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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어뢰 추진체, 엄청나게 오랜 기간 부식된 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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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1번 어뢰 추진체, 엄청나게 오랜 기간 부식된 물체"

재미 학자 종합 반박문 <2> 흡착물과 '1번' 글씨 문제

정부 천안함 조사의 모순점을 파헤쳐 온 재미 학자들이 국방부가 발표한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를 종합적으로 반박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재정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 이승헌 버지니아대 교수, 양판석 캐나다 매니토바대 지질과학과 분석실장, 박선원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은 3편의 글을 통해 국방부의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파괴됐다는 주장을 부정한다고 반박했다.

프레시안은 재미 학자들이 보내온 종합 반박문 전문을 게재한다. 이 교수와 양 박사, 서 교수가 공동으로 쓴 2부에서 필자들은 천안함과 어뢰를 이어주는 흡착물질이 국방부의 주장대로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 아니라 수산화알루미늄 계열의 물질이라고 분석한다. 이는 폭발과는 무관하게 알루미늄이 장기간 부식된 결과 나오는 물질이라고 말한다.

이어 서 교수와 이 교수, 박선원 연구원이 같이 작성한 3부 '보고서의 데이터는 '원거리 비접촉 폭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완성본이 도착하는 즉시 게재할 예정이다. 종합 반박문은 이들이 운영하고 있는 웹사이트 '천안함의 진실'(
www.truthcheonan.info)에도 실린다.

☞ 재미 학자 종합 반박문 <1> "천안함 보고서의 데이터는 '북한 어뢰설'을 부정한다"(서재정)

흡착물과 1번 표기는 '합조단의 어뢰설'을 부정한다
- 이승헌, 양판석, 서재정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정점은 역시 "결정적 증거물"이다. 보고서는 "5월 15일 침몰 해역에서 어뢰로 확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물로 어뢰의 추진동력장치인 프로펠러를 포함한 추진모터와 조종장치 등을 수거"(28)했다고 보고하고, 이 어뢰부품이 북한에서 제조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천안함은 [이]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의해 절단되어 침몰되었"(29)다고 결론짓고 있다. 즉 보고서는 ①이 어뢰가 천안함 근거리에서 비접촉 수중폭발을 했고, ②이 어뢰는 북한 어뢰라는 두 가지 주장을 하고 있고, 이 두 가지가 사실이므로 북한 어뢰가 천안함을 파괴시켰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논리적 모순을 안고 있으며, <보고서>의 데이터는 위의 두 가지 주장을 부정하고 있다. 어뢰의 폭발이 천안함을 파괴했다는 유일한 물증으로 제시된 "흡착물"이 폭발과 관계없는 물질임을 입증하고 있고, '1번' 어뢰가 북한 어뢰라는 물증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논리적 모순은 "<합동조사결과 보고서> 분석 (1)"에서 서재정이 보여주고 있는 것과 같이 보고서의 데이터가 근거리 수중폭발을 부정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폭발체가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TNT 250~360kg이 수중 6~7미터에서 폭발했다면 생겼을 파편, 충격파, 버블효과 및 물기둥이 모두 보고서의 데이터에 의해서 부정되고 있으므로, 그러한 근거리 비접촉 폭발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폭발을 야기했다는 폭발체가 나타난 것은 모순이다.

이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설명은 어뢰 추진체가 천안함 인근에서 발견되지 않았거나, 천안함 인근에서 발견되었어도 이 어뢰와 천안함의 침몰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일 수 있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데이터는 바로 이러한 설명을 뒷받침하고 있다. 즉 천안함과 어뢰를 연결짓는 유일한 물증으로 제시된 "흡착물"이 폭발과 무관한 물질임을 보고서의 데이터는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제시된 데이터와 우리의 실험 결과를 비교해 보면 "흡착물"은 폭발에 의해서 생성된 산화알루미늄이 아닌 것이 확실하다. 이 물질은 알루미늄이 상온에서 물 등과 오랜 시간 접촉하면서 서서히 형성된 수산화알루미늄이거나 바스알루미나이트이기 때문이다. "흡착물"이 폭발로 생성된 것이 아니라면, '근거리 비접촉 폭발'설을 부정하는 또 하나의 데이터이며 천안함과 어뢰의 연결고리는 폭발과 상관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합동조사단이 5월 20일 발표한 중간보고서는 "흡착물"이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와 상충되는 데이터를 포함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열처리 시험으로 "흡착물"이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임을 입증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열처리 시험 데이터는 그러한 주장을 부정하고 있다. 오히려 데이터는 "흡착물"이 산화알루미늄이 아님을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침몰 해역에서 수거한 어뢰가 북한 어뢰라는 증거로 '1번'과 설계도를 제시하고 있지만, '1번'은 오히려 증거물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설계도는 그 출처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1번'은 한글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므로 북한 어뢰의 증거가 될 수 없고, '1번' 잉크의 재질은 정밀분석 결과 "대부분 국가에서 유사한 원료를 사용하여 제조국 식별은 제한되었다"(200)고 <보고서>가 확인하고 있다. '1번'은 어뢰가 북한제라고 입증하는 대신, 오히려 어뢰의 증거물로서의 신뢰도에 타격을 주고 있다. 주위의 페인트는 고열로 탔지만 페인트보다 비등점이 낮은 잉크는 타지도 않고 변색되지도 않은 채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송태호 교수를 인용하여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증명"(200)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우리가 아래에서 입증하는 것과 같이 송 교수의 "증명"은 비과학적인 전제에 기초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어뢰가 북한산이라는 증거는 설계도가 유일한데 설계도의 출처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설계도와 관련해서도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28쪽, 30쪽과 205쪽에서는 "북한이 해외로 수출할 목적으로 배포한 어뢰 소개자료의 설계도"라고 기술하고 있는 반면 197쪽에서는 "정보분석분과로부터 CHT-02D 어뢰의 이미지를 제공"받았다고 하고, 그 바로 밑에서는 "북한식 컴퓨터 글꼴을 국내 컴퓨터로 읽고 프린터로 출력하는 과정"을 언급하여 컴퓨터 파일임을 시사하고 있다. 즉 "어뢰 소개자료"가 인쇄물인지, 이미지인지, 컴퓨터 파일인지 조차도 불확실하다. 또 이것이 북한산이라고 입증하는 것이 사활적임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는 "북한이 해외로 수출할 목적으로 배포한 어뢰 소개자료"라는 동일한 표현을 세 번 되풀이 할 뿐 정작 이 "소개자료"가 북한산임을 입증하는 증거는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앞의 글에서 서재정이 입증한 것과 같이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이 없었고, 어뢰와 천안함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물증이 폭발과 관계없는 물질이고, '1번' 어뢰가 북한산이라고 입증되지 않는다면, 북한 어뢰가 근거리 폭발하여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결론은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이 글은 <보고서>의 데이터가 어떻게 <보고서>의 결론을 부정하고 있는지 검토한다. 이를 위해 우선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실려 있는 데이터는 "흡착물"이 폭발과 관련이 없는 물질임을 입증하고 있음을 밝힐 것이다. 이어서 '1번' 자체가 '1번 어뢰'의 증거물로서의 신뢰성에 중요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음을 입증할 것이다.

1. EDS/XRD 분석은 흡착물이 폭발이 아닌 부식결과임을 입증한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천안함의 외부에서 폭발해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이 그 인근에서 발견된 어뢰, '1번'이 씌어 있는 어뢰라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두 가지 과학적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즉 ① 천안함과 어뢰추진체에서 발견된 하얀 '흡착물'이 같은 원자구성을 보이고 있고, ② 이 흡착물은 어뢰가 폭발할 때 발생하는 것과 같은 화합물 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다. 합조단은 ①의 주장을 입증하는 증거로 에너지분광분석(EDS) 결과를 제시했고, ②를 입증하는 증거로 엑스선회절기분석(XRD) 결과를 제시했다. 일견 매우 과학적인 듯한 분석과 주장이다. 그러나 합조단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근거가 전혀 없으며, 과학분석의 데이터 일부는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

합동조사단은 폭발물에 알루미늄 파우더가 포함되어 있었기 매문에 폭발시 이 파우더가 산화되어 산화알루미늄으로 변환되었으며 이 산화알루미늄이 천안함과 어뢰에 흡착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알루미늄이 함유된 CHNO 고성능 화약이 수중폭발하면 거의 순간적으로 C, H, N, O, Al의 성분들로 분해(Dissociation)되고, 이어서 수 Micro-second 내에 알루미늄 산화물(AlxOy), H2O, H2, CO, CO2, C(Graphite) 등을 생성하기 위한 발열반응"(220)을 거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어뢰의 폭발시 고온이 발생하여 알루미늄을 용융시킨 후 바닷물이 이를 급격히 냉각 시키므로 산화알루미늄은 비결정질 상태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제시한 것이 EDS/XRD 데이터인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데이터는 정작 이 흡착물이 폭발로 생성된 산화알루미늄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우리는 합조단이 중간 보고서를 발표한 5월 20일 이후 EDS/XRD 시뮬레이션과 실험으로 합조단의 결론이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하여 왔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우리 주장에 대한 반론을 시도하고 있지만 <보고서>의 데이터는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1) 합조단은 자신들의 EDS 데이터가 흡착 물질이 알루미늄 산화물(Al2O3)라고 주장을 한다. 허나 우리가 보여주었듯이, 합조단의 EDS 데이터에는 산소와 알루미늄의 시그널 크기의 비율이 Al2O3이면 나올 값보다도 훨씬 크다. (그림 1 참조)

▲ 그림 1. (a)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EDS 데이터는 천안함과 어뢰 및 시험폭발에서 채취한 "흡착물"의 산소:알루미늄 비율이 0.9:1임을 보여주고 있다[2]. (b) 양판석은 시뮬레이션으로 이러한 비율이 수산화알루미늄의 비율 0.85:1 (검은색)과 유사한 반면 산화알루미늄의 비율 0.23:1(빨간색)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즉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EDS 데이터는 흡착물이 수산화알루미늄임을 시사한다.

합조단은 흡착 물질에 40% 정도의 수분(H2O)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허나 이것은 난센스다. EDS 실험에는 샘플 준비 과정과 실험 과정 모두 진공 상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수분이 있으면 다 빠져 나올 수밖에 없다. 양판석은 50% 물을 알루미늄 산화물에 섞으면 반죽처럼 보이게 되는데 흡착 물질은 전혀 그렇지 않고 건조하게 보임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수분은 물 형태로 존재하지 않고 다른 원자들과 화학적 결합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알루미늄 수산화물이라는 것이다.

(2) 우리는 합조단이 함체와 어뢰 프로펠러에서 채취한 흡착 물질의 산소/알루미늄 비율이 0.9임은 그 물질이 폭발과 상관이 없는 알루미늄 수산화물이라고 지적했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이것에 대한 어떠한 과학적 반론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3) 우리는 예전에 합조단의 모의 폭발 실험에서 나온 흡착 물질의 EDS 데이터가 조작이 되었을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것은 모의 폭발 실험에서는 산화알루미늄이 형성 되었어야 하고 따라서 산소/알루미늄 EDS 시그널 크기 비율은 0.23정도 되어야 하는데 합조단의 데이터는 함체와 어뢰 프로펠러의 흡착 물질의 비율과 같은 약 0.9가 나왔다. 이것은 폭발 실험 동안 흡착 물질이 부식될 시간이 없었으므로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다. 유일한 설명은 함체와 어뢰 프로펠러의 흡착 물질이 폭발재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조작하였다는 것이다.

(4)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폭발 중 알루미늄이 100% 산화되었고 산화된 알루미늄은 100% 비결정질이라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실로 틀림을 증명할 수 있다.

(a) 합조단의 EDS 데이터는 흡착 물질이 산화알루미늄이 아닌 알루미늄 수산화물임을 입증한다.

(b) 지금까지 학계에 발표된 수중폭발 현상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폭발물에 알루미늄이 섞여있는 경우 폭발의 결과물은 결정질 알루미늄, 결정질 산화알루미늄, 그리고 비결정질 알루미늄의 혼합체라는 것이다.

▲ 그림 2. (a) 합동조사단의 폭발 시험시 알루미늄 판재에 흡착된 흡착물질. (b) 옆의 (a)에 있는 흡착물질 중 한 부분을 채취하여 합조단은 XRD 시험을 했다. 이 부분의 흡착물질 무게는 50mg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 (a)와 (b)는 합동조사단이 2010년 6월 29일의 기자회견에서 공개했으며, 이정희 의원실에 제공한 것이다. (c) 이승헌의 용융 및 냉각 실험에 사용된 알루미늄 가루 샘플 4.3mg.

(5) 합조단의 모의 폭발 실험 결과는 합조단의 주장과 상충된다. 모의 폭발 실험에서 추출된 흡착 물질의 XRD 데이터는 결정질 알루미늄 피크들이 나왔다. 합조단은 그것은 흡착 물질의 양이 너무 작아 알루미늄 판재를 잘라 그 판재대로 XRD 기계에 넣어 측정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폭발 실험에서 많은 양의 흡착 물질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다. 한 곳에서만도 50mg 정도의 샘플이 있었다. XRD 실험에는 3~4mg 정도 밖에는 필요 없다. 합조단 실험에서 XRD 실험을 판재 없이 여러 번 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흡착물질이 나온 것이다. 우리가 합조단에게 다시 XRD 실험을 하기를 공개적으로 제안하였으나 합조단은 이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6) 폭발 후 생성되었다는 알루미늄 산화물의 흔적이 XRD에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열처리 실험으로 대응했다. 그 전제는 "어떤 결정질이 없는 물질을 열처리하여 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성 된다면, 물질 자체가 비결정성의 알루미늄 산화물이라는 증거가 된다"(262~3)는 것이다. 즉 알루미늄 산화물의 흔적이 XRD에 보이지 않았더라도 열처리를 하고나서 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 흔적이 XRD에 나타난다면 이것이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의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과학적인 주장이기는 하지만 <보고서>는 또 한 가지의 가능성을 말하지 않았다. 즉 수산화된 알루미늄들도 열처리를 하면 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로 변한다는 사실을 <보고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합동조사결과 보고서>가 264쪽에 제시하는 <그림 부록 Ⅴ-7-3> 열처리 전후의 흡착물질 XRD 분석은 흡착물이 알루미늄 산화물일 수도, 알루미늄 수산화물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면, 그 두 가지 가능성 중 어느 가능성이 합조단 흡착 물질에 맞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것을 밝히려 우리는 버지니아대학과 매니토바대학에서 독립적인 두 가지 형태의 실험을 하였다. 그 실험 결과는 합조단의 천안함과 어뢰 프로펠러에서 추출된 흡착 물질은 비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닌 알루미늄 수산화물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 흡착 물질은 폭발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물질이다.

▲ 그림 3.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열처리 전(좌)과 후(우)의 흡착물 분석 데이터를 제시하며(258~265), 흡착물이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을 입증한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데이터는 흡착물이 알루미늄 수산화물임을 입증하고 있다.

먼저, 합조단이 무슨 실험을 했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합조단은 최종 보고서의 부록 259페이지에 흡착 물질을 온도 구간별로(상온, 200℃, 400℃, 600℃, 900℃) 고열 처리를 한 후 EDS 분석을 한 데이터를 보여준다(그림3). 1200℃에서 열처리한 후에 찍은 XRD 데이터도 264페이지에 보여준다. 그 XRD 데이터에는 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의 피크들이 나타난다. 900℃에서 열처리 한 후의 EDS 데이터에는 산소와 알루미늄 시그널 크기의 비율이 원래보다 훨씬 작아져, 알루미늄 산화물(Al2O3)이면 예상되는 0.3정도 된다. 그러니까 900℃와 1200℃로 열처리 후에는 알루미늄 산화물이 존재하는 것이다.

▲ 그림 4. 우리의 알루미늄 수산화물 열처리 실험 결과가 보여주는 것과 같이 알루미늄 수산화물은 900~1100도로 가열하면 알루미늄 산화물로 변한다.

이것이 합조단의 주장대로, 원래 흡착 물질이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라는 것을 뜻하는가? 우리는 버지니아대학에서 비슷한 열처리 실험을 하였다. 합조단과 다른 점은 샘플이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닌 알루미늄 수산화물 계열의 하나인 Al(OH)3를 썼다(그림4 참조). 900℃에 열처리 후 EDS 데이터는 합조단의 데이터와 일치한다. 1100℃에 열처리한 후 찍은 XRD 데이터도 합조단의 결과와 일치한다. 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긴 것이다.

▲ 그림 5. 알루미늄 수산화물(깁사이트와 보에마이트)이 열처리로 알루미늄 산화물(비결정 및 결정질 알루미나)로 변하는 것을 입증하는 기존 연구 결과.

수산화알루미늄을 900℃이상 고열 처리를 하면 결정질 알루미늄으로 변한다는 것은 이미 예전의 실험 결과로 잘 알려져 있다. 수산화 알루미늄을 가열하기 시작하면, 200도 정도까지는 변하지 않다가 250도 정도가 넘어가면 H2O가 빠져나가면서 보헤마이트(AlOOH)가 된다. 500도 정도가 되면 H2O가 더 빠져나가면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Al2O3)이 된다. 그리고 900도가 넘으면 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된다. 이것은 교과서적인 사실이다. 이러한 온도에 따른 변화는 모든 알루미늄 수산화 계열 물질에 공통된 성질이다.

▲ 그림 6. 위에 있는 그래프 둘은 200℃로 열처리한 이후의 EDS 데이터를 보여준다. (1)은 알루미늄 산화물(Al2O3)에 물이 섞인 것이고 (2)는 알루미늄 수산화물(Al(OH)3)이다. 아래의 그래프는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실려있는 200℃로 열처리한 이후의 EDS 데이터를 보여준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데이터는 위의 (2) 알루미늄 수산화물과 일치한다.

그러면 어느 시나리오가 흡착 물질 실험 결과에 맞는가? 그 해답은 상온과 200℃ 열처리 후의 EDS 데이터에 있다. 합조단은 상온에서의 흡착 물질의 EDS 데이터에 산소와 알루미늄 시그널 크기의 비율이 알루미늄 산화물이면 설명이 안되는 0.9 정도로 나타남을 설명하기 위해 흡착 물질의 40% 정도가 물(H20)이었다고 주장한다.

이승헌은 합동조사단의 주장대로 알루미늄 산화물(Al2O3)에 물을 6:4로 섞은 다음 200℃에서 열처리를 한 후 EDS를 찍었다. 그림 6의 (1) 그래프가 보여 주듯이 이 경우 산소와 알루미늄 시그널의 비율이 0.3 정도로 낮다. 물이 다 증발하여 Al2O3만 남은 것이다. 이에 비해 합조단의 200℃ EDS 데이터에서는 산소와 알루미늄 시그널 비율이 0.3보다 훨씬 크다. Al2O3에 물이 섞여 있었다면 이러한 불일치는 설명할 수 없다. 반면 수산화 알루미늄을 200℃로 열처리 후 EDS를 찍어 본 결과, 그림 6의 (2)처럼 산소:알루미늄 비율이 합조단의 데이터에 근사하다. 이것은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200℃에서는 수산화 알루미늄이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즉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200?C 열처리 데이터는 흡착물이 알루미늄 수산화물임을 시사한다.

합조단 보고서의 259페이지에 있는 EDS 데이터를 다시 보자(그림6 참조). 400℃와 600℃ 열처리 후의 데이터에서는 산소:알루미늄 시그널 비율이 상온과 200℃ 경우에 비해 조금 떨어졌다. 이것은 250도 근처에서 알루미늄 수산화물에서 물 분자 하나가 빠져 나오는 현상과 일치한다. 즉 합조단의 모든 데이터는 열처리 전 흡착 물질이 알루미늄 수산화물임을 가리킨다.

2. 흡착물질이 바스알루미나이트(basaluminite)일 가능성 검토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흡착물질 EDS 데이터에는 황의 비율이 자연에 존재하는 황의 비율보다 훨씬 높게 나온다. 이 황은 Mg(SO4)나 H2(SO4)과 같은 소금 및 황산염 형태로 존재할 가능성도 있지만 알루미늄과 직접 어떤 화합물을 이루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양판석은 여러 가지 과학적 실험을 통해 후자의 가능성을 검토했다. 결론은 만약 황이 알루미늄과 화학적 결합물을 이루고 있다면 그 물질은 바스알루미나이트(Al4(OH)10(SO4) y(H2O); y=4 또는 5)라는 것이다.

이 실험에 사용한 시료는 천안함과 어뢰 파편에서 추출한 흡착 물질로, 합조단이 이정희 의원실에 제공한 것을 노종면 기자를 통해 확보했다. 실험 과정의 시료 준비와 사용된 분석 기구들은 다음과 같다.

시료: 어뢰 프로펠러 (propeller), 어뢰 모터 (motor), 제어기 (controller), 연돌 (smokestack or stack)에서 채취된 시료 각 1 개.

분석기구: Electron microprobe(EMP), Energy dispersive detector(EDS), Secondary electron microscope(SEM), Backscattered electron detector(BSE), X-ray diffractometer(XRD), Fourier transform Infrared spectrometry(FT-IR)

시료준비: 상온에서 실내 건조 후 전자빔을 이용한 분석에는 (EMP, EDS, BSE) 5-7 톤의 압력으로 결합물질 없이 시료만으로 압착된 디스크를 만든 후 탄소 코팅을 하였고, 엑스선회절분석에 사용된 시료는 미세 분말로 만든 후 아세톤으로 유리판에 고정 시켰고, 엑스선 회절분석에 사용된 시료의 일부는 그대로 KBr과 섞은 후 10 톤의 압력으로 압축 디스크를 만들었다.

2.1. 현미경 관찰

압축디스크로 만든 시료의 현미경 사진에서(그림7) 바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분석 대상인 흡착물이고 나머지 다른 명암을 보여주는 것은 주로 소금과 해저퇴적물에서 온 광물들이다. 검은 점으로 보이는 것은 네 개의 시료 모두에 나타나지만 프로펠러 흡착물에 더 많이 있다.

▲ 그림 7. 압축디스크의 반사 현미경 사진(스케일바의 크기는 100 마이크로 미터)

2.2 전자현미경 관찰

프로펠러에서 채취한 흡착물의 전자현미경 사진은 흡착물이 덩어리 형태로 존재하며 결정모양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없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기공이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러한 산출 양상은 네 시료 모두 유사하다.

▲ 그림 8. 프로펠러 흡착물의 전자현미경 사진.

2.3 엑스선 회절분석

엑스선 회절분석 결과는 이물질로 포함된 석영을 제외하면 분석된 흡착물이 모두 비결정질임을 보여준다. 흑연은 엑스선 회절 분석에 뚜렷이 나타나지 않는다.

▲ 그림 9. 엑스선 회절분석 결과. 석영 피크의 위치는 가로축에 붉은 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2.4 BSE와 EDS

제어기와 연돌에서 채취한 흡착물의 BSE 사진의 예가 그림 10에 있다. 바탕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것은 분석대상인 흡착물이고 나머지 더 밝거나 어두운 물질은 소금과 해저 퇴적물에서 유래한 광물(석영, 장석, 사장석, gypsum, 자철석, 티탄철석, 황화철 등등)들이다. 대표적인 소금의 EDS 결과가 그림 11에 있다. 전자현미 분석에 사용된 전자빔의 크기는 직경 10 마이크론이어서 BSE를 이용하여 이물질이 없는 최소 10 마이크론 크기의 지역에 전자빔을 주사하였다. 그러나 표면의 이물질 분포로 미루어 표면 밑에 이물질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크며 이는 분석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압착 디스크는 진공에서 이루어진 탄소코팅과 전자현미 분석 동안 건조 수축되어 균열이 심하게 발생했다. 이러한 균열은 시료의 전기적 전도성을 떨어뜨려 이물질과 더불어 분석결과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이런 균열은 점토광물에 흔하다.

▲ 그림 10. 제어기와 (a)연돌의 (b)BSE 사진. 명암의 차이는 구성 물질의 평균원자번호가 다름을 나타낸다.
▲ 그림 11. 소금의 EDS 결과.

2.5 엑스선 지도(X-ray mapping)

전자빔을 일정 지역에 연속적으로 주사하여 엑스선 지도를 만들었으며 이는 분석지역 내 각 원소들의 분포를 보여준다. 측정된 엑스선은 알루미늄, 황, 염소, 그리고 나트륨이다. 매질의 알루미늄과 황의 분포는 비교적 균질하며 염소의 분포는 다소 불균질하다. 매질이 아닌 곳에 국부적으로 알루미늄과 황이 매우 높게 나타나는 것은 장석처럼 알루미늄이 흡착물보다 많은 광물과 황화철이나 gypsum처럼 황이 많은 광물 때문이다. 매질의 나트륨 분포는 나트륨의 양이 적어 정확히 알 수 없고 나트륨이 높은 지역은 염소가 높은 지역과 일치하지 않으며 이는 소금이 아니라 나트륨이 많은 사장석 때문임을 지시한다. 엑스선 지도에서 알루미늄과 황이 서로 균질한 분포양상을 보인다는 것은 이들이 독립적인 물질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결합되어 하나의 알루미늄 황화합물을 구성함을 지시한다.

2.6 전자현미분석결과(EMP)

일차 분석에서 각 시료별로 10개의 전자현미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무게비의 평균값, 최저값, 그리고 최대값이 표 1에 있다. 제어기는 39.63-43.36 wt%, 연돌은 39.30-43.82 wt%, 모터는 37.41-43.32 wt%, 프로펠러는 42.85-46.41 wt% 의Al2O3를 보여준다. 황의 경우, 제어기에서 16.28-18.64 wt%, 연돌에서 17.16-19.89 wt%, 모터에서 17.42-20.08 wt%, 프로펠러에서 15.12-20.03 wt%가 검출되었다. 그 다음으로 양이 많은 염소는 제어기에서 평균 3.57 wt%, 연돌에서 평균 4.04 wt%, 모터에서 평균 3.30 wt%, 그리고 프로펠러에서 평균4.47 wt%가 검출되었다. 이런 변화는 분석오차가 아니라 이물질의 영향 때문이다. 이외 나트륨, 실리콘, 마그네슘, 포타슘, 칼슘과 철은 대부분 1 wt% 미만으로 검출되며 간혹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 역시 이물질의 영향 때문이다.

▲ 그림 12. 알루미늄, 염소, 나트륨, 황의 엑스선 지도. 엑스선의 세기는 무지개색상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붉은 색이 가장 세기가 크다. 황의 엑스선 지도의 크기는 다른 지도에 비해 크며 하얀색 사각형은 비교를 돕기 위해 다른 지도의 크기를 표시한 것이다.

검출된 주요성분인 알루미늄과 황의 양은 알루미늄 수산화물의 한 종류인 바스알루미나이트 (바스알루미나이트 or Felsobanyaite, Al4(OH)10(SO4) 4H2O)의 이론적인 알루미늄의 양 (43.94 wt% Al2O3)과 황 (17.25 wt% SO3)의 양과 매우 유사하다. 바스알루미나이트에는 나트륨, 실리콘, 마그네슘, 포타슘, 칼슘이 의미 있는 양으로 치환되지 않으므로 이들을 제외하고 9개의 산소로 재계산 하여 화학식을 구하였다.(표1의 오른쪽) 염소는 수산기를 치환하는 것으로 가정하였고 분석총량과의 차이로 물의 양을 추정하였다. 계산된 알루미늄의 화학식당 수는 이상적인 수인 4 보다 조금 작지만 황은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차이는 이물질과 건조 수축으로 생긴 균열로 인해 발생한 전도성문제로 보인다. 이는 압착 디스크의 두께가 가장 두꺼운 프로펠러 흡착물의 화학식중 일부가 알려진 바스알루미나이트와 유사한 것과 일치한다.

이런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연돌에서 채취한 흡착물의 압착디스크를 더 두껍게 만들어 재분석하였다.(표 2) (☞표 1, 2는 '여기' 링크된 글 8~9페이지에 수록됨)

그 결과 대부분의 전자현미 분석결과가 알려진 바스알루미나이트의 화학식과 매우 유사하여 나머지 3개 시료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시료를 준비하여 추후 재분석할 계획이다. 흡착물에 대한 전자현미분석 결과는 4개 시료 모두 바스알루미나이트이며 이상적인 바스알루미나이트와는 달리 염소가 일부 수산기를 치환하고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2.7 FT-IR

4개 흡착물에 대한 FT-IR 분광분석 결과는 H2O, S-O, Al-O의 화학적 결합(chemical bond)의 존재를 나타내며(그림 14) 이물질이 다소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려진 순수 바스알루미나이트의 FT-IR결과와 일치한다. 특이한 점은 제어기의 흡착물에 CH2가 나타나며 나머지 3개 흡착물에도 양은 더 작지만 CH2가 검출된다. 합조단이 주장한 비결정질 산화 알루미늄(γ-alumina)의 경우 파장번호 약 1250부터 400cm-1까지 두꺼운 피크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지만 조사된 흡착물에 나타나지 않으며 이는 상당량의 γ-alumina가 존재할 가능성이 없음을 확실히 입증한다.

▲ 그림 13. FT-IR 분광분석결과(왼쪽부터 O-H stretching, O-H bending, SO4 stretching, Al-O stretching vibration). Controller에 작지만 명백한 CH2가 나타난다.

2.8 기존자료들과 비교

Tien(1968)과 Sunderman(1969)이 보고한 바스알루미나이트는 전자의 경우 43.8-44.8 wt% Al2O3, 17 wt% SO3, 32.8-34.2 wt% H2O(추정치), 후자의 경우 43.77-44.08 wt% Al2O3, 15.27-16.72 wt% SO3, 36.27-38.58 wt% H2O(추정치)를 가지며 이는 천안함과 어뢰에서 채취한 흡착물과 유사하다. 이 두 참고문헌에 보고된 바스알루미나이트의 경우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며 결정질이다. Tien(1968)의 열처리 하지 않은 바스알루미나이트의 IR 분석결과와 천안함 및 어뢰 흡착물의 IR결과도 서로 일치한다. Tien(1968)의 차등열분석 결과도 합동조사단의 열처리 실험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나 변곡점의 온도가 천안함 흡착물의 경우 더 낮게 나오며 이는 흡착물이 비결정질 바스알루미나이트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그림 14. (위 셋 아래 둘) 합조단의 EDS 데이터. (아래 오른쪽) 바스알루미나이트에 대한 EDS 시뮬레이션 결과

2.9 바스알루미나이트의 산출 의미

화학식으로 보듯이 바스알루미나이트의 형성은 알루미늄과 황산 그리고 소량의 염소를 필요로 한다. 이런 화학환경은 어뢰 폭발물에 황과 염소가 없었다면 천안함 내부에 적재되어 있던 알루미늄 황산염같이 알루미늄과 황을 포함하고 있는 여러 화공약품이나 천안함의 무기의 추진제에 있던 염소가 유출되어 알루미늄 합금 및 해수와 반응한 결과 형성될 수 있다. 황과 염소의 기원에 대한 보다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

2.10 흡착물질에 관한 소결론: 흡착물질은 폭발과 관련이 없다

이상의 과학적 실험과 분석에 기초해서 우리가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은 합조단의 흡착 물질이 폭발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물질이라는 것이다. 흡착물질은 폭발시 생성되는 알루미늄 산화물과는 전혀 다른 알루미늄 수산화물이다. 알루미늄 수산화물은 고온이 아니라 상온이나 저온에서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형성되는 물질이다. 그러면 폭발과 상관없는 알루미늄 수산화물이 엄청나게 많은 양으로 발견되고 있는 "1번 어뢰"의 정체는 무엇인가? 적어도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상온이나 저온에서 엄청 오랜 기간에 걸쳐 부식과정을 걸친 물체라는 것이다. 흡착물질 데이터는 "1번 어뢰"가 천안함의 침몰과 관계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흡착물질과 관련하여 실려 있는 데이터는 흡착물질이 폭발과 전혀 상관없는 물질임을 입증하고 있다. <보고서>는 우리가 그동안 지적했던 문제점들에 대한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보고서>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새로운 증거 또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보고서>는 흡착물이 폭발로 생성되었다는 주장을 부정하는 새로운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최소한 시험폭발 흡착물의 공개가 필요하며, 국회의 국정 조사와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조사팀에 의한 재조사가 필요하다.

이정희 의원실에서 합조단에게 천안함과 어뢰, 시험폭발에서 채취된 세 가지 흡착 물질들 모두를 공개하라고 요청을 했을 때, 합조단은 함수와 어뢰 프로펠러에서 나온 흡착 물질만을 공개하고 시험폭발에서 나온 흡착 물질을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합조단의 거부 이유는 샘플 모두를 XRD/EDS 실험에 써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 하나의 명백한 거짓말이다. XRD 실험은 샘플을 파괴하지 않는다. 실험 후에도 샘플이 그대로 남아있다. 사실 6월 29일 합조단은 XRD 실험에 이용 되었던 모의 폭발 흡착 물질의 사진을 공개했다(그림 2(b)). 그 때 합조단은 그 샘플의 XRD 시험은 5월 말에 실행되었는데 서랍에 보관 중이다가 6월 21일 그 사진을 찍기 위해 다시 꺼내었다 한다. 따라서 합조단은 그 흡착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승헌은 시험폭발 흡착물질의 EDS 데이터가 조작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합조단이 비과학적인 이유를 들며 이 흡착물질의 공개를 계속 거부하는 것은 이러한 의혹을 더욱 높인다.

3. "결정적 증거물"의 형식적 하자: '1번'

다음의 문제는 어뢰에서 발견된 "1번"이라는 표식이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결정적 증거물을 수거하여 헬기를 이용, 평택 제2함대로 운송하여 과학수사팀이 관찰중에 추진후부 내부에 '1번'이라 표기되어 있는 한글을 발견하였다고 한다(p. 198). 이것은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표기하거나 분리 기호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결정적 증거"라는 것이다. 다만 고온의 폭발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이유에 대해선 나름대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

'1번'글씨가 어뢰의 폭발로 150℃ 이상의 고열이 발생했음에도 잉크가 증발하거나 변색되지 않고 파란색의 형태로 남아 있는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분광분석기를 이용, 표기가 있는 추진후부 부분을 정밀분석한 결과 철 위에 스테인레스강 색상과 유사한 금속 부식방지용 페인트(폴리비닐부티랄 polyvinylbutyral)51) 위에 표기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번 사건이 수중(수온 3℃)에서의 비접촉성 폭발이며 어뢰가 표적탐지부(70cm), 탄두부(72cm), 전지부(4.125m), 추진동력장치부(1.805m)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탄두부(72cm)에서 폭발이 이루어지더라도 4.125m에 달하는 전지부가 완충역할을 하고, '1번'이 표기된 부분은 추진후부 내부 에 쓰여져 정비구 덮개로 보호를 받고 있으며, 발사 시부터는 물이 채워져 있는 상태이고 폭약 250kg 폭발 시 가스버블은 6m 내외로 가스버블이 팽창하면서 추진동력장치가 30∼40m 후방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폭발 시 추진후부 페인트 칠한 면이 열에 의해 손상되지 않아 잉크가 손상되지 않고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p. 200)

▲ 그림 15.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실린 어뢰 설계도와 어뢰 사진

이처럼 "1번" 마크는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이 북한 잠수함정이 쏜 북한 어뢰임을 입증하는 가장 중요한 증거이다. 그러나 합조단의 최종 보고서에서는 "1번" 마크에 대해 모호하게 언급하여 설명이 여전히 되지 않았으며 어뢰 파편이 북한제라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는데 실패했다.

(a) 어뢰 파편에 있던 페인트는 다 탔는데 그것보다 용융점이 낮은 유성펜 글씨가 폭발에 전혀 손상이 없이 살아남았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b) 이종인 씨의 금속 조각들의 바닷물에서의 부식 정도에 대한 실험에서 보여주었듯이, 어뢰 파편의 부식 정도는 물속에서 최소 6개월 이상 있었음을 보여준다. 합조단이 주장하는 50일보다는 훨씬 긴 시간이다.

(c) 합조단의 화학 분석에 의하면 파란색 잉크의 성분은 매직펜에 흔히 쓰이는 솔벤트 5이며, 합조단 스스로도 6월 29일 이것이 북한제임을 증명할 수 없다고 하며 "1번" 마크가 증거로서 불충분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d) 어뢰가 조립이 되었을 때, 그 "1번" 마크는 밖에서 볼 수가 없다. 그러면 그것을 쓴 목적은 무엇인가? 합조단은 북한 노동자들의 조립 목적으로 쓰여졌다고 했다. 그러면 왜 다른 부분에서는 그러한 마크가 없는지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다.

▲ 그림 16.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어뢰 보관 창고

최근에, 송태호 과기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폭발 도중 어뢰 뒤편에 온도가 0.1도보다 더 높게 올라가지 않으므로 "1번" 마크가 안 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송 교수가 폭발 후 초기 가스 버블 팽창을 버블 밖과 안의 압력이 같은 상황의 가역적 단열 과정에 맞는 공식인 PVγ=C 를 썼기 때문에 틀린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폭발 초기의 가스 버블 팽창은 비가역적 단열과정으로 근사해야 한다. 왜냐면 버블 내의 압력이 버블 밖의 압력보다 2만에서 20만배가 더 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가스 버블의 온도는 팽창 전후에 거의 같다.

▲ 그림 17.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실린 합동조사단의 수중폭발실험 장면. 물 속의 붉은 핵 부분은 폭발로 인한 가스 버블이다. 붉은색은 가스의 온도가 최소 4000K임을 보여준다.

사실, 합조단의 15g 폭약으로 한 모의 실험의 비디오를 보면 이승헌의 주장이 맞음을 알 수 있다. 그림은 가스 버블의 색깔이 노랑, 빨강이 될 때를 보여주는 데 그 색깔은 버블 내의 가스 온도가 최소한 4000K이 된다는 것이다. 그 버블의 반경은 0.25m 정도이다. 이 반경은 실제 360kg 폭약에 대해서는 28.8을 더 곱해 주어야 해서 약 7m에 해당한다. 따라서 "1번" 마크는 탔어야 한다.

(* '송태호 교수의 버블 팽창이 가역과정이라는 가정의 맹점' 부분 분량상의 이유로 생략. www.truthcheonan.info에 게재된 본 글의 전문 참조 바람)

4. 결론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민군합조단이 특수그물로 수거한 어뢰의 추진동력장치인 프로펠러를 포함한 추진모터와 조종장치 등을 "결정적 증거물"로 제시하고 있다. 이 '1번 어뢰'가 북한 어뢰이고, '1번 어뢰'와 천안함에서 발견된 흡착물이 동일하기 때문에 이 북한 어뢰가 천안함을 파손시켰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1번'은 TNT 250~360kg의 폭발이라면 모두 타서 없어졌거나 변색되었어야 하지만 원래의 색을 유지하고 있다. 천안함 선체와 어뢰추진체에서 발견된 흡착물은 폭발에 의해 생성된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라 상온 혹은 저온에서 장기간에 걸쳐 생성된 수산화알루미늄 계열이라는 것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데이터와 흡착물 시료 자체 분석으로 통해 확인되었다. 즉 유일한 물증으로 제시된 "1번"과 흡착물은 '1번 어뢰' 폭발설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이러한 결론은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이 없었다는 서재정의 결론과 전적으로 일치한다. "결정적 증거물"은 합조단의 결론이 틀렸음을 결정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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