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제작팀은 익명의 천안함 사건 관계자가 "사고 발생 지점이 잘 보이는 또 하나의 초소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백령도 초소에서 근무한 초병이 천안함 침몰의 유일한 관측자인 것처럼 여겨져 왔으나 이 관계자의 진술은 이런 인식을 뒤집는 것이어서 새로운 논란이 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이 버블제트에 의해 절단됐다'는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주장은 백령도 초병의 진술에 근거한 바 컸다. 이 초병은 "물기둥을 목격한 적은 없다"고 말했으나 천안함 침몰 지점과는 다른 방향에서 "백색 섬광"을 보았다고 1차 진술서에서 증언했고 합조단은 이 섬광이 '버블제트로 인해 발생한 물기둥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제작팀은 "오랜 설득 끝에 사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또 한명의 관계자를 만났다"며 이 관계자가 침몰 지점을 관측할 수 있는 초소가 또 있다는 새로운 증언을 내놨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의 증언 내용과, 제3의 초소에서 침몰 광경을 목격한 사람이 있는지 여부는 17일 방송될 예정이다.
ⓒKBS 홈페이지 캡쳐 |
'흡착물 논쟁'…KBS의 성분 분석 결과는?
제작팀은 이와 함께 천안함 선체에 달라붙은 백색 흡착물질의 성분 분석을 국내 한 과학자에게 의뢰했다고 밝혔다. 합조단은 흡착물질이 '수중 폭발로 인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라고 주장했지만 제작팀의 의뢰에 따라 이 물질을 분석한 교수는 "단순히 알루미늄 산화물로 확정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과학자는 "단정적으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라는) 결론을 내놨기 때문에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제작팀은 "(분석) 결과는 충격적"이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아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될 내용 중 흡착물질 관련 부분이 15일자 <한겨레21>에 보도된 정기영 안동대 교수의 분석이나 10월 12일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의 보고서에 실린 양판석 캐나다 매니토바대학 지질과학과 분석실장의 결론과 어떻게 비교될지도 주목된다.
앞서 양 박사는 9월 24일부터 10월 7일까지 천안함 흡착물질을 6가지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폭발과는 상관없는 '비결정질 바스알루미나이트'(알루미늄 수산화물)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 교수 역시 이 물질이 100℃ 이하에서 생성되는 '아시'(알루미늄황산염수화물)라고 판단했다. 두 학자의 분석은 이 흡착물질이 폭발로 인해 생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치한다.
침몰위치 관련 정보 '은폐' 의혹?
또한 제작진은 KNTDS(해군전술지휘통제체계) 좌표와 TOD(열상감지장비) 동영상을 토대로 분석하면 합조단이 천안함 침몰 시각이라고 최종적으로 판단한 21시 22분에 천안함이 북서진 중이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폭발로 멈춘 천안함은 조류에 따라 남동쪽으로 떠내려갔어야 하지만 하지만 취재진의 (항적과 TOD영상의 방위각을 토대로 한) 계산대로라면 오히려 90m 가량 북서진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것이다.
침몰 지점과 관련된 이런 의혹은 지난 언론검증위 보고서에도 실렸다. "어뢰격침설을 따를 때 천안함 폭발원점은 정부가 정한 것보다 북서쪽에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폭발 후 동력이 없는 상태에서 조각난 선체가 조류를 거슬렀다는 의미가 된다"고 언론검증위는 결론지었다.
또한 <추적60분> 제작진은 KNTDS를 도입한 군 관계자가 "일반적으로 KNTDS 상황실에서는 사건이 발생하면 그 당시까지의 영상본을 별도로 보관하는데, 그것을 몰랐다가 나중에 알았다?"라며 "이거는 글쎄요,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겠네요"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방부가 천안함 침몰의 핵심 정보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새로이 제기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발언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의문의 천안함, 논쟁은 끝났나'라는 제목의 이번 주 <추적60분>은 17일 밤 11시 15분부터 KBS2 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5월 천안함 좌초설을 집중 조명해 관심을 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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