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적대세력, 한국 지방재건팀에 로켓포 공격

'反탈레반 부족 거주지라 안전' 외교부 주장 허위로 판명

아프가니스탄 재건 지원을 명분으로 파견된 한국 지방재건팀(PRT) 본부의 공사현장에 적대세력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용 로켓포 2발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1일 "현지시간으로 어제 밤 10시 10분께 아프가니스탄 차리카르시 인근의 우리 PRT 본부 공사현장에 적대세력이 로켓포 공격을 해왔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면서 "공사 진척도도 30% 정도이기 때문에 특별한 시설 피해도 없었다"고 밝혔다.

로켓포는 당초 4발이 날아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날이 밝은 후 점검해 보니 실제 날아온 포탄은 2발이고 나머지 2발은 PRT를 경호하는 업체가 응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밝혔다.

이 당국자는 "기지 내에 떨어졌다고 했던 1발의 위치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나머지 1발은 육안으로 기지 바깥 쪽 200∼300ｍ 떨어진 곳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그간 한국 PRT가 설치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파르완주는 탈레반에 적대적인 부족이 사는 곳이어서 안전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외교부의 그같은 주장은 허위로 판명됐고, PRT의 안전 문제는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보안이 문제면 군대를 더 보내면 된다'는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로켓포 공격이 후 PRT 부대표와 한국군 요원은 현재 점검 작업을 벌이고 있다. 피격 직후에는 아프가니스탄 경찰과 미군 정찰헬기를 비롯한 특수장비를 동원해 밤 11시 57분까지 수색활동을 벌였으나 성과는 없었다.

현재 공사 현장에는 조립식 주택 제조업체인 태화 관계자를 비롯한 공사 인력 48명과 경호 인력 10명 등 58명의 한국인과 현지인 경호원 60여명이 숙식을 하며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5월 중순부터 파르완주의 주도인 차리카르시에서 북쪽으로 2.5㎞ 떨어진 43만㎡ 면적의 국유지에 민·군·경의 숙소 및 사무실과 병원, 교육문화센터, 경찰훈련을 위한 태권도장 등의 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PRT는 1일부터 공식 활동을 개시했고 하루 전에는 미군 바그람 기지에서 파르완주 PRT의 대표성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양하는 권한이양식을 열기도 했다. 한국이 파르완 PRT를 독자적으로 운영한다는 의미의 행사였다.

권한이양은 그동안 파르완주에서 활동해 온 미국 PRT가 네덜란드 PRT의 철수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날부로 우루즈간주에 재배치된데 따른 것이었다.

한·미 양국은 당초 파르완 PRT를 공동 운영한다는 방침이었으나 한국 PRT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됨에 따라 미국은 일부 PRT 요원만 바그람 기지에 배치해 기존 사업을 한국 PRT 아래서 추진하기로 최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차리카르시 PRT 기지는 올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라며 "최종적으로 아프간 PRT에는 민간인 90명, 경찰 40명, 군인 321명 등 모두 451명이 활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켓포 공격이 발생하자 외교통상부는 1일 오후 국방부와 경찰, 한국국제협력단, 관련기업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안전대책을 점검하고 안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