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신경숙 "천안함은 끝나지 않았다"

NYT에 칼럼 '한국의 바다에서' 기고

소설가 신경숙 씨가 미국 <뉴욕타임스>에 천안함 사건을 소재로 한 칼럼을 기고했다. 신 씨는 이 칼럼에서 "남한에서 천안함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For South Korea, "the Cheonan Incident" is far from over)고 말했다.

▲ 신경숙 소설가 ⓒ뉴시스

신 씨가 기고한 칼럼 '한국의 바다에서'(At Sea in South Korea)는 2일자 신문 지면에 실렸다. 그는 이 사건으로 46명의 장병이 희생됐고 구조 작업을 펼치던 한주호 준위도 순직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어떻게 우리가 유족들의 분노와 절망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무력함을 느꼈다"고 당시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자신은 텔레비전 뉴스에서 눈을 뗄 수 없었고 근처 서점 주인은 가게 문을 닫았으며 친구는 여행 계획을 취소했고 저녁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는 요리사가 '하늘도 무심하시지'라며 흐느꼈다는 등 당시 한국인들의 반응을 담담한 필치로 소개했다.

신 씨는 천안함 침몰의 원인에 대해 큰 논란이 있었다면서 "한국에서 천안함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북한 사이에는 적대감이 타올랐으며 정치인들은 여야로 나뉘어 공방을 주고받았다는 한국 내 반응을 전했다.

그는 "3월 26일을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자신은 아직도 끝끝내 유해조차 발견되지 않은 6명의 장병의 악몽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들의 시신이 차가운 바다 속에서 바위에 부딪히거나 물고기들에게 뜯어먹히거나 거센 물살에 찢기는 것을 상상한다"며 아직 한국인들은 '천안함 사건'이 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칼럼은 이렇게 끝난다.

"한 병사는 제대를 한 달 앞두고 있었다. 한 명은 곧 결혼할 예정이었다. 나는 그들의 사진을 보며 침묵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사진 속에서 무척이나 젊고, 건강하며, 아름답다. 그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