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영자 일간지 <글로벌타임스>의 보도(6월 28일자) 등을 볼 때, 중국 정부는 결국 무기한 보류되기는 하였지만, 한-미 양국이 실시하려 했던 서해상에서의 합동군사훈련을극히 민감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미국의 항공모함과 이지스 구축함 등도 참가하려던 동 군사훈련은 여러 가지 정황상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 때문이다.
이번 일도 더해져서 중국에서는, 이제는 중국도 외국세력들의 무력시위에 정당하게 대등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한층 힘을 얻게 되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듯이, 중국을 적대시하는 외부세력으로부터 중국을 방어하기 위한 합당한 군사훈련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 사회의 이러한 민심의 무게 탓인지, 중국의 인민해방군도 동중국해 해상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인민해방군 동해함대 산하 제91765부대가 7월 5일까지 중국 동남부 저장성 연안의 5개 해역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할 것 같다"는 홍콩의 <명보> 보도(6월 28일자)가 현실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이는 한-미 양국의 군사훈련이 중국에 대한 도발로 해석되는 상황과 유관한 것 같다"는 동 기사의 분석 역시 틀린 것만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사실, <명보>의 이와 같은 분석은 중국 대륙에서 직접 감지되는 다양한 반응을 고려할 때, 수긍되는 측면이 적지 않다. 실제로 이번에 예정되었던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중국학자들의 반응은 우회 화법을 즐겨 쓰던 평상시와는 사뭇 달랐다. 그들은 미국에 대해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면, 과연 항공모함이나 최신예 이지스함 등을 동원할 필요가 있는가", "국민들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북한에게 과연 얼마만큼의 전쟁 능력이 있다고 최강의 군사대국이 저토록 적극 나서겠는가"며 그 "저의(?)"를 성토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한국에 대해서도 그들의 성토는 거침없었다. "한국은 경제대국이며 군사적으로도 북한보다 우위에 있다. 그럼에도 왜 망나니 같은 아우 격인 북한을 포용하지 못하는가"로부터 "중국을 계속 등지게 함으로써 얻게 되는 한국의 국익은 과연 무엇인가", "북한 발 위협이 더 우려될수록, 사실은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더 나서야 하지 않을까"하는 비아냥을 넘어 "각국의 주권사항이겠지만, 특정국과의 관계 강화로 인해 잃게 되는 부분에도 보다 더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라는 충고 아닌 충고 등, 그들은 마치 한국 정부를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싸우려는 쪽을 적극 거두려는 "몹시 못 마땅한 시누이"처럼 여기는 것 같았다.
현재 중국에는 약 100만 명 내외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2012년이면 15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이 중에는 한국 정부에 대한 중국의 이상과 같은 불편한 심기에 대해 실감하며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들에게 있어 중국은, 한국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는 하나의 외국으로서의 '중국'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한중 관계가 소원해지면 그들은 청와대를 원망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에게 그 불똥이 튀기 시작하였다. "청와대의 무능한 외교조차 막지 못하는 한나라당, 어디 한번 두고 보자!"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불과 2년 후인 2012년이면 재외국민 투표권이 부여되지 않는가. 이렇게 볼 때, 이 상황이 지속되면 한나라당은 아무래도 중국에서도 적지 않은 곤욕을 치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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