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24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진정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중국이 그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희망하고 기대한다"며 이번 "중국은 북한을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데 중심축의 역할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롤리 차관보는 또한 중국이 이번 사태에 대해 명백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주요 내외신이 전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북한은 이번 사태에 대해 '무력 도발은 도움이 안 되고 부적절하며 중단돼야 한다'는 일관되고 일치된 메시지를 전달받아야 한다"며 전날 이런 입장을 중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이번 공격을 "일회성(one-off)이며 계획된 행동"이라고 말하며 미국은 북한이 더 이상의 추가 무력 도발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 지난 18일 대북 추가제재 조치를 발표하는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 ⓒ연합뉴스 |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도 "중국이 상황을 이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주문했다. 멀린 의장은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가진 단 하나의 국가가 바로 중국"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중대하다(absolutely critical)"고 미 <AB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멀린 의장은 북한의 이번 공격은 '3대 세습'과 관련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문제와 관련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양제츠 중국 외무부장의 전화 통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긴장 완화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중국은) 북한이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고 명백한 태도를 밝혀야 한다"고 전날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신중한 中…뾰족한 수 없기 때문?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도 북한을 통제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돼고 있다. 중국의 신중한 태도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과 일본 등도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중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24일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일관된 노력을 해왔으며 어떤 군사적 도발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에도 "중국 정부는 남북한이 냉정과 자제를 견지하고 최대한 빨리 대화와 접촉을 가질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만 돼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북한의 공격은 중국의 인내심을 시험한다'는 기사에서 "물론 중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화가 났을 것이지만 그 분노는 가슴 속에만 간직될 뿐 공공연히 발설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인홍 중국 롄민대학교 교수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한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가 "이번 사태는 중국과 이 지역의 경제에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중국은 상당히 불쾌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들의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란코프 교수는 "중국에게 '무력 도발을 감행하는 제어할 수 없는 북한'과 '곧 붕괴할 불안정할 북한' 중 선택하라면 당연히 전자일 것"이라며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우려하기 때문에 섣불리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제정 대만 담강대 교수도 "중국이 할 수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황 교수는 중국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거나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할 가능성 정도는 있지만 "결정은 북한이 내릴 것"이라며 "중국이 기침을 한다고 북한이 감기가 들지는 않는다"고 대만 관영 <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4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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