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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인내의 파탄, 美 대북정책을 재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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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인내의 파탄, 美 대북정책을 재고하라"

방북 美 전문가들, WP 칼럼 통해 "북한 존재를 인정해야"

지난 9~13일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와 함께 방북해 북한의 초현대식 우라늄농축 시설을 확인하고 돌아온 미 스탠퍼드대학교의 로버트 칼린 객원연구원과 존 루이스 교수가 '전략적 인내'로 대표되는 미국의 기존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22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칼럼 '미국의 대북정책을 재고하라'에서 지금까지 미국은 '전략적 인내'라는 명목 하에 시간이 북한핵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기다려왔으나 그동안 북한의 핵능력은 오히려 향상됐고 북한 붕괴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북한의 실체를 인정하고 진지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문 바로보기)

▲ 지난 2008년 방한한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연구원 ⓒ연합뉴스

내가 직접 가서 보니…

칼린 연구원과 루이스 교수는 "시간과 환경이 북한을 압박하면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할 것이라 미국이 희망하며 기다리는 동안 북한은 자기들만의 계획을 실행했다"며 "약 2주 전 4일간의 방북 기간 동안 우리는 북한이 25~30메가와트 급의 경수로 건설을 시작한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또한 "더욱 중요한 것은 원심분리기에 기초한 우라늄 농축 시설"이었다고 강조하며 "이 시설은 2000개 이상의 원심분리기를 갖췄고 현대적 설비를 갖춘 잘 지어진 시설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이들은 "북한 관계자는 자세한 언급은 피했지만 원심분리기가 P1모델(구형 파키스탄 모델)은 아니라고 말했다"며 "그들은 이 시설이 최근에 완공됐으며 지금은 작동 중이라고 말했으나 우리가 있던 위치에서는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 관계자들은 방북자들에게 시설의 의미를 "지금 건설 중인 경수로 발전소에서 핵연료로 쓰일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외국으로부터 경수로 발전소를 도입하려는 노력이 실패했기 때문에 스스로 지을 수밖에 없었다고 그들은 강조했다"고 전했다.

제재를 강화하자고? 쓸데없는 소리!

이들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협상은 쓸모없으며 국제적인 제재를 늘리는 것만이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겠지만 바로 그런 주장(제재를 강화하자는 주장)들이 미국을 이런 딜레마에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미국의 대북정책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 무엇을 비난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가 하는 논쟁은 긴요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하면서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난 16년간 북한과의 접촉을 전체적으로 되돌아보고 사실을 분석해 가능한 정책 대안에 대한 정직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들은 "문제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된다는 것"이라며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전략적 인내' 등 현재 미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을 압박해 스스로 비핵화하려는 움직임을 끌어내는 것이지만 "그러나 회의론적인 시각에서는 이런 제재에는 북한을 압박하려는 중국의 의지가 필수적이라고 경고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중국은 북한을 압박하는 대신 지난 몇 년간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했으며 북중관계는 최근 어느 때보다 좋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두 사람은 특히 "우리는 무엇이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에 최선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좋은 방책이 아니다"라면서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들에 끌려다닐 것이 아니라 독자적 대북정책을 취할 것을 주문했다. "강력한 동맹국이라면 평양에 대한 미국의 창조적인 접근을 배제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북한이 변화할 것인가 붕괴할 것인가에 대한 끝없는 정책 논쟁 속에서도 북한은 소련 붕괴 후 20년 동안이나 살아남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한 이들은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불행히도 북한이 세계에 대해 고립된 것보다 미국인들은 더 많이 북한에 대해 고립됐다"고 말하며 미 대북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또한 "북한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은 북한 체제나 정책에 대한 도덕적 판단이나 우리의 가치나 목표에 기반해 무언가를 (북한에) 강요할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은 원점으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되돌아가야 할 "원점"은 "아주 간단하다"고 이들은 말하며 "북한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가진 주권국가로 존재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을 그 지점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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