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사탕 (2)

[한윤수의 '오랑캐꽃']<253>

무슨 뾰죽한 수가 없을까?
잠을 못 이루다가 갑자기
"대한민국에서 안 되는 일이 어딨니?"
라는 *개콘의 대사가 떠올랐다.
그렇지! 안 되는 일이 어딨니?
짜장면도 천 원에 되는데!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주시는 S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한 번 취하한 사건인데 다시 진정할 수 있을까요?"
"가능하죠. 친고죄가 아니라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S변호사는 그걸 가지고 뭘 고민하느냐는 듯 아주 간단히 말했다.
"근로감독관이 법리 해석을 잘못했군요. 그건 얼마든지 다시 진정할 수 있습니다."

J간사를 불러 말했다.
"다시 진정하세요. 입장 곤란하면 J간사는 빠지고."
J간사는 난감해 했다.
"저야 괜찮지만, 감독관님도 입장이 곤란할 것 같은데요."
내가 말했다.
"곤란할 거 뭐 있어? 잘못 된 건 고치면 되지! 감독관한테 재진정한다고 미리 귀띔해주고 좀 시간을 띄웠다가 천천히 진정해요."

내 충고를 받아들여 J간사가 빠졌다.
그리고 한 달이 흘렀을 때, U간사가 다시 진정했다.

정작 발칵 뒤집힌 것은 회사였다.
*죽었던 퇴직금이 다시 살아난 셈이니까.

사장님이 감독관에게 전화를 했단다.
"일주일만 시간을 주십쇼. 우리도 변호사와 상의해 보고요."
상의해보나 마나지!

나는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다.
어차피 이길 사건이니까.

*개콘의 대사 :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인 <현대생활백수>에서 백수로 분장한 배우 고혜성이 전매특허처럼 쓰던 대사. 예를 들어 돈은 천원 밖에 없고 짜장면이 먹고 싶을 때 백수는 전화를 걸어 "일구야, 단무지 빼고 짜장면 천 원에 안 되겠니?"한다. 일구가 일단 거절하면 백수가 말한다. "에이, 대한민국에서 안 되는 일이 어딨니?"

*죽었던 퇴직금 : 산업연수생 시절을 포함한 총 퇴직금은 232만원, 산업연수생 시절을 빼면 1년 미만이라 한 푼도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완전히 죽었던 퇴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