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새벽 드러난 선겨 결과,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의석을 교체하는 121석(지역구 73석, 비례대표 48석) 가운데 3분의 1 수준인 44석을 차지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이번 선거 교체 대상이 아니었던 62석을 포함해 참의원 전체 242석 중 106석을 확보하는 데에 그쳐 향후 안정적인 정국 운영이 어려워지게 됐다. 기존 의석수에서 10석이 줄었다.
'44석 획득'은 민주당 단독으로 참의원 과반을 확보하게 해주는 60석에 못 미치는 것은 물론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최저 목표로 제시한 54석에도 10석이나 부족하다.
또한 민주당과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신당은 이번에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해 개선(改選) 대상이 아니었던 3석을 지키는데 그쳤다. 연립여당은 여기에 무소속 1석을 합쳐도 전체 과반 122석 중 110석에 불과한 처지가 됐다.
▲간 나오토 총리가 12일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참의원 선거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면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연립 정부 개편 불가피
이번 선거 결과는 작년 중의원 총선에서 민주당에 압승을 안겨주며 정권 교체를 이끌어냈던 민심의 기대가 10개월여 만에 돌아섰음을 반영한다. 간 총리는 소비세 인상 문제를 적극 제기함으로써 선거 구도를 장악했지만 그것이 결국 지지율 폭락으로 이어지는 자살골을 넣었다.
반면 당 자체의 쇠퇴와 야권의 연이은 신당 창당으로 선전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졌던 제1야당 자민당은 51석을 확보해 선거 전 71석에서 84석으로 늘렸다.
이는 앞으로 민주당에 큰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자민당이 범야권 연대를 시도해 참의원 과반을 확보하면 '네지레 국회'(중의원과 참의원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다른 상태)가 될 수도 있어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간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정부의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엔 자민당 외의 다른 당들과의 연립정부 구성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에 10석을 차지해 의석을 11석으로 키우며 크게 약진한 다함께당은 물론 공명당(9석 차지, 총 19석) 등이 민주당의 연립 파트너 물색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함께당의 와타나베 요시미(渡邊喜美) 대표는 11일 밤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연정은 하지 않는다"고 일축하면서도 "민주당이 지금까지의 국회 운영을 수정하면 어젠다 범위에서의 조정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공산당은 3석을 얻어 총 6석을 확보했으며 사민당은 2석을 차지했고(총 4석), 신당개혁과 일어나라 일본당이 각 1석을 차지했다.
▲ <NHK>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한 2010 참의원 선거 개표 결과. 여당이 참의원 242석 중 110석을 차지하고 야당이 132석을 차지했다. |
선거를 앞두고 긴급 교체된 간 나오토 총리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간 총리는 이날 새벽 패배가 확실해지자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세 문제를 국민들에게 잘 설명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간 총리는 "충분한 설명을 못한 점은 반성하고 있지만 논쟁 자체가 부정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들이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제대로 된 논의를 하라고 요구하는 결과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다시 출발선에 선 기분으로 책임 있는 정부 운영을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그간 일부 거론됐던 조기 사임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간 총리가 선거 패인의 핵심이 된 이상 현 지도부와 대립 관계이자 당내 최대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 그룹의 입김이 커져, 9월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당내 권력투쟁이 더욱 격렬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요미우리신문>은 12일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민주당 내에서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간사장 그룹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다카시마 요시미쓰(高嶋良充) 민주당 참의원 간사장이 "가혹한 결과를 초래한 가장 큰 요인은 부주의한 소비세 발언으로, 집행부는 책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당 내부에서 "에다노 간사장과 아즈미 준(安住淳) 선거대책위원장의 사퇴는 불가피하다", "오자와 전 간사장 등을 배제하지 않고 거당적인 태세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9월 당 대표 경선에서 대항마를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가속화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고시이시 아즈마(輿石東) 참의원 의원회장은 11일 밤 고후(甲府)시에서 기자단에게 "곧바로 총리의 책임으로 갖고 가는 것은 이상하다. (당에) 연대 책임이 있다"며 선거 결과가 총리의 퇴진과는 직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참의원 선거 투표율은 57.92%로 2007년 58.64%(지역구)보다 0.7%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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