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中, 서해 한미 합동 군사훈련 "결연히 반대" 공식 선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中, 서해 한미 합동 군사훈련 "결연히 반대" 공식 선언

공개 반대 '이례적'…천안함 침몰, 미·중 갈등으로 비화

중국 정부가 서해에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벌어지는 것을 반대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외국 군함과 군용기가 황해(서해) 및 중국 근해에 진입해 중국의 안보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하는 것은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간 '유관국의 냉정과 절제'를 요구하며 훈련에 우회적인 반대 입장만을 내비쳤던 중국 정부가 이처럼 명확하게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서해 훈련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한미 양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천안함 침몰로 불거진 남북간의 갈등이 미·중간의 공개적인 자존심 대결로 비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중국이 6일 공개한 동중국해 실탄 사격 훈련 장면 ⓒ뉴시스

"유관 부문에 이미 엄중한 입장 전달"

친강 대변인은 "중국의 이같은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우리는 이미 유관 부문에 이에 대한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유관 부문'이란 한국과 미국 정부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최근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반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국무부의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이 7일 "(서해 훈련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중국의 입장 전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동중국해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했고 6일 훈련 장면 10여 장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이 훈련은 한미 합동훈련에 대한 항의성 무력시위로 받아들여졌다.

친 대변인은 이어 "유관 각국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해 한반도 및 지역 정세에 긴장을 격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토론중인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중국의 입장 변화를 묻는 질문에 "현재 이사국들이 안보리에서 통과시킬 문건을 놓고 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입장을 수차례 명확하게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입장은 유관 당사국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란 대국적인 견지에서 출발해 이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를 위해 당사국들과 대화와 소통을 계속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 "우리가 자주적으로 판단할 것" 맞서

중국의 반대가 표면화되고 미국 역시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한국 정부는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훈련은 천안함 사건 대응 방안의 일환으로 한미동맹 차원에서 협의되고 있는 사항"이라며 "우리가 자주적으로 판단을 해서 그 결정에 따라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연합훈련의 성격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로서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연합훈련의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 한·미 군 당국간에 협의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언급은 피하겠다"고 답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언론에서 (중국이 한국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는) 기사를 쓴 것은 봤지만 중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그런 문제를 제기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바로 나온 친강 대변인의 발언에 의해 '중국이 이해할 것'이라는 김영선 대변인의 말과 '공식적인 문제 제기는 없었다'는 박선규 대변인의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중국 관영언론 "야스쿠니 참배보다 엄중"…한국 정면 비판

지난달 한미 합동훈련 계획이 발표된 후 연일 우려와 비난을 내놓고 있는 중국의 관영언론들은 이날도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한미 서해 군사훈련 축소될 수도'라는 제목 아래 이번 사태를 1면과 6면에 장문 기사로 싣고 사설을 통해서는 한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환구시보>는 '누구도 황해를 교란하는 죄인이 되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이 북한을 위협하려고 미국과 합동 군사훈련을 계획했다가 중국의 강력한 반발로 오히려 통제하기 어려운 전략적 위기에 처했다며, 이는 한국이 안보를 미국의 군사력에 지나치게 의존해 자신의 전략적 시야를 어지럽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어 한국 정부가 한 달 전 이번 훈련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훈련 장소가 중국 수도에 인접한 해상이라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중국이 천안함 사건에서 북한을 비난하지 않은데 대한 불만을 고의로 터뜨리기 위한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설은 한국이 자신의 최대 무역파트너인 중국을 잠재 대상으로 삼는 서해 훈련을 계획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서해 위기는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비해 파괴력이 더욱 크며 동북아를 군사 대결의 위기로 치닫게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사설은 사상 최고의 번영을 구가하고 있고 유엔 사무총장까지 배출한 한국이 앞으로 서해에서 불리한 소식만이 들려오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사설에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 돌리고 한국 정부가 보다 큰 비전과 불필요한 군사 행동에서 발을 빼면 중국과 다른 국가의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해군연구소전략연구원인 궈야둥(郭亞東)은 이날 <환구시보> 기고문에서 중국은 한미가 서해에서 훈련을 하면 해군력을 공해상에 파견해 맞대응함으로써 사태를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하며 이렇게 하면 예상외의 수확을 거둘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