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영변 핵시설 공개와 관련, 미국은 북한이 이란보다 '상당히 발달한' 핵기술을 가진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안보 관계자들이 밝혔다.
1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에 따르면 최근 지그프리드 헤커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이 북한 영변 핵시설을 견학한 이후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기술 수준에 어느 때보다 주목하고 있다.
우선 이 핵시설에는 파키스탄에서 만들어진 신형 원심분리기(P-2형)가 있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이는 북한이 이란과는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미국의 동맹국 등이 겹겹이 쳐놓은 '경제 제재'라는 그물을 완벽히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또 북한이 미국의 정찰위성과 국제사회의 감시를 뚫고 실제로 대규모 우라늄 농축 시설을 완공했다는 것 자체도 주목되는 점이다.
게리 새모어 미 백악관 핵 비확산 담당 보좌관도 북한의 영변 핵시설 공개 이후 "북한의 핵프로그램이 여러 장애물에 막힌 이란 핵프로그램보다 더 효율적이고, 더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란은 국제사회의 제재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수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형 원심분리기를 대규모 핵시설에 적용할만한 기술 수준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핵 비확산 분야를 담당하는 한 미국 고위 관료는 "북한이 우라늄농축기술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는 점은 놀랍지 않다"며 "놀라운 것은 이란이 쩔쩔매는 사이 북한은 기술적으로 성공을 거뒀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북한의 이 같은 핵능력이 핵기술을 발전시키려는 다른 국가들의 이목을 끌 수 있다는 점이다.
영변 핵시설의 원심분리기 2천개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시설 공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폭로전문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5년 전, 이란에 19기의 신형 미사일을 판매하는 등 제3국으로의 무기 수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새모어 보좌관은 이 때문에 "북한이 중동에 (핵기술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미국 대북전략의 핵심 요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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