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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무너진 광산 갱도에 '사랑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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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무너진 광산 갱도에 '사랑의 목소리'

매몰 광부들, 가족과 전화 연결에 감격…구조팀, 광부 '우울증' 관리에 부심

"우리는 당신을 생각하고 있고, 당신은 반드시 기운을 내야 한다고 말해줬어요. 그가 쉴 새 없이 말해서 내가 끼어들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광산 붕괴사고로 지하 700m 갱도에 갇힌 칠레 광부들에게 매몰 24일 만인 29일(현지시간) 가족들의 음성이 닿았다. 광부 라울 나르바에즈의 아내 카롤라는 남편의 정신적 상태가 전화 통화로 인해 호전됐다면서 위와 같이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30일 보도했다. 카롤라는 사고 현장에 있던 광부 가족들 사이의 분위기는 낙관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칠레 북부 코피아포 지역의 산 호세 광산이 무너지면서 광부 33명이 까마득한 지하에 갇혔다. 이들은 지난 22일 갱도까지 뚫고 들어온 구조대의 드릴에 쪽지를 매달아 보내 전원이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칠레 당국은 이들을 구조할 계획에 착수하는 한편 광부들의 힘을 돋우기 위한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부심해 왔다.

<BBC>는 30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3주 이상 지하 갱도에 갇혀 있는 칠레 광부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했다며 그들 각각에게 1분씩이 주어졌다고 전했다.

갱도로 전화선을 늘어뜨리기 전까지 광부들은 편지를 통해서만 가족들과 연락을 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광부들은 지상 구조팀이 내려 보낸 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피신처의 영상을 찍어서 보내기도 했다. 영상은 26일 칠레 국영 텔레비전 떼베에네(TVN)를 통해 방영돼 칠레 전역에 감동을 줬다. 영상 속 대부분의 광부들이 밝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 칠레 산 호세 광산 붕괴사고로 지하에 매몰된 광부들이 지상 구조팀이 갱도로 내려 보낸 소형 카메라에 자신들의 모습을 찍어 보냈다. ⓒ로이터=뉴시스

그러나 영상 촬영을 거부하며 우울 증세를 보인 광부들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심리학자들은 가족들과의 통화가 그들의 용기를 북돋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메 마날리치 칠레 보건장관에 따르면 심리학자들은 "(광부들이)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낙관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가족들에게 당부했다.

심리학자들이 기대한 효과는 실제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마날리치 장관은 광부들의 정신력이 가족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울 증세를 보였던 5명의 상태도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칠레 정부는 광부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비디오 게임기와 DVD, MP3 플레이어, 소형 홈씨어터 등도 갱도에 공급할 계획이다. 광부들이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제어하는 것이 그들의 생존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란 판단에서다.

또 광부들 가운데 일부가 진균에 감염되거나 염증 증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질병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물품도 함께 전달될 예정이다.

구조까지는 4개월 걸릴듯

한편 광부들을 꺼내 올릴 통로를 뚫는 작업은 30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지 기술자들은 이날 굴착에 쓰일 30t의 호주산 유압 굴착기 '스트라타 950'의 조립을 마쳤다고 전했다. 굴착기는 우선 직경 35cm의 구멍을 뚫은 뒤 직경을 66cm까지 넓히게 된다. 기기는 하루 최대 20m를 파낼 수 있어 매몰자 구출을 위한 갱도를 뚫는 데까지는 적어도 4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다른 방법을 이용하면 구조까지의 시간을 반쯤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라우렌세 골보르네 칠레 장관은 광부들을 구출하기 위해 3~4개월 이 걸릴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그동안 검토해 온 다른 기술이 있긴 하지만 어느 것도 (구조시기를) 뚜렷이 앞당기지는 못한다"며 "계속해서 다른 구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방항공우주국(NASA)의 전문가 팀도 매몰된 광부들을 돕기 위해 30일 매몰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칠레 정부는 현재 광부들의 상황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오랜 기간 체류해야만 하는 우주인들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판단 하에 NASA가 보유한 우주인 관리 기술을 이전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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