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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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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토론회] 정욱식 "북한 NPT 복귀-평화협정 체결 맞교환"

최근의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2012년을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의 목표 시점으로 잡아야 하며 북한의 NPT 복귀와 평화협정 체결을 맞바꾸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2일 진보신당과 평화네트워크가 공동 주최한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의 조속한 달성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이란 주제의 긴급 토론회에서 "연평도 사태는 한반도의 문제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한다"면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북한은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재개하고 이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을 수용해야 하며 이번에 공개한 우라늄 농축 설비도 6자회담 의제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한미일 등은 에너지 지원을 재개하고 대북 제재를 점차 완화시켜야 한다고 정 대표는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북한이 과거 구소련 국가들의 '선례'처럼 핵 폐기 시한과 방법을 명시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는 것과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교환하는 것이라고 정 대표는 말했다. 이는 핵 폐기가 아니라 '핵을 폐기한다는 약속'의 대가로 북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하는 것이지만 구소련 해체 후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던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로루스도 NPT에 가입해 핵 폐기를 완료한 사례가 있기에 한국과 미국 역시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또 정 대표는 연평도 사태로 인해 북핵 문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며 "북한이 공언해온 대로 핵무기의 현대화가 일어나, 폭탄을 소형화해서 미사일에 탑재하거나 이번에 공개된 우라늄 농축 시설을 이용해 핵무기 보유량을 늘려갈 경우 북한의 군사모험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릴 우려가 높다"고 말하고 "북핵문제 해결의 시급성이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2012년을 목표 시점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 정 대표는 "이 해에 중요한 정치외교상의 일정들이 대거 몰려 있기 때문"이라며 "3월에는 러시아 대선 및 대만의 총통 선거, 4월에는 한국의 총선, 8월에는 일본 총선, 10월에는 중국의 제5세대 최고지도부 선출, 11월에는 미국 대선 및 중간선거, 그리고 12월에는 한국의 대선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또한 북한이 고 김일성 주석 출생 100주년이 되는 2012년 4월 15일에 '강성대국'을 선포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비슷한 시기 서울에서 열리는 2차 핵안보 정상회의나 같은해 하반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되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역시 북핵 문제 해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으로 언급됐다.

정 대표는 이런 정세를 고려할 때 북핵 문제의 조속한 해결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킨다는 면 뿐 아니라 각국의 이해관계에도 도움이 되는 면이 있다며 "북한의 핵폐기 완료 시점을 2012년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를 위해서는 "2011년을 전환기적 해로 만드는 것이 대단한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정 대표는 "하지만 현재 문제를 풀고자 하는 당사국들의 의지는 매우 약해져 있다"며 관계국들이 "양다리 걸치기"를 하고 있다고 보았다. 북한은 '조선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내세우면서도 핵 억제력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강변하고 있고, 남한은 대화를 통한 '그랜드 바겐'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하면서도 흡수통일을 염두에 둔 듯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또한 앞으로는 6자회담을 강조하면서도 한미동맹ㆍ북중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정 대표는 관계국들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전의 불신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이는 "전략적 불신"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불신을 줄이기 위해서는 "딴 얘기하지 말자는 것이 핵심"이라며 관련국들 간 불신이나 긴장을 가져올 수 있는 언행은 자제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예컨대 북한은 핵 보유국의 지위를 원해선 안 되며 한국과 미국은 북한을 자극할 수 잇는 '급변사태론'을 거론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일부 토론자들 "너무 낙관적…한미 정부 그 정도로는 만족 못해"

그러나 일부 토론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제안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동수 민주당 통일전문위원은 "과연 한국과 미국 정부가 평화 조약의 체결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대신 겨우 NPT 복귀로 만족할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분명히 (한미 양국 정부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폐기'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2012년이라는 목표를 설정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도 "하지만 각자가 심각한 불신을 갖고 자기 목표를 향해 가고 있으며 각자 체제와 편견을 강화시키는 경향이 더 강하지 않나 본다"고 말했다.

목표 시점으로 잡은 2012년도 너무 가까워 현실적으로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도 제기됐다. 연평도 사태 등으로 인해 악화된 현재의 정세에서 대화를 재개하기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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