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 패널티킥을 허용하는 반칙으로 지옥 같은 시간을 맞본 김남일(톰 톰스크)이 대표팀 후배 박주영(AS 모나코)의 위로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남일은 2대 1로 이기고 있던 후반 19분 수비 강화를 위해 염기훈(수원)을 대신해 투입됐으나 4분 만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나이지리아의 치네두 오크부케 오바시(호펜하임)에게 볼을 뺏기고 나서 곧바로 볼을 뺏으려다가 페널티킥을 내줬다.
최악의 실수를 범한 김남일은 경기가 끝난 후 언론 인터뷰에서 "오늘 특히 힘들었다. 솔직히 나의 판단 실수였다. 안정적으로 볼을 처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반칙을 할 상황도 아니었다.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김남일은 "(박)주영이가 '형 괜찮아요'라고 해준 한 마디가 큰 위로가 됐다"며 "경기 끝나고 나서 정말로 울 뻔했다. 끝나고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조별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자책골을 넣으며 한동안 마음고생을 한 주인공.
김남일은 "선배로서 후배들을 격려하고 다독거려야 했는데 오히려 후배들의 위로를 받는 처지가 됐다"며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어서 이번 16강 진출이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남일은 또 "내가 없을 때 후배들이 좋은 경기를 펼쳐서 이 곳까지 오게 됐다"면서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다. 그랬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했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보다 더 기쁘다. 그 기쁨을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정말 너무 감격스럽다"고 덧붙였다.
전반 12분 수비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했던 차두리는 "실수로 선제골을 내준 뒤에 팀 자체가 컨트롤을 잘 해서 동점골을 넣고 역전까지 했다"며 "당황하지 않고 팀 전체가 잘 대처를 해준 것이 고마웠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이어 "실수를 했을 때 범석이와 아버지가 생각났다"며 "오늘 내가 나와서 오범석(울산)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텔레비전 해설을 하시는 아버지(차범근 전 수원 감독) 생각도 났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가 그런 것"이라며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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