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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하 "연평도 전사자? 담배 피러 나갔다 죽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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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황진하 "연평도 전사자? 담배 피러 나갔다 죽은 것"

경남대 포럼서 "북한 별거 아냐…박살내자는 국민적 결의 필요"

집권당 국회의원이 연평도 사태의 전사자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전사자 중 한 명은 전투 임무 중 사망한 것이 아니라 '담배 피우러 나갔다가' 파편에 맞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10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주최한 '제46차 통일전략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북한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하던 중 "국민들이 북한 군사력이 엄청나게 기가 막히고 훈련 정도도 기막힌 것처럼 생각하는데 나는 현장에 가서 보고 오히려 북한도 별 것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다"며 "북한이 170발을 쐈는데 이중 80발, 50%만 연평도 섬 안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그러면서 "군인 사망자가 2명 있다고 하지만 사실 전사가 아니"라며 "(사망한 장병 중 한 명은) 대피호에 들어가 있다가 담배 피우러 나갔다가 파편에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1명의 사망도 전투 중이 아니라 휴가에서 복귀하던 중에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전사'는 아니라는 것이 황 의원의 설명이다.

황 의원은 "전투에 임하고 포탄 쏘던 사람은 하나도 안 죽었다"며 "그러니까 (북한의) 포탄 효과도 별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북한을 두려워하지 말고 "확실히 대응을 하고, 확실히 박살을 내버려야 한다는 국민적 결의를 해야 한다"고 황 의원은 주장했다.

황 의원은 발언 중간에 "전사자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고 덧붙였지만 그렇다 해도 예비역 장성 출신 여당 국회의원의 발언으로서는 부적절한 것이 아닌지 큰 파문이 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이 10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통일전략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프레시안(곽재훈)

황 의원은 일관되게 강경 대응을 강하게 주문했다. 행사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황 의원은 "콜럼버스가 달걀을 깨지 않고 세우려고 하다가 결국 못 세우고 깨서 세우지 않았느냐"며 "우리 마음속에 북한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것 같은데 이제는 '깨'서라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그러면서 "얼마 전 (북한을) 강력히 응징해야 한다는 얘기 했더니 한 동료 의원이 자기 집 근처에 조폭이 사는데 경찰이 꼼짝 못하더라, 조폭도 먹고살게 조금씩 줘야 하지 않나 하는 한심한 얘기를 하더라"며 "이는 조폭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비굴하고 패배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비굴하게 굴종으로, 굴복으로 북한한테 평화를 구걸해야 하는가"고 참석자들에게 되물으며 "싸워서 이길 자신 있다, 지금까지는 콜럼버스의 달걀을 안 깬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햇볕정책은 북한의 '아편 주사?'

황 의원은 이전 정부의 햇볕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황 의원은 이전 정부의 햇볕정책을 "이상적인 생각, 안일한 생각"이라고 비판하며 "50년 동안 전쟁을 안 하다 보니 안이한 생각에 젖어 있던 국민들의 위기의식을 각성시켰다는 면에서 연평도 도발은 북한의 실패"라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강력한 응징을 해야 한다"며 "국민들 중 대다수는 과감한 응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김관진 신임 국방장관의 단호한 반응에 국민들은 안도했다"고 덧붙였다.

황 의원은 "과거 10년 동안 북한을 대하는 데 있어 계속 아편주사만 줬다"며 "이제 완전히 아편에 중독돼 완전히 마지막 단계까지 간 북한은 수술하거나 도려내야 한다는 판정을 국제사회로부터 받고 있다"고 말했다.

▲ 황진하 의원 ⓒ프레시안(곽재훈)
그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분명한 정전협정 위반일 뿐 아니라 반인륜적 사건으로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규탄하며 "공동경비구역(JSA)에서의 도발, 땅굴 등 전방지역 도발, 서해5도 점령, 북한군 특수작전부대의 침투, 요인암살과 주요시설 파괴 등 추가적인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방한계선(NLL) 문제에 대한 참석자의 답변에 답하던 중 미리 준비한 피켓까지 꺼내들며 "북한이 처음에는 (NLL을) 사실상의 해상분계선으로 인정해 오다가 1996~7년부터 분쟁지역화하기 위한 책략을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캄보디아 가서 국제회의를 했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얘기를 했더니 '아 그러냐, 북한 X들은 그렇게 거짓말만 하는 X들이구나' 하는 반응을 보이더라"는 경험담을 전했다.

황 의원은 또한 "혹자들은 여러 의견이 나오면 북한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국내 혼란은 우리의 결의를 약화시킬 수 있다"며 "국론 분열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국회는 이미 여야가 합의한 가운데 규탄결의안을 채택했다"며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서북5도 주민들이 다시 섬으로 안 들어가겠다고 하는데 확실한 안심대책 세워서 그분들이 섬으로 돌아가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군이 안이한 대응을 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평도는 기껏해야 7.4㎢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이라며 전력 증강배치도 좋지만 "콩나물시루처럼 갖다놔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하고 "전력보강은 하되 해공군 전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 이후 한반도 :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황 의원과 민주당 박선숙 의원, 김근식 경남대 교수,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등 총 6명의 패널이 참석해 의견을 발표했다.

김근식 "MB정부는 평화 지키지도, 관리하지도, 만들지도 못하는 3불정부"

박선숙 의원은 "우리가 어떤 상대와 마주하고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며 "보고 싶은 것만 볼 것이 아니라 북한이 그 동안 실제로 어떻게 행동해 왔는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한 "긴장상태가 지속되면 군의 피로도 못지 않게 염려되는 것이 우리 경제의 내구력"이라며 실제로 지난 천안함 사건 이후 CDS금리나 외평채가산금리의 변동폭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긴장 견뎌내는 우리의 경제적 내구력은 소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의원은 전력증강과 관련해서는 "한국군의 재래식 무기가 아무리 좋아도 한국의 헌법 체계와 국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근식 교수는 이런 맥락에서 "군사적 조치는 타당하지만 이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라며 "억지를 넘어서서 도발의 원인 자체를 해소하는 근원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사적 조치로는 "절반의 평화"밖에 만들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이 정부는 천안함, 연평도 사례에서 보듯 평화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한 것이고, 평화를 관리해 내지도 못했고, 장기적으로 평화를 만들지도 못하는 3불(不) 정부"라고 비판하며 "이 정권에서 지난 정권을 탓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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