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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환율 전쟁, 단독 플레이 나선 미국이 승자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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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환율 전쟁, 단독 플레이 나선 미국이 승자될 것"

"G20 서울 정상회의가 협력 기회, 하지만 분열될 것"

국내 물가상승 압력과 자산거품에 대한 우려가 비등한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또다시 기준금리를 현행 2.25%로 동결한 최대 배경은 국제환율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회의 뒤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환율의 변동성 확대 등이 세계 경제는 물론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제환율전쟁의 승자는 미국이 될 것이며, 다른 나라들에게는 타격이 되는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해 주목된다.

또한 이 신문은 오는 11월 11일 열리는 G20 서울 정상회의는 이런 사태를 피하기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합의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환율전쟁은 세계적인 위기에 해당하지만, 당사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각국의 지도자들도 뜻을 모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음은 'Why America is going to win the global currency battle'라는 이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편집자>


"미국, 디플레 피하기 위해서라면 수단방법 가리지 않을 것"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양적완화(QE)라는 공격적인 통화정책에 나서면서 달러에 대한 여러 나라 통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나라들로 자본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 나라들은 원치 않은 이러한 환율 상승과 자본 유입을 저지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이 싸움에서 미국은 반드시 이길 것이다. 실탄이 무한정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증발할 수 있는 달러에는 제한이 없다.

미국의 정책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진행될 것인지 알고 싶다면 최근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의 연설이 참고가 될 것이다. 그는 "미국의 경제성장이 실망스러울 정도로 저조하다"면서 "초저금리 정책이 주택시장과 부채 부담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 수준을 넘어서 가계와 기업이 쓸 돈을 공급하는 데 기여할 정도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하락 추세에 놓인 미국의 낮은 인플레이션율은 심각한 상황을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 최악의 경우 미국 경제는 부채발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 미국의 채권 수익률과 인플레이션율은 이미 1990년대 일본의 전례를 따르고 있다.

Fed는 이런 추세를 저지하려고 한다. 미국의 추가 양적 완화 정책이 임박한 것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간단히 말해서 미국 정책당국은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Fed는 미국 경제가 충분할 정도로 리플레이션(재확장) 국면이 되기까지 정책수단을 가동할 것이다. 이런 정책들이 다른 나라들에게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는 미국의 관심사가 아니다.

미국의 정책이 세계에 미칠 영향은 분명하다. 스위스처럼 상대적으로 통화팽창정책이 약한 나라나 고수익이 기대되는 신흥시장으로 자본이 유입될 것이며, 이미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Fed, 세계 다른 나라들 분열시키고 있어"

국제금융연합회(IIF)는 2010~2011년 신흥시장에 800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이 해외로부터 순유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IIF는 이들 나라들은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시장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환율 하락 추세를 막기 힘들 것이다.

자본이 몰려드는 나라들은 차악을 고르는 선택을 해야할 처지다. 환율 급락을 허용해 수출 경쟁력 저하를 감수할 것인지, 환율시장에 개입해 원치 않는 달러를 축적함으로써 국내 유동성 과잉을 초래해 대외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인지, 과세 등 여러 수단으로 자본 유입을 통제할 것인지.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런 상황에 처한 정부들은 3가지 선택지 모두를 조합한 방법을 썼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반대의 시나리오를 얘기하기도 한다. 중국이 미국의 통화팽창정책에 맞서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위안화 평가절상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다.

중국은 독일이 그리스에게 강요하듯 미국의 국내 물가를 하락시켜 환율 문제를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중국에게도 좋지 않다. 중국은 미국의 채권자이기에 미국의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디플레이션은 세계를 경기침체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

"앞으로 국제간 조정작업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올리비에 블량샤르의 지적은 타당하다. 이런 조정 작업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환율과 자본유입 문제에 대해 미국은 협의하려는 자세 대신 돈을 찍어내 자국의 의지를 관철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어떻게 해서든 이 전쟁에서 이길 것이다.

모든 나라들이 협력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G20 정상들이 개별 국가들의 정책대응을 상호평가하는 MAP(Mutual assessment process)이라는 G20 절차를 활용해 이런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는 11월 서울 정상회의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응해 세계 정상들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럴 의지가 있는지는 의문이 많다. 지난 글로벌 위기의 최악의 순간에 지도자들은 협력했다. 하지만 이제 Fed는 다른 나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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