안은 격"

"비서실장과 경제수석, 월가의 거품 키울 인물"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이자 진보적 성향의 세계적인 금융학자 사이먼 존슨 MIT 교수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확정한 임기 후반기 백악관 참모 인선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제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비서실장에 월가 출신의 빌 데일리, 경제수석에 해당하는 국가경제위원장에도 친월가 성향의 진 스펄링 재무장관 자문역을 임명하는 등 친월가 인사들을 백악관 고위 참모진에 대거 발탁했다.

이에 대해 존슨 교수는 9일(현지시간) 'The Bill Daley Problem'이라는 글을 통해 "이번 인사는 임기 후반기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보여주는 것이며,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비판은 좌우 이념에 따른 것이 아니라, 초당적인 것이며, 미국 경제가 거대한 시한폭탄을 껴안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6일 빌 데일리를 비서실장에 임명한다는 발표를 한 뒤 격려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비서실장이 금융위기 주범 월가의 거대은행 출신이라니...

존슨 교수에 따르면, 빌 데일리는 임명 직전까지 월가 거대 은행 JP모건체이스(자산규모로 2위)의 최고위급 임원이었다. 이러한 경력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월가의 거대은행들은 모두 부실덩어리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으킨 주범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6개 은행은 '대마불사'의 지위를 누리면서 대대적인 구제금융을 받고 파산을 면했지만, 또다시 더 큰 위기를 일으킬 시한폭탄들이다.

존슨 교수는 "이들 은행들은 또다시 파산 위기에 몰릴 경우 내버려둘 수없을 정도로 거대하기 때문에, 다시 구제금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구제금융을 받는다는 의미는 이들 은행들의 채권자들이 100% 보호될 것이며, 시장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고, 따라서 이들 은행들은 다른 경쟁자들보다 더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가뜩이나 거대한 규모가 문제가 되는 이들 은행들이 더욱 커지게 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대마불사급 은행이 몸집 더 불리는 비결

실제로 최신 통계(2010년 3분기 기준)에 따르면, 이들 6대 은행의 자산은 위기 이전보다 더 불어나, 현재 미국의 GDP 대비 무려 64%에 달한다. 이들 은행의 자산이 얼마나 급증해왔고, 파산을 자초하는 행위를 하고도 오히려 자산을 불리는 기괴한 현상이 일어났는지는 통계가 보여준다. 1995년만 해도 이들 은행의 자산은 GDP 대비 17%에 불과했고, 그리고 위기 이전인 2006년에도 55%에 머물렀다는 점을 보면 알수 있다.

존슨 교수는 "이들 은행이 이처럼 규모가 커진 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이득을 주는지는 분명하지 않은 반면, 이들 은행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과 이들이 금융규제장치를 철저하게 무력화시켰다는 점은 1930년대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와 가장 지지부진한 회복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빌 데일리의 임명으로 이들 월가의 거대은행들은 또다시 거품 호황과 붕괴, 그리고 구제금융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완전히 획득했다. 미국 금융시스템에 내재된 리스크는 이제 2000년대 초반이나 중반보다 더 커졌다"면서 "신기루같은 금융 확장과 위기가 다시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가 기용한 친월가 인물들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된 빌 데일리는 오바마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시카고의 명문 '데일리 가문' 태생이다. 아버지 리처드 J. 데일리와 형 리처드 M. 데일리는 1955년 이후 무려 42년간 대를 이어가며 시카고 시장 자리를 독점해 왔다.

<워싱턴 포스트>는 데일리의 형이 불출마 뜻을 밝힌 뒤, 오바마 대통령이 이매뉴얼 전 비서실장을 시카고 시장 후보로 내보내고 후임 비서실자에 데일리를 임명함으로써 '주고받기 식의 인사'가 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일 경제수석에 해당하는 국가경제위원장에도 친월가 인사로 잘 알려진 진 스펄링 재무장관 자문역을 임명했다.

스펄링은 클린턴 행정부에서도 국가경제위원장으로서 금융규제 완화 작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인물로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에 해당한다. 골드만삭스에 자문을 해주면 수백만 달러를 챙길 만큼 월가와 밀착된 인물로도 알려졌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금융규제법안을 주도한 폴 볼커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위원장은 사임의사를 표명했으며, 후임에는 금융규제론자인 리처드 레빈 예일대 총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미 백악관에서 월가에 대립각을 세운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존슨 교수는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볼커 위원장이 사임한 것은 결코 놀랍지 않다"고 촌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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