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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 나에게도 일어난다면? 공포의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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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 나에게도 일어난다면? 공포의 대한민국"

<PD수첩> 누리꾼 '폭발적 반응'…피해자 눈물에 '시큰'

문화방송(MBC) <PD수첩>이 29일 밤 '대한민국 정부는 왜 나를 사찰했나' 편에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관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방송했다. 이미 국회 정무위원회와 보도 등을 통해 대부분의 내용이 알려진 상황이지만 방송 이후 <PD수첩> 시청자 게시판 등에는 이번 사건에 분노하는 시민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일본에 도피해서도 '인멸'될까 두려웠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 2008년 당시 유행하던 '쥐코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뒤로 공직윤리관실의 사찰과 경찰, 검찰 조사 등을 받아야 했던 김종익 씨의 사연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김종익 씨는 계속 '공포감'을 토로했다.

김 씨는 해당 동영상을 올리던 당시를 두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내가 만든 것도 아니고 이미 수많은 사람이 본 것인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될까라고 생각했다"며 "동영상 하나 때문에 사업체를 포기해야 한다는게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직윤리관실의 사찰은 김종익 씨가 하청업체로 있던 국민은행을 통한 압박으로까지 이어졌다. <PD수첩>이 확보한 문건에는 "원충연 청와대 행정사무관이 남경우 국민은행 부행장을 면담했다"는 사실도 그대로 드러나있다. 이후 김종익 씨는 사업체 대표를 그만두고 일본으로 도피하게 된다.

김종익 씨는 "일본에 와 있었지만 소재 파악은 다 되기 때문에 누군가 나를 뒤쫓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러다가 증거 인멸 이런 것으로 무슨 일을 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 국무총리실 공직윤리관실의 민간인 사찰 피해자 김종익 씨가 <PD수첩> 방송에서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MBC

"나에게 그런 일이 생겼다면…정말 공포의 대한민국이다"

이날 방송을 본 많은 누리꾼들도 '공포감을 느낀다'는 글을 수없이 올렸다. 한 누리꾼(황영호)은 "나에게도 그런 일이 생겼다면…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떨린다. 아 무섭다"고 썼고 다른 누리꾼(박철성)은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 최고로 무서웠다"며 "오늘 내용 칸 영화제 출품해도 되겠다. 정말 공포의 대한민국이다"라고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황인영)은 "이 사건이 과연 김종익 씨 한 명에 국한된 일일까?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한 억울한 일은 얼마나 더 있을까. 너무 무섭고 싫다"며 "정말 그들 맘에 들지 않으면 국민이건 뭐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앨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몇몇 누리꾼들은 <PD수첩> 홈페이지에 글 올리는 것도 사찰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안상태)은 "무서운 세상에 질린다"면서 "이렇게 쓴 것도 보겠지. 전 아무것도 아닙니다. 밟아죽이지 말아주세요"라고 비꼬았다.

"회사 자금으로 촛불집회 '초' 산거 아니냐"

더욱 황당한 것은 김 씨에 대한 조사 내용이었다. 경찰의 수사는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만들어 촛불집회 자금이나 정치자금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 "촛불집회에서 초 등을 사는데 사용하지 않았느냐", "(쥐코) 동영상을 제작, 번역하는데 관여하거나 돈을 댔느냐"고 묻는데 집중됐다.

또 공직윤리관실이 이첩한 자료에는 김 씨의 블로그 분석은 물론 김 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회사의 지난 10년간의 법인 카드 이용내용도 첨부되어 있었다. 김 씨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치인도 아니고 여론을 주도하는 사람도 아닌데 왜 내가 이렇게 분석되고 조사되어야 하는가. 정말 소름끼칠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에도 김 씨는 비리 등에 걸리는 것이 없었고 동작경찰서 해당 경찰은 "혐의없음이 명백하다"고 올렸다. 그러나 경찰 서장에 의해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다시 돌려보내졌고 김 씨는 검찰에서 '기소 유예' 처분을 받게 된다.

임지봉 서강대 교수는 "특정인을 잡아놓고 먼지털이식 수사를 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기 때문에 표적 수사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고 김 씨를 대리하는 최강욱 변호사는 "죄가 없는 사람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도 평등권 침해이나 그간의 수사과정도 모든 것이 다 헌법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멀쩡했던 사람이 '배탈'로 입원?…피해자는 눈물만

특히 이날 방송에서 논란이 된 것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했다 빠져나간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의 행태였다. 이인규 지원관은 이날 정무위가 시작되자마자 회의장에서 나갔고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배탈이 나 병원에 입원했다"고 핑계를 댔다. <PD수첩>은 해당 병원에 찾아가 확인했으나 그런 사람은 없었다.

▲ 지난 6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했다 질의 직전 빠져나간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 ⓒPD수첩

<PD수첩> 제작진이 자리에서 빠져나가는 이인규 지원관을 쫓아가 "김종익 씨 사건을 아느냐", "이 사람이 강원도 평창 출신이라 내사한 것 아니냐", "이번 사건에 대해 반론할 생각이 있느냐"고 거듭 물었으나 그는 "하도 오래되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디 그게 한두 건이겠나"라고 답하며 피했다.

이날 김종익 씨는 담당자가 자취를 감춘 정무위원회를 지켜보다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정말 너무 뜻밖이었다. 출석했다 도망가버리는 것은 너무 충격적이었다"라며 "불편하고 힘들고 억지로 견디고 있는데 정말 황당한 상황을 보며 도대체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지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많은 누리꾼들도 이인규 지원관에게 분노를 표하는 한편 김종익 씨가 눈물 흘리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이정비)은 "안기부의 부활을 보는듯해 소름이 돋는다"면서 "김종익씨의 눈물을 보고 나도 눈언저리가 시큰해졌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이진이)은 "회의중에 자리를 비우고 멀쩡한 사람이 병원에 입원을 하느냐. 그걸 또 거짓말을 해주느냐"며 "이런 이들에게 나라일을 맡기고 나라의 녹을 받을 수 있는지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전진경)은 "이인규 지원관 하나 대기발령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민간인 사찰 사건와 관련된 공무원들 모두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서미경)은 "이번 김종익 씨 사건을 보니 노제 사회본 김제동 씨가 퇴출된 것은 당연하게 됐다"며 "김제동 씨 건 도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김종익 씨 사건은 정말 경악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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