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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북 당국 회담 무조건 조속히 개최하자"

'남북관계 진전돼야 6자회담 재개' 한미 입장에 '회신'

북한이 "(남북) 당국 사이의 회담을 무조건 조속히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한국과 미국이 '남북관계 진전이 선행돼야 6자회담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데 대한 응수로 풀이된다. 북한은 '상대가 누구든 가리지 않고 대화하겠다'는 식으로 적극적인 대화 공세를 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5일 저녁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 연합성명'을 보도했다. 성명은 "오늘의 엄중한 사태는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의 친미사대, 동족대결정책이 빚어낸 후과"라며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남한에 전가하면서도 "북과 남이 서로를 헐뜯으며 끝없는 대결과 논쟁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기에는 시간이 너무도 아깝다"고 말했다.

이어 성명은 4가지 '중대 제안'을 발표했다. 첫번째로 성명은 "남조선당국을 포함하여 정당, 단체들과의 폭넓은 대화와 협상을 가질 것을 정중히 제의한다"면서 "대화와 협상만이 현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출로(출구)"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북남사이에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제기되는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한 좋은 전례가 있고 이미 채택한 훌륭한 원칙과 선언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은 "최악의 상태에 이른 북남관계를 풀기 위해 당국이든 민간이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진보이든 보수이든 남조선당국을 포함한 정당, 단체들과 적극 대화하고 협상할 것"이라며 "특히 실권과 책임을 가진 당국 사이의 회담을 무조건 조속히 개최할 것을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제안으로 북한은 "민족의 대업을 위해서는 어제보다 오늘이 중요하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귀중하다"며 "우리는 우리와 손잡고 나가려는 사람이라면 과거를 불문하고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명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주장을 세 번째 제안으로, "북남관계개선의 분위기조성을 위해 서로의 비방 중상을 중지하며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을 제기한다"는 내용을 네 번째 제안으로 제시했다.

"정중히 제안한다"에 담긴 뜻

이 성명은 이날 있었던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회담 직후에 나왔다. 보즈워스 대표와 위 본부장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진전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6자회담으로 가기 위해 한미 양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미중 정상회의를 겨냥한 장기 포석으로도 읽힌다.

또 이번 성명은 1일 신년 공동사설과 이후 북한 매체들이 주장한 내용을 구체화하는 의미가 있다. 북한은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북이) 대화와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것은 북남 관계를 개선하고 민족적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며 조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선차적 요구"라고 공동사설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의 이번 제안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 형식으로 나온 것이다. 북측은 지난 2007년까지 매년 대남정책 방향을 신년 공동사설 직후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을 발표해오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또한 성명 전체가 온건한 호소투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성명은 남측 정부에 대해서도 '보수 당국'이라는 비교적 평이한 표현을 사용했다. 이명박 대통령 등에 대해 '역도', '보수패당', '사대매국노' '전쟁미치광이' '괴뢰정부' 등 원색적인 용어를 썼던 것과 확연히 차이가 났다. 당국간 대화 재개를 "정중히 제안한다"는 표현도 눈에 띈다.

통일부 "대남 선전 공세 차원의 주장"

통일부는 밤늦게 발표된 이번 성명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한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에도 북측은 연합성명을 통해 대남 선전공세 차원의 주장을 해왔다"며 "이번 성명 역시 통일전선 차원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 당국자는 "과거 대남공세 차원의 주장에 크게 얘기할만한 게 없다"며 북한의 대화 제의를 일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북한이 요구한 대화를 위해서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에 대한 북측의 진정한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측이 신년 사설을 통해 대화 의지를 밝힌데다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남북관계의 진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한미 양국 정부의 입장이 재확인된 가운데 이런 내용의 성명이 나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의도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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