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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의도는? "작심하고 쐈다…전쟁이냐 대화냐 선택 강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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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의도는? "작심하고 쐈다…전쟁이냐 대화냐 선택 강요한 것"

[전문가 분석] "호국훈련은 빌미…전쟁 직전 상황까지 유도"

23일 북한의 해안포 사격으로 인해 군인 2명이 숨지고 군인과 민간인 15명이 부상하는 등의 사태가 벌어지자 북한의 공격 의도 등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부터 진행 중인 한국군의 육해공 합동 전국급 훈련인 '2010 호국훈련'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관측이 먼저 제기됐다. 이 훈련은 매년 실시되며 북한은 이 훈련이 '공격훈련'이라고 매번 반발해 왔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 해군이 (백령도 근해서) 호국훈련 중인데 오늘 북한이 전언통신문(전통문)을 보내 (북한에 대한) 공격성이 아니냐는 항의가 있었다"며 "이 부분과 연계된 게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오늘 오전 전통문을 보내 호국훈련은 북한에 대한 공격이라고 항의하며 사격훈련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3일 오전 8시20분경 "남측이 북측 영해로 포사격을 하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발송했다. 군 당국은 통상적인 수준의 훈련일 뿐이라고 설명하고 계속 훈련을 진행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호국훈련은 매년 있어 왔던 훈련이고 북한의 반발도 비난 수준에 머물렀음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는 확실히 이례적이라고 분석된다.

▲ 북한이 연평도 부근에 대규모 해안포를 발사해 군과 주민들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들이 근심어린 표정으로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북한 및 한반도 관계 전문가들의 북한의 의도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정책 변화를 요구하는 것'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관측이 갈렸으나 최소한 호국훈련에 대한 반발이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아니라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번 사태의 특이한 점은 기존 충돌과는 질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라며 "긴장 수준을 최고로 높이는 전쟁 직전의 상황을 유도한 것"이라고 보았다.

김 교수는 "호국훈련에 북한이 항의했고 한국군의 훈련에 대응하는 과정이 맞물리며 상황이 악화('에스컬레이트')된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면서도 "북한이 의도성을 갖고 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다.

김 교수는 "의도성을 갖고 한 것이라면 (북한의) 전략과 의도는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비슷하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나름대로 유화적인 조치를 취하고 대화를 요청했는데 한국과 미국 정부가 꿈쩍 않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니까 이 상태 그대로 유지해서는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오바마 정부를 당장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것이고 이명박 정부의 태도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카드는 전쟁의 가능성이라고 본 것"이라고 북한의 의도를 설명하며 "최고로 높은 수준의 압박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정책전환을 유도하고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서 전쟁과 대화 중 선택을 강요한 것"이라 말했다.

정영철 서강대 교수도 "한국과 미국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가장 약한 고리를 노린 것"이라고 보았다. 정 교수는 호국훈련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라는 시각에 대해 "훈련 때문에 그렇다면 과거에도 훈련들을 계속 했는데 (그렇게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 같지는 않다"며 "훈련 자체에 대한 반응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라늄 농축시설까지 공개한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움직여야 하는데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도발을 통해) 대화를 이끌어내려는 것"이라며 "안 그러면(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것이 북한의 메시지라고 보았다.

정 교수는 "(이는) 북한이 주장하는 (미국과의) 평화체제 수립과도 관련이 있다"며 "한반도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평화체제를 의제에 올리려고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호국 훈련은 명분일 뿐"이라며 "단기적 협상을 위해 긴장을 고조시켰다기 보다는 오히려 단기적 협상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회담 안 해도 좋으니까 그런 정책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 해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봐라, 한반도가 어떤 지역인지 눈으로 확인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번 공격 자체가 우발적인 것이 아니며 작심하고 쏜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이나 6자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멀리 보고 한국과 미국 정부에 (근본적인) 정책 변화를 강제하려는 것"이라고 북한의 의도를 풀이했다.

또 이 전문가는 "'서울을 통해야만 워싱턴으로 갈 수 있다'는 태도 등 한국이 북한의 대외관계에서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인식 아래 한국 정부에 대한 보복성 공격을 감행했을 수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 자체를 흔들어보기 위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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