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동해상 한미 연합훈련 '불굴의 의지', 34년만에 최대 규모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동해상 한미 연합훈련 '불굴의 의지', 34년만에 최대 규모

판문점 도끼 사건 이후 최대…북한과 중국 강력 반발할 듯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대북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한·미 양국이 추진했던 합동 군사훈련이 오는 25일부터 나흘간 동해상에서 실시된다.

김태영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20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대담을 갖고 이번 합동 훈련의 일정과 참가 전력의 규모 등을 확정했다.

'불굴의 의지'라는 작전명의 이번 훈련은 공중과 해상, 수중에서의 입체 훈련으로 진행된다. 한·미 양국의 육·해·공군 및 해병대 8000여 명이 참가하며 한·미의 최첨단 군함과 무기들이 대거 투입된다.

미국이 합동훈련에 이와 같은 대규모 공중, 해상 전력을 투입하는 것은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34년 만이다. 국방부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동맹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핵심 전력 총 출동

미국은 이번 훈련에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9만 7000톤급)와 항모전단 소속 이지스 구축함인 매캠벨호와 존 매케인호, 라센호, 잠수함인 휴스턴, 버펄로 등 10여 척을 동해상에 전진시킨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조지 워싱턴호가 부산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 측에서도 3200톤급 한국형 구축함(KDX-Ⅰ)과 4500톤급 구축함(KDX-Ⅱ) 등 구축함 10여 척이 나서, 미국과 연합 작전을 전개하며 해상 훈련을 벌이게 된다.

해상 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전투기도 대규모로 배치된다. 여기엔 현존하는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받고 있는 F-22(랩터)를 포함한 미 해군과 해병대의 F/A-18E/F(슈퍼호넷) 등이 참여한다.

F-22는 이륙 후 30분 이내에 북한 영변의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고 1시간 이내에 북한 전 지역에서 작전수행이 가능하다. 이 전투기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으며 한반도에서 기동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 밖에도 해상초계기(P-3C), 대잠헬기, 공군의 F-15K 전투기와 KF-16 전투기 등 200여 대의 행공기가 이번 훈련에 투입된다. 이러한 규모는 통상적인 합동 해상훈련의 10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군사적 능력 과시"…"방어적 성격"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번 훈련에 대해 "구체적인 동맹의 방위능력을 개선하고 필요한 경우 한국의 방어를 위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의 방어를 위한 미국의 지원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한민구 합참의장도 "이번 훈련은 한미 양국 군의 결연한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미 연합전력의 상호 작전운용성과 연합작전 향상을 통해 군사적 대비태세를 완비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응징해 현장에서 작전을 종결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영 장관과 게이츠 장관은 대담 후 성명을 발표해 이번 훈련이 방어적 성격이라는 데에 방점을 찍었다.

양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훈련의 성격을 이 같이 설명하면서 "북한에 대해 적대적 행위는 반드시 중단돼야 하며 앞으로도 한미동맹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연합방위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장관은 또한 "앞으로 수개월간 동·서해상에서 일련의 연합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며 "이후 실시될 훈련에 대해서도 양국간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양국은 8월 말 또는 9월 초 동·서해상에서 고강도의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하기로 이날 합의했다. 이 훈련은 한국군의 전력이 주축이 된 가운데 미국 원자력 추진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등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 한미 외교-국방장관(2+2)회담차 한국을 찾은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20일 오후 국방부에서 김태영 국방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합동훈련에 대한 논의 외에도 양 장관은 주한미군의 지속을 주둔할 것과 2만 8500명 규모인 현재의 병력 수준을 유지할 것에 대해 합의했으며 미국의 한국에 대한 핵우산과 재래식 공격, 미사일 방어 능력을 통한 확장억제력 제공도 재확인했다.

이번 합동훈련 일정은 이날 오후 4시 40분 북측에 통보됐다. 천안함 사건 조사에 참가한 미국과 호주를 비롯한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관련 국가들에도 훈련 일정을 통보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이번 계획을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 신문은 논평에서 "최신예 전투기 80대를 탑재하고 1천㎞의 작전반경을 가진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투입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해상 연합훈련의 위험성이 드러난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훈련 강행이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 정세에 미칠 파국적인 후과를 심사숙고해 전쟁연습 계획을 당장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어떤 반발을 할지 주목된다. 북한은 한미가 합동 군사훈련을 할 때마다 준전시상태에 돌입하는 등 초긴장 상태에 빠지는 한편 남측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 왔다. 지난해 3월 한미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 당시 북한은 개성공단 출입에 필요한 남북간 군 통신선을 차단해 남측 인원의 개성공단 출입이 봉쇄됐었다.

중국의 반발에 따른 동북아 정세의 긴장도 예상된다. 서해상 한미 훈련에 강력 반발한 중국은 한미가 훈련 장소를 동해로 바꾼 뒤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고 17~18일에는 서해에서 전시 대비 수송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 훈련이 방어 훈련이라고 강조하지만 군사·안보 전문가들은 항공모함이 참여하는 훈련은 기본적으로 공격 훈련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