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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독자 대북 제재 '윤곽'…中 참여 가능성 낮아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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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독자 대북 제재 '윤곽'…中 참여 가능성 낮아 실효성 의문

'출구' 고려해 對이란식 법적 조치는 배제할 듯

미국이 독자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힌 추가 대북 제재로 인해 북한을 둘러싼 또 한 번의 외교전이 치러질 전망이다. 미국의 대북 제재 방안이 북한과 거래하는 타국 금융기관에 대한 강제성은 갖추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서, 실효성을 위해 중국 등 제3국에 자발적 참여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달 1일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의 방한을 앞두고 미국의 대북 제재 로드맵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미국은 기존에 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활동 치우쳤던 제재 대상 '블랙리스트'를 사치품 수입, 지폐 위조와 같은 활동에까지 확대해 이와 연루된 금융 거래를 중단토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즉 기존 대북 제재의 국제법적 근거가 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제 결의안 1874호를 근거로 하되 제재의 망은 훨씬 더 촘촘하게 짜일 전망이다. 제재 그물에 걸릴 블랙리스트의 수위는 아인혼 조정관의 한국과 일본 방문 일정에서 양국의 의견을 청취해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인 법적·강제적 조치는 염두에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북 추가 제재와 관련해 미국 의회에서 새로운 입법 움직임은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전해졌다.

미국은 이란에 대해서는 국내법을 제정해(포괄적 이란제재법) 이란과 거래하는 금융기관에까지 강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만일 대이란식 제재 방안을 북한에 적용하게 되면, 미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금융기관을 압박할 수 있다. 제재 대상인 북한의 기업 또는 개인과 거래하는 타국 금융기관에 협조 요청을 하면서 궁극적으로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를 할 거냐, 북한과 거래를 할 거냐'는 선택지를 내미는 방식이다. 국제 금융시스템상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는 필수적이기 때문에 북한과 계속 거래하는 금융기관은 자연스레 고립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 이란식 제재를 하지 않은 이유는 향후 대화 국면에 대한 출구를 만들어 놓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2005년 BDA(방코델타아시아)의 북한 자금을 동결하고 나서 협상 국면에서 다시 이를 풀려고 했을 때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친 경험이 있다.

새로운 대북 제재가 '출구 있는' 행정명령에 의존하게 되면서 실효성 확보는 국제사회의 자발적 참여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과제는 국제사회에 자기들과 같은 수준의 대북 제재 시행에 동참할 것을 설득해 나가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29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모든 나라들은 유엔 1874호 결의 등 현재 제재를 이행할 의무가 있는 만큼 이들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북한에 압력을 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추가 제재 협조를 위한 외교전에 얼마나 힘을 기울일지는 미지수다. 또 북한 계좌에 대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이 제재를 자발적으로 시행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한국으로서는 미국이 중국을 설득·압박해 북중간 금융거래의 맥을 완전히 끊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사실상 미국 의지에 따라 좌우되는 이번 제재는 강력한 효과를 얻지 못할 공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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