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국경지대에서의 경제 협력 움직임이 양국 간 노동력 유출입으로 확대되고 있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마주한 중국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시는 이달 중으로 북한 노동자 100명을 취업시킬 계획이며, 압록강 하류의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도 1000여 명의 북한 인력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8일 각 성(省)과 시(市)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중국 각지에 퍼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인상이 강하지만, 최근 북중 접경지대에서는 고수익을 노리고 한국과 일본, 중국 임해지역으로 빠져나가는 노동자들이 급증해 노동력 부족이 심각하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에 따라 인건비도 오르는 추세로, 임금이 싼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이는 것이 급선무였다는 것이다.
이런 조치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북한으로서는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양국의 의도가 일치하는 모양새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북중 경협 통한 투먼시의 '야심찬 계획'
최초로 북한 노동자들을 받아들인 투먼시는 지난 13일 북한 주민들의 무관세 교역을 허용하는 호시(互市) 무역 시장을 여는 등 최근 북중 경협의 구심점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앞서 투먼시는 북한 청진항 3,4호 부두의 15년 사용권을 확보하면서 투먼-청진을 통한 동해 항로 개척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시 당국자는 북한 노동자 1진이 북한 무역 관련 공단인 '북조선공업단' 내의 플라스틱 가공 공장 등에서 일하게 된다면서 이들의 도망을 막기 위해 북한 내 숙소와 중국 내 공장을 버스로 잇는 통근 형태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투먼시의 행보는 중국 동북지역 일대를 아우르는 '초국경 경제협력지구'라는 좀 더 큰 그림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샤오준(易小准)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지난달 1일 지린성 창춘(長春)에서 열린 '다투먼(大圖們·대 투먼) 제안회의'에서 밝힌 구상이다.
투먼시의 구상은 한국과 일본 진출까지 아우른다. 시는 '북조선공업단'에서 생산된 제품도 북한에만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청진항을 통해 해로로 한국과 일본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아사히>는 투먼시에서 생산된 제품을 청진까지 대량 수송하는 데엔 북한 철도의 노후화나 정비되지 않은 도로망 등이 문제가 된다면서 대규모 개선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은 북한과 함께 투먼-청진 간 철도 보수 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청진항 개량 공사에는 자국 기업의 대형 크레인을 제공할 예정으로도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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