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종료…北 동향은?

1시간 30여분 간 사격…방공호는 일몰 후 개방키로

20일 해병대 연평부대의 해상사격훈련이 1시간 30여분 만에 끝났다. 북한은 이날 오후 4시 30분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연평도 현지에서 취재중인 최항영 프레시안 사진기획위원은 "오후 2시 30분부터 들려오기 시작한 벌컨포 사격 소리가 4시 경 멈췄다"며 "사격훈련이 마무리 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종료 시각을 4시 4분이라고 밝혔다.

최 기획위원은 "훈련이 끝났어도 북한의 징후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방공호에 있는 주민과 취재진은 오후 6시 30분까지 나갈 수 없다"며 "그 때가 되면 날이 완전히 어두워져서 북한의 대응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평부대는 당초 2000여 발의 포탄을 2시간여에 걸쳐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30분 가량 일찍 종료한 것이다. 연평부대는 훈련에서 K-9 자주포와 105㎜ 견인포, 벌컨포, 81㎜ 박격포 등 준비된 화기를 모두 동원했다.

군은 훈련이 시작된 시점부터 모든 정보 채널을 동원해 북한군의 동향 파악에 나서는 한편, 만약 도발해올 경우 강력하고 철저한 응징을 위한 준비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대구기지에서 F-15K 전투기를 출격시켜 서해상에 대기시켰다. F-15K에는 사정 278㎞의 공대지 미사일인 AGM-84H(슬램이알)와 사정 105㎞의 AGM-142(팝아이)가 각각 장착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도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톤급)과 한국형 구축함(KDX-Ⅱ. 4500톤급) 등 함정 10여 척을 서해상에 전진 배치했다.

그러나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현재까지 포착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북한군이 훈련이 종료된 뒤 도발할 가능성도 있어 훈련 후에도 대비태세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군은 훈련이 고지된 만큼 대북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2단계로 유지하면서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연평도에 투입된 주한미군 병력은 북한군의 동향 감시와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당분간 잔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으로부터 관련 사항을 보고 받고 "전 공무원들도 정부도 비상 근무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었다. 사격훈련 실시 직후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대통령이 말씀은 아꼈지만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에서 영토 방위를 위한 군사 훈련을 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것이다. 여기에는 누구도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북의 도발에 대해 만반의 대응태세를 갖춰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