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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남미ㆍ아프리카 찍고 이젠 유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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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남미ㆍ아프리카 찍고 이젠 유럽으로

<슈피겔> "스페인 등 재정위기국 국채 매입, 영향력 확대 노려"

유럽, 특히 유로화를 공동으로 쓰는 유로존 여러 나라가 부채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이들 나라의 국채를 매입하는 등 각종 지원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고를 자산으로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에서 화려한 자원확보외교를 펼쳐왔던 중국이 이제는 유럽에까지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신호에서 "유로존의 부채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요즘 중국에게는 유럽에 호의를 보여줄 풍부한 기회가 생겼다"면서 "재정적 지원을 약속하고 유로화에 대한 지지 성명을 내는 등 중국은 자신의 최대 교역상대인 유럽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주로 중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지난 10월 그리스에서 파판드레우 총리와 만나 국채 매입 등 지원을 약속했다. ⓒ로이터=뉴시스
"중국의 유로존 지원, 영향력 확대 위한 장기적 포석"

지난달 초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구제금융설이 나도는 포르투갈을 방문해 2015년까지 교역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등 '구체적인 조치'로 이 나라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탈리아에 가서도 "2015년까지 이탈리아와의 교역규모를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 6월에는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에 4억 유로를 투자했고,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10월 그리스의 방문해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국채를 매입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중국이 원조의 손실을 내미는 곳은 유로존 중에서도 가장 부채위기가 심각한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로 불리는 국가들에 집중돼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우리는 이들 나라의 국채를 다른 투자자들이 기피할 때 매입했다"면서 "중국은 어려움을 겪는 이런 나라들에게 앞으로도 원조와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이런 행보에 대해 <슈피겔>은 "유로존 위기를 유럽에서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장기적으로 확대하는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 앞으로 5년내에 EU가 중국을 시장경제로 인정하도록 힘써 줄 것을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이 문제는 그동안 중국이 노력해왔으나 번번히 차가운 반응만 접했던 것이다.

<슈피겔> "EU, 미국과 같은 딜레마에 빠질 위험 커질 것"

이와 관련, <슈피겔>은 중국의 행보에 대해 경계하는 시각도 보였다. 이 잡지는 "EU가 중국을 시장경제로 인정하면, 중국의 저렴한 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매기거나, 기술이전을 강제하고 있다고 중국을 비난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면서 "EU국가들이 재정적으로 중국에 의존을 많이 하게 될수록 미국과 같은 딜레마에 빠질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채권자를 함부로 대할 수 있느냐"면서 막대한 미국 국채를 보유한 중국과의 외교협상에 따르는 고충을 털어놓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또한 이 잡지는 그리스에 대한 지원을 두고는 "중국은 그리스를 동유럽과의 교역 전진기지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슈피겔>은 "빚더미에 시달리는 PIIGS 국가들을 지원하겠다는 중국의 약속은 궁극적으로 자국의 산업을 위한 것"이라면서 "중국은 외교 무대에서도 유럽이 보다 고분고분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변 싱크탱크 "정치적 목적으로만 소규모로 국채매입해야"

중국이 유로존 국채를 매입하는 배경을 미국 달러 가치에 대한 우려로 외환보유고 운용을 다각화하는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고(약 2.5조 달러)를 갖고 있고, 그중 70%가 달러 표시 자산이다. 하지만 미국의 방만한 통화정책으로 달러 가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슈피겔>은 "중국이 유로존 국채를 매입하겠다는 말만 해도 유로존 위기에 시달려온 시장에서는 유로에 대한 신뢰의 표시로 받아들인다"면서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 운용 결정에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 하는 약속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PIIGS 국가들의 국채에 많은 투자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너무 위험한 채권"이라고 만류하는 목소리도 많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북경사회과학원의 이코노미스트 이시안롱은 "EU가 내부적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중국은 이들 나라의 국채를 매입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면서 "정치적 거래 목적으로만 국채를 매입하되, 소규모로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주장했다.

<슈피겔>은 "최소 투자로 최대의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것, 그것이 유럽에 대한 중국의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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