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천안함 조사의 모순점을 파헤쳐 온 재미 학자들이 국방부가 발표한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를 종합적으로 반박하는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서재정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 이승헌 버지니아대 교수, 양판석 캐나다 매니토바대 지질과학과 분석실장, 박선원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은 3편의 글을 통해 국방부의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파괴됐다는 주장을 부정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서재정 교수는 "합조단의 5월 20일 발표는 어뢰설을 입증하는데 실패했으나,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어뢰설을 아예 부정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프레시안은 재미 학자들이 보내온 종합 반박문 전문을 게재한다. 처음으로 소개하는 1부는 서 교수가 작성한 '보고서의 데이터는 '북한어뢰설'을 부정한다'이다. 이승헌 교수와 양판석 박사가 공동으로 쓴 2부 '흡착물과 1번 표기는 '합조단의 어뢰설'을 부정한다'와 서 교수와 이 교수, 박선원 연구원이 같이 작성한 3부 '보고서의 데이타는 '원거리 비접촉 폭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이번 주 내에 완성본이 도착하는 즉시 게재할 예정이다. 종합 반박문은 이들이 운영하고 있는 웹사이트 '천안함의 진실'(www.truthcheonan.info)에도 실린다. <편집자> |
보고서의 데이터는 '북한 어뢰설'을 부정한다
-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교수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로 규정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천안함은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의해 절단되어 침몰되었고, 폭발위치는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좌현 3m, 수심 6~9m 정도이며, 무기체계는 북한에서 제조한 고성능폭약 250kg 규모의 CHT-02D 어뢰로 확인되었다"(29)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론의 근거로 "침몰 해역에서 수거된 어뢰 추진동력장치와 선체의 변형형태, 관련자들의 진술내용, 부상자 상태 및 시체검안, 지진파 및 공중음파 분석, 수중폭발의 시뮬레이션, 백령도 근해 조류 분석, 폭약성분 분석, 수거된 어뢰부품들의 분석 결과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28)을 든다.
그러나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실려 있는 수많은 데이터는 보고서의 이러한 결론을 부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천안함이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로 파손되었으며, 이 폭발은 북한제 어뢰의 폭발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보고서>의 데이터는 이러한 주장과 상반된다. 보고서에 수록되어 있는 여러 데이터, 즉 "침몰 해역에서 수거된 어뢰 추진동력장치와 선체의 변형형태, 관련자들의 진술내용, 부상자 상태 및 시체검안, 지진파 및 공중음파 분석, 수중폭발의 시뮬레이션, 백령도 근해 조류 분석, 폭약성분 분석, 수거된 어뢰부품들"은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이 없었으며, "어뢰 추진체"와 천안함의 파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어뢰가 북한제라는 증거가 없음을 입증하고 있다.
즉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데이터'는 같은 보고서의 결론인 '북한 어뢰설'을 부정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우선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데이터가 어떻게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설을 부정, 어뢰설이 설 자리가 없도록 하고 있는지 검토한다.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은 없었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인근에서 TNT 250~360kg에 상당하는 폭발물이 수심 6~9m에서 폭발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날 이러한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은 없었다. 이러한 폭발이 있었다면 남아야 할 파편과 충격파 및 버블효과의 흔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 정도 규모의 폭발에서 발생되었을 물기둥에 온 몸이 젖은 선원도 없고 이를 목격한 증인도 없다. TNT 250~360kg의 비접촉 수중폭발이 남겨 놓았어야 하는 흔적이 전혀 없다면, 이러한 증거에 기초하여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은 그러한 폭발이 없었다는 것이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실려 있는 데이터는 이러한 결론을 뒷받침한다. 즉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데이터는 스스로의 결론인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을 부정하고 있다.
폭발물의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은 네 가지 효과를 파생하여 목표선박에 피해를 준다. 첫번째는 파편이다. 어뢰의 외부를 구성하는 금속물질은 폭발시 산산조각이 나며 빠른 속도로 산개된다. 폭발원점과 목표선박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많은 수의 파편이 빠른 속도로 함체와 충돌, 흔적을 남기거나 뚫고 들어가 함체 내부에 박힐 것이다. 두번째는 충격파다. 폭발시 발생하는 충격파는 물이라는 매개를 음속 이상의 속도로 이동하여 선체와 충돌하여 직간접 피해를 야기한다. 충격파는 함체와 접촉시 강한 압력을 가해 함체를 절파하거나 변형시킨다. 간접적으로는 충격파가 함체 전체를 진동시켜 내부 기기와 부품들을 파손시킨다.
세번째는 버블효과이다. 폭발시 발생하는 고온가스가 물속에서 풍선을 만들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선체를 직접 파손하거나 강하게 뒤흔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폭발물의 비접촉 수중폭발은 물기둥을 발생시킨다. 앞의 세 가지 효과는 외부 관찰자가 직접 목격하기 어려운 반면 물기둥은 통상 수면에서 수십m 이상 치솟기 때문에 외부 관찰자가 목격할 수 있는 현상이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인근에서 TNT 250~360kg에 상당하는 폭발물의 비접촉 수중폭발이 있었다면 파편과 충격파 및 버블효과의 흔적이 남았을 것이고 물기둥이 발생했을 것이다. 이중 하나라도 증거가 있다면 비접촉 수중폭발의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지만, 단 한 가지의 증거도 없다면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설은 폐기되어야 한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단 한 가지의 증거도 없음을 확실하게 입증하고 있다.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이 없었다면 어뢰설은 설 자리가 없다.
# 1. 파편과 부품은 다 어디로 갔는가
어뢰 폭발시 파편의 이동거리는 폭발에서 발생되는 모멘텀에 비례한다. 강력한 폭발일수록 파편은 멀리 분산됐을 것이고, 폭발이 강하지 않았다면 파편은 멀리 가지 못했을 것이다. 이론적으로 천안함과 접촉할 수 있는 파편의 수는 어뢰와 천안함 사이 거리의 제곱의 역에 비례한다.
합조단의 발표대로 강력한 비접촉 수중폭발이 있었고 폭발위치가 천안함에서 멀지 않았다면 많은 수의 금속조각들이 천안함과 충돌, 선체에 박혔거나 자국을 남겼을 것이다. 그러나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조사활동간 해저 수거물과 함께 함수와 함미, 연돌, 가스터빈을 인양 후 미세 증거물 채증에 역량을 집중하여 금속성분으로 판단되는 164점의 증거물을 채증하였"지만(118) "천안함 사건에 사용된 어뢰의 파편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금속은 식별하지 못하였다"(120)고 결론짓고 있다. 즉 해저와 함체에서 폭발물 파편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시인하고 있다.
▲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 U-Boat가 사용한 어뢰. 페인트가 옅어서 외피가 잘 보인다. 이 어뢰 외피가 터질 때 얼마나 많은 파편이 함정을 향해 날아갈지는 수류탄 파편만 생각해도 쉽게 짐작이 갈 것이다. |
합조단은 파편이 발견되지 않은 이유가 파편이 조류에 휩쓸려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설명의 전제는 비과학적이다. 이러한 설명은 파편이 3~4m도 밀려나가지 않아 천안함과 접촉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합조단의 주장대로 250kg의 폭발물이 천안함에서 약 3m 정도의 거리에서 폭발했다면 충격파가 천안함과 접촉하는 순간의 압력은 1만psi가 넘었을 것이고, 이 정도의 압력이라면 가벼운 파편들은 선체에 깊숙이 박히거나 선체를 뚫고 지나갔어야 정상이기 때문에 합조단의 전제는 성립하지 않는다. 있을 수 없는 전제에 기초한 합조단의 설명은 틀린 것이다.
합조단과 국방부는 이외에도 파편의 위치에 관해 두 가지 모순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첫째, 무거운 어뢰 추진체는 30m 이상 밀려났지만 그보다 작고 가벼운 파편은 3~4m도 이동하지 않았다. 둘째, 폭발시 파편은 3~4m도 밀려나지 않았지만 어뢰추진체 근처에서 파편은 발견되지 않았다. 두 가지 모두 과학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모순된 주장이다.
국방부는 "시뮬레이션 결과 어뢰폭발시 추진체는 30m 이상 밀려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추진체 정도의 무게를 가진 부품이 30m 이상 밀려났다면 그보다 가벼운 파편들은 훨씬 멀리 밀려났을 것이므로 천안함 쪽으로 밀려난 파편들은 당연히 함체와 충돌하여 함체를 뚫어 구멍을 내거나, 박혀 있거나, 충돌의 흔적을 남기고 튕겨나갔을 것이다. 파편이 추진체와 같이 30m만 밀려났다고 하더라도 가스터빈실 함저 좌우로 약 30m씩 파편의 흔적이 남았어야 정상일 것이다. 따라서 천안함에는 함수에서부터 함미까지 파편이 무수히 박혀 있거나 파편과의 충돌흔적이 무수히 있어야 한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천안함의 선체에서는 파편도, 파편 흔적도 발견되지 않는다. 국방부의 주장대로 어뢰추진체를 30m 이상 밀어낼 정도의 폭발이 있었다면 자연히 뒤따라야 했을 일이 벌어지지 않은 것이다.
한편 천안함 함체에서 파편이 대량으로 발견되지 않은 것은 어뢰의 폭발력에도 불구하고 파편이 3~4m 이상 이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합조단은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바로 위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비과학적이다. 하지만 설령 합조단의 주장이 맞는다고 가정하더라도 합조단의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 합조단의 주장대로 파편이 4m 이상 이동하지 못했다면 어뢰의 거의 모든 부품과 파편, 외피 조각은 폭발장소에서 4m를 넘기지 못한 위치에서 관성을 잃고 가라앉기 시작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 모든 부품과 파편은 이후 해류의 방향과 속도에 따라 일정한 패턴을 보이며 해저에 도착했을 것이고, 어뢰추진체가 발견된 지점 주위에서 어뢰의 모든 부품과 파편, 외피가 발견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합조단은 쌍끌이어선을 5월 10일부터 운용하여 5월 15일 어뢰추진체를 인양하고, 증거물 추가 인양을 위해 5월 20일까지 지속 운용했음에도 다른 부품과 파편을 발견하지 못했다. 합조단의 주장대로 비접촉 수중폭발이었기 때문에 파편이 천안함을 가격하지 않았다는 게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셈이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파편이 선체에서도 해저에서도 발견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다. "어뢰 외부 재질이 주로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되어 있어 폭발시 물에 녹거나 미세한 파편으로 분해되"(118)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합조단은 스스로도 보고서 같은 페이지에서 "1~7mm 정도의 작은 파편"(118)을 발견했다고 시인하고 있고, 알루미늄 산화물이라는 하얀 "흡착물" 가루까지도 채취했다. "미세한 파편"이라서 발견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자가당착이다. 더군다나 알루미늄 합금이 폭발 시 물에 녹는다는 것은 아직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은 세계 최초의 이론으로 보인다.
어뢰가 폭발했다면 파편이 있는 것이 당연하고, 그 파편의 위치는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들이 폭발에 의해 강하게 밀려나갔다면 천안함 함체에 다수가 박혀 있을 것이고, 폭발이 강하지 않아 천안함을 타격할 정도가 되지 않았다면 해저에 모두 가라앉았을 것이다. 후자의 경우 어뢰추진체가 발견된 지점의 주위에서 무거운 부품들이 발견되기 시작해서 해류의 흐름에 따라 거리가 멀어지며 점차 가벼운 파편들이 발견되었을 것이다. 파편과 부품이 천안함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해저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면 어뢰가 폭발했다는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은 어뢰의 파편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양심적으로 시인하고 있지만, 보고서는 이를 어뢰설과 연결시키기 위해 알루미늄 합금이 물에 녹는다는 식의 견강부회를 하고 있다. 사실과도 일치하고 않고 과학적이지도 않은 결과보고서의 '해석'을 논외로 한다면,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사실'은 파편과 부품 및 외피 조각 대부분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설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더욱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은 "생존자 환자 상태 및 시신에 대한 검안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볼 때 환자와 시신에 화상, 파편상, 관통상은 없었다"(132)다며 파편의 가능성을 부인하는 증거를 추가하고 있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가 파편과 관련하여 제시한 모든 사실은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설을 부인하고 있다.
# 2. 충격파는 있었는가
어뢰의 비접촉 수중폭발이 있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충격파도 생겼을 것이다. 충격파가 생기지 않는 폭발물은 없고, 어뢰의 경우 통상 폭발에너지의 대부분은 충격파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충격파는 천안함에 직접 및 간접적 피해를 야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천안함에서는 충격파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설과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이다.
통상적으로 어뢰에서 발생하는 충격파의 압력은 버블효과의 최고압력보다 6~10배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어뢰의 비접촉 수중폭발로 천안함이 피해를 입었다면 충격파에 의한 것이 더 컸을 것이다. 충격파는 폭약이 폭발하는 순간 주변의 매체(어뢰의 경우는 물)를 강하게 밀어내 생기는 파동으로, 음속보다도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천안함에 강력한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TNT 250kg의 폭약이 수심 6m에 폭발한 경우와, TNT 360kg의 폭약량이 수심 7m에 폭발한 경우를 상정하여 충격파의 크기를 추정해 본다.
이를 위해 호주 국방부 국방과학기술기구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제시한 공식과 <합동조사결과 보고서> 215페이지에 제시된 공식에 따라 그 충격의 크기를 계산하면 100~121MPa(메가파스칼), 이를 psi로 환산하면 14,567~17,575psi가 나온다. 이 정도 충격이 주는 파괴력을 이해하기 쉽게 5psi의 파괴력과 비교해보자. 다음 사진은 5psi가 가옥에 미치는 파괴력을 보여준다.
▲ 5psi가 가옥에 가하는 피해 |
합조단의 주장대로 폭발량 250kg 규모의 비접촉 수중폭발이 있었다면 여기서 발생한 충격파가 천안함과 접촉하는 지점에서 최소한 1만5000psi가 되는 압력이 가해졌을 것이며, 5psi로 집이 무너질 정도라면 이의 3000배가 넘는 충격파는 무쇠로 만든 선박이라도 만신창이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래의 사진이 보여주는 것처럼 어뢰의 충격파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았을 함수와 함미의 선저는 너무나도 깨끗하다. 천안함 선저의 이러한 상태는 어뢰의 충격파 효과와 일치하지 않는다.
▲ 함수 함미의 선저 ⓒ국방부 |
충격파는 폭발원점과 선체의 거리가 가장 짧은 지점에서 최대의 압력을 가하지만, 구형으로 전파되는 특성 때문에 선저 전체에 압력을 가하게 된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주장과 같이 TNT 360kg이 수심 7m에서 폭발했다면 선저는 폭발원점과의 최단거리를 중심으로 하여 좌우 20m 이내는 최고 1만psi~2000psi의 압력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선저 도처가 찢어지거나 변형이 되는 파손 형태가 나타나야 한다. 미국에서 실행한 시뮬레이션은 수중 비접촉 폭발이 있을 경우 선저의 파손 형태가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천안함 선저의 파손 형태는 이와는 천양지차이다.
▲ 천안함 함체와 시뮬레이션 파손 비교 ⓒ국방부 |
만약 조사단이 발표한 것과 같은 어뢰의 폭발이 있었다면 천안함 다른 부분도 충격파의 2차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지 않던 선원들, 특히 견시병같이 갑판이나 외부에 노출된 병사들은 허공으로 튕겨나갔을 것이고, 그 충격의 여파로 선체 부품들의 이음매, 부착물, 무기체계 들도 원위치에서 이탈하거나 파손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사단의 발표는 "충격으로 쓰러진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이 튀었다"고만 적시하고 있다. 그리고 합동조사단이 공개한 디젤기관실에서도 이러한 충격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모든 이음매들이 깨끗하게 남아 있는 정도가 아니라 심지어 스피커까지도 붙어 있다.
▲ 디젤 기관실 ⓒ국방부 |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다음의 사진 두 장이다. 합조단이 (5월 20일) 중간보고 당시 공개한 선체 내부 40mm 탄약고와 76mm 탄약고 사진에서 탄약들은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이 사진들은 내부 폭발설을 불식시키는 결정적 증거로 보인다. 즉 탄약이 폭발하지 않고 원상태대로 잘 보존되고 있었다는 물적 증거이므로 탄약이 내부에서 폭발한 것 아니냐는 내부폭발설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그러나 이 '증거'는 충격파와 일치하지 않는다. 1만psi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면 탄약들은 마구 흐트러지고 외부 손상이 있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두세개의 탄약을 제외하고는 모두 멀쩡하고, 찌그러진 것도 중간 부분이다. 또 탄약은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 40mm 탄약고 ⓒ국방부 |
▲ 76mm 탄약고 ⓒ국방부 |
합조단은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를 출간하며 같은 사진을 59페이지에 게재하며 아래의 사진이 보여주는 것과 같이 설명을 바꿨다. "40mm 탄약고"와 "76mm 탄약고"가 "하역하여 정리한 40mm 탄약상자"와 "하역하여 정리한 76mm 탄약상자"로 둔갑한 것이다. 또 중간 보고 당시에는 보여주었던 디젤기관실 내부 사진이 오히려 종합보고서에서 실종되었다. 어뢰의 근접 폭발이 있었다면 당연히 있었어야 할 충격파와 일치하지 않는 사진은 실종되고, 다른 사진은 설명을 바꾸게 된 경위가 밝혀져야 할 것이다.
▲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하역하여 정리한 40mm 탄약상자" ⓒ국방부 |
▲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하역하여 정리한 76mm 탄약상자" ⓒ국방부 |
TNT 250~360kg에 해당하는 대형 폭발물이 선체에서 3~4m 떨어진 근거리에서 폭발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충격파도 생겼을 것이고, 그 충격파는 선체에 직접적 및 간접적 손상을 입혔을 것이다. 그러나 선체의 파손 모습과 내부 상태는 충격파를 부정한다. 더욱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부상자들이 "골절, 타박상 및 염좌 등의 부상"(122)을 입었다고 시인, 천안함이 어뢰 이외에도 기뢰나 좌초 등의 이유로 심하게 흔들리며 선원들이 넘어지거나 떨어지면서 부상당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거대 폭발물의 근접폭발시 충격파로 발생하는 고막, 비강, 폐 및 내장의 파손과 같은 부상을 적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천안함의 절단면과 가까운 곳에서 발견된 사망자에게도 이러한 부상이 없다는 것은 충격파가 없었다는 추가의 증거이며,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과 일치하지 않는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가 충격파와 관련하여 제시하는 사실은 TNT 250~360kg의 근접 폭발설을 부정한다.
# 3. 버블효과는 있었는가
어뢰나 기뢰와 같은 수중 폭발물은 폭발시 파편 이외에도 버블효과를 생산한다. 폭발하는 순간 발생하는 고열가스가 고속으로 팽창하며 일종의 풍선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 버블은 내부의 가스압력과 외부의 수압이 평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팽창을 중단해야 하지만, 일종의 팽창관성 때문에 이 지점을 넘어 과도팽창한다. 이후 최대팽창점에 도달한 버블은 수압이 내부 가스압력보다 높기 때문에 수축에 들어가고, 이때 과대수축되면 다시 팽창하는 사이클을 반복한다. 함정이 최대팽창점 안에 있다면 함정은 버블의 팽창과 수축에 요동되고, 충격파까지 추가되면 함체가 절단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합조단은 어뢰의 비접촉 수중폭발로 생성된 버블이 천안함을 절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합조단의 버블효과 시뮬레이션 결과는 천안함의 피해상태와 현격히 차이가 난다. 또 필자의 분석으로는 폭발물 250~360kg의 비접촉 수중폭발로 생성된 버블은 천안함을 절단하기 거의 불가능하다. 시뮬레이션이 천안함의 절단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합조단의 버블효과 주장에는 심각한 버블이 끼어 있다고 하겠다.
버블효과는 천안함을 절단시킨 유력한 용의자로 부각되었으나, 조사단이 발표한 것과 같은 버블효과는 천안함을 절단시킬 만한 위력이 되지 못한다. 폭발물 250kg정도가 수심 6~9m에서 폭발할 때 물속에서 생성되는 버블이 천안함에 충격을 줄 수는 있었겠지만, 그 충격의 크기는 30~80bar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의 압력이 15bar인 것에 비교하면 군함이 그 2~5배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절반으로 절단되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버블효과를 보여준다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며 이것이 대단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 버블효과만으로 선박을 절단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설령 이 정도의 버블압력으로 천안함이 절단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합조단은 그 가능성조차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합조단이 결과보고서를 발표하던 5월 20일 기자회견장에서 버블효과를 보여주는 시뮬레이션 동영상이 상영되었지만, 정작 시뮬레이션은 그때까지도 완료되지 않았다. 이 시뮬레이션은 어뢰폭발 후 첫 0.5초간 천안함이 부분적으로 파손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천안함이 절단되는 것까지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천안함이 버블효과로 절단될 수 있는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서재정의 글이 발표된 직후 <동아일보>는 합조단의 시뮬레이션이 더 진전되었다며 폭발 후 1초간의 버블효과를 보도했지만 이 역시 천안함이 절단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더욱이 합조단과 <동아일보>가 공개한 시뮬레이션은 천안함이 과연 버블효과로 손상을 입었는지에 의문을 갖게 한다. 버블은 기본적으로 구형이므로 버블이 천안함과 충돌하여 손상을 입혔다면 천안함의 선저를 거의 구형과 유사하게 변형시켰을 것이다. 시뮬레이션도 예상되는 변형의 모습이 크게 보아 구형을 띄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천안함 선저의 피해양상은 구형이라기보다는 날카로운 물체에 밀려서 올라간 것과 같은 각이 진 모습을 하고 있다. 또 시뮬레이션은 선저가 버블로 밀려올라가면서 가장 윗부분의 인장이 선체의 인장강도를 넘어서 일부분 찢어지고, 그 부분은 흘수선을 훨씬 넘어서 갑판에 가까울 정도로 밀려 올라감을 보여준다. 그러나 천안함은 가장 많이 밀려 올라간 함수부분도 4,107mm만이 밀려 올라갔고, 절단면도 역W의 모습을 하고 있어 '一'자모양의 시뮬레이션 파열 모습과 현격히 불일치한다.
▲ 함수 절단면 ⓒ국방부 |
천안함의 우현 절단면이 보여 주듯이 천안함을 가운데 부분이 통째로 떨어져 나갔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은 버블효과로 천안함이 절단되는 것조차 불가능함을 입증하고 있다.
▲ 함수 절단 부위 좌현 ⓒ국방부 |
▲ 천안함 절단면의 시뮬레이션 ⓒ국방부 |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시뮬레이션에 많은 공을 들였다. 폭약의 양도 250kg에서 360kg까지 다양하게 설정했고, 폭발의 위치도 여러 가지를 설정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합조단은 이 모든 조건에서 버블효과로 천안함을 파손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하고 있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실린 그 모든 시뮬레이션 중 단 하나도 버블효과로 천안함을 절단하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시뮬레이션은 버블효과로 천안함이 절단되지 않음을 입증 ⓒ국방부 |
뿐만 아니라 모든 시뮬레이션은 버블효과로 천안함의 실제 파손 모습과 같이 가스터빈실 부분이 떨어져 나가도록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입증하고 있다. 천안함은 가스터빈실 부분의 함저가 "프레임 72부터 프레임 85까지 절단되어 7.8m가 떨어져 나갔다."(98) 천안함은 두 동강이 난 것이 아니라 가운데 부분이 떨어져 나가서, 함수와 함미, 가스터빈실 함저 등 세 부분으로 절단됐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은 함저 가운데가 절파되어 벌어질 것임을 보여주는 반면, 이러한 세 동강 절단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시뮬레이션은 버블효과로 천안함을 세 조각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 시뮬레이션은 버블효과로 천안함을 세 동강내는 것이 불가능함을 입증 ⓒ국방부 |
또 시뮬레이션은 버블효과로 예상되는 선저의 변형 형태가 천안함의 실제 변형 상태와 전혀 다르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버블이 가스터빈실 부분의 함저를 구형으로 밀어 올려 가운데 부분은 최소한 3m 이상이 원위치에서 이탈함을 보여준다. TNT 360이 수심 7m에서 폭발한 경우의 해석결과 (보고서 161~161페이지 그림 3장-6-17)에서 함저가 최대로 변형된 듯한 0.3초의 시뮬레이션은 가스터빈실 선저 외판이 4m 이상 휜 것으로 보이는 반면 인양된 가스터빈실 선저 외판 (보고서 109페이지 그림 3장-2-9)은 채 1m도 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예상되는 선저의 변형과 천안함의 실제 변형은 불일치 ⓒ국방부 |
마지막으로 모든 시뮬레이션은 버블이 선체를 파손한다면 가스터빈실 부분의 함체 가운데가 일자로 파열될 것이라고 보여주고 있다. TNT 360이 수심 7m에서 폭발한 경우의 해석결과 (보고서 167~168페이지 그림 3장-6-20)가 보여주는 것과 같이 버블효과는 가스터빈실 바로 밑의 함체 가운데를 일자로 파열하기 시작하여 그 파공을 넓게 벌려주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나 오른쪽의 사진이 보여주는 것과 같이 천안함 가스터빈실 바로 밑의 함체는 가운데가 멀쩡하고 오히려 앞뒤 부분이 절단되어 있다. 버블효과로 예상되는 파열의 모습과 천안함의 손상 형태가 비슷하지도 않음을 시뮬레이션이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 버블효과로 인한 파열 형태와 가스터빈실의 변형 상태는 불일치 ⓒ국방부 |
이러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천안함 파손과 연결 짓기 위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한 가지 기교를 부린다. 아래와 같이 시뮬레이션의 결과와 천안함의 파손 모습을 오버랩시켜서 천안함이 버블로 인한 손상을 입었다는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 "예측된 손상 결과와 실제 손상상태 비교": 함미부와 함수부 (보고서 173~174) ⓒ국방부 |
그런데 이러한 착시 현상은 포토샵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인다. 결과보고서는 수많은 시뮬레이션 결과 사진을 게재하면서도 위의 오버랩에 사용된 시뮬레이션 사진은 별도로 보여주지 않고 있다.(이 사진은 반드시 공개되어야 한다) 위의 오버랩에 사용된 사진이 없으므로 예를 들어 TNT 360kg이 수심 7m에서 폭발한 경우의 시뮬레이션 결 (162)로 설명을 하면 다음과 같다. 이 시뮬레이션을 보면 시뮬레이션이 끝나는 1.9초까지도 선박은 절단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1.9초 당시의 시뮬레이션은 버블이 붕괴되어 있어 선체 파손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으므로 선체 파손 모습이 잘 보이는 1.3초 당시의 결과로 예를 들어 보자. 즉 시뮬레이션의 결과를 포토샵으로 절단해서 천안함의 사진과 오버랩을 한 것이다. 시뮬레이션이 천안함을 절단하지 못하자 포토샵으로 절단한 것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다.
▲ 위의 사진을 만든 과정 추정 |
이렇게 해서 얻은 결과도 좌현 쪽에 국한되지 우현 쪽은 보여줄 정도로 유사하지 않다는데 합조단의 고민이 있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해석을 통해 예측된 좌현 쪽의 손상 결과는 3D 레이저 스캐닝하여 얻은 실제 손상상태와 정성적으로 매우 유사함을 확인하였다"(176, 강조 추가)고 비교 결과를 정확하게 국한한 반면, 우현 쪽은 아예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아래의 사진이 보여주는 것과 같이 우현 쪽은 가스터빈실 부분이 통째로 떨어져 나가있지만 시뮬레이션은 여전히 함체가 붙어 있는 상태에서 함저가 위로 밀려 올라가 있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우현 부분을 공개하면 더 확실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천안함 절단면 형상 중 우현 (보고서 53페이지 그림 2장-1-9) ⓒ국방부 |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비접촉 수중폭발을 전제로 한 시뮬레이션으로 천안함의 절단 가능성조차 없음을 입증하고 있다. 또 시뮬레이션은 천안함이 버블효과로 파손되었다면 가스터빈실 함저 중앙부분이 일자로 파열되고, 파열부분은 거의 갑판까지 밀려 올려갈 것임을 의심의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가스터빈실 앞뒤가 절단되고 함저 중앙부분에는 파열이 없는 천안함의 파손상태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버블효과가 있었음을 입증하기 위해서 제시한 유일한 근거인 시뮬레이션은 오히려 버블효과가 없었음을 확증한다. 전문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시행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이렇게 버블효과를 의심의 여지없이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절단하여 천안함 절단과 유사하다는 결론을 억지로 도출하고 있다.
# 4. 물기둥은 있었는가
마지막으로 물기둥이다. 무수한 수중폭발 사진들이 보여주듯이 대형 폭발물이 수중폭발하는 경우 물기둥이 하늘로 치솟는다.
▲ 수중폭발시 발생하는 물기둥 ⓒ국방부 |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도 219쪽에서 TNT 250kg이 수심 6m에서 폭발하였을 때, 최대 제트 높이가 82m라고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 같은 페이지에 있는 <그림 부록 Ⅱ-1-10> 그래프를 적용하면 이 경우 생성되는 물기둥의 최대 직경은 23m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공식을 이용하면 TNT 360kg이 수심 7m에서 폭발하였을 때 최대 높이가 92m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최대직경은 그래프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추정할 수 없지만 최소한 23m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즉 TNT 250~360kg이 수심 6~7m에서 폭발했다면 최대높이 82~92m, 최대직경 23m인 물기둥이 생성되었을 것이다.
나이아가라 폭포 중 가장 높은 곳은 53m이고 다른 곳은 21~30m라는 점에 비춰볼 때 합조단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폭발이 있었다면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두 배나 높은 물기둥이 생성됐을 것이다. 그리고 물기둥의 직경은 천안함의 두 배가 넘었을 것이다. 이 정도의 물기둥이라면 천안함에 있던 좌현과 우현의 견시병은 온몸이 물에 흠뻑 젖었을 것으로 예상해도 무리가 아니다. 갑판에 있지 않았던 선원들도 물기둥을 봤거나 물이 천안함을 뒤덮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 <합동조사결과 보고서> 물기둥의 최대높이와 최대직경 ⓒ국방부 |
그러나 물기둥을 목격했다는 선원은 아무도 없다. "생존자들은 거의 동시에 폭발음을 1~2회 청취하였"(204)다고만 증언하고 있으며 물기둥을 봤다는 사람은 없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가 인용한 음탐부사관은 "물기둥은 보지 못하였다"(123)고, 전탐부사관은 "물기둥.섬광 등은 보지 못했"(124)다, 좌현 견시 근무를 하던 갑판병은 "물기둥, 화염 등은 보지 못하였"(125)다는 등 물기둥을 언급한 선원은 모두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고 명시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높이 80m, 지름 20m가 넘는 물기둥이 천안함을 뒤엎었는데 갑판에 있었던 좌현 견시병은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125)다는 진술 밖에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소결론에서 "물기둥 목격자…는 없었다"고 확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결론에서 이러한 증언이 "수중폭발로 발생한 물기둥 현상과 일치"한다(204)고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 더욱이 125쪽에 인용한 견시병의 증언은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다임에도 불구하고 결론 부분인 204쪽에서는 "얼굴에 물이 튀었다"고 과장되게 해석될 수 있는 표현으로 바꾸고 있다. 선원 중 물기둥 목격자도 없고 물기둥에 온 몸이 흠뻑 젖은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수중폭발로 발생한 물기둥 현상과 일치"한다는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결론을 부정한다. 물기둥 목격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증언에서 물기둥을 언급한 선원은 모두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고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결론을 부정하고 있다.
합조단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은 없었다
이상에서 본 것과 같이 합조단의 주장대로 어뢰의 비접촉 수중폭발이 있었다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파편, 충격파, 버블효과 및 물기둥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천안함 사건에 사용된 어뢰의 파편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금속은 식별하지 못하였다"(120), 버블효과로 예상되는 파손은 천안함의 실제파손과 다르다, 충격파의 흔적은 없다고 보고서에서 확인해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망자와 부상자의 부상 상태도 근접 비접촉 수중폭발과 일치하지 않고, 물기둥의 증거와 증인도 없다는 사실도 확인해주고 있다.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는 이러한 사실과 정반대되는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설을 결론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합동조사결과 보고서> 내에 있는 전문가들의 분석과 데이터는 천안함 인근에서 TNT 250~360kg의 폭약이 수심 6~9m에서 폭발한 것과 같은 '근거리 비접촉 수중폭발'은 없었다고 입증하고 있다.
▲ 필자 서재정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 ⓒ프레시안 |
* 괄호안의 숫자는 국방부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의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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