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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만난 초등학생들 "일제고사 안 보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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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만난 초등학생들 "일제고사 안 보게 해주세요!"

[현장] 곽 교육감 당선자 '절반만 무상급식' 초등학교 방문

"아주 놀랐습니다. 유쾌한 놀라움이죠. 아이들이 너무 대견하면서도 안쓰럽네요."

21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대왕초등학교 점심시간. '무상급식 시행 관련 학교 현장 의견 수렴' 차 이곳에 들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는 감탄사를 멈추지 못했다. 학교 식당에서 곽 당선자는 초등학교 아이들의 '깜짝 청원'에 맞닥뜨렸다.

"저희도 일제고사 반대해요"

초등학생들과 함께 식판을 받아 자리잡은 곽노현 당선자에게 열명 가량의 아이들이 다가와 "할 말이 있다"며 둘러쌌다. 대부분 6학년인 이 아이들이 꺼낸 이야기는 '일제고사'에 대한 것이었다. 한 아이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일제고사 만드셨잖아요. 그런데 교육감 아저씨는 반대한다면서요. 저희도 반대해요."

곽 당선자가 "왜 그러냐"고 반문하자 아이들은 "이미 시험이 많아요", "중간, 기말고사에 수학경시대회도 있는데 일제고사까지 보려니 너무 시간이 없어요", "아무것도 할수가 없어요"라고 왁자지껄 하소연했다.

곽 당선자는 "시험 언제보는지 아니?"라고 되물었고 아이들은 "7월 13~14일이요"라고 답하고는 "그것 좀 보지 않게 해결해 주세요"라고 외쳤다.

'일제고사 중단' 외에도 아이들의 '청원'은 계속됐다. 이 아이들이 물러가자 또 다른 무리의 아이들이 몰려와 "현장체험 늘려주세요. 너무 재미있어요", "수영 많이 하게 해주세요" 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21일 서울 강남구 대왕초등학교를 들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에게 아이들이 몰려와 '청원'하고 있다. ⓒ곽노현 인수위 공보실

곽 당선자는 아이들의 잇단 발언에 "어찌나 반듯하고 당당하게 말하는지, 너무나 놀랍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교육정책이 초등학생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도 정작 초등학생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는 거의 없지 않느냐"며 "너무나 생소하고 인간적인 증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역시 학생 인권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며 "아이들도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자신의 자유시간이 얼마나 줄어들고 있는지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표현의 자유'가 있다면 우리들에게는 들어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정책 연구를 할 때 초등학생들의, 적어도 고학년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는 제도적 통로가 있어야 겠다"고 덧붙였다.

곽 당선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권한에 해당하는 일제고사 실시 여부를 개별 학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재정자립도 최고 강남구는 유상급식, 성남시는 무상급식"

사실 곽 당선자는 이날 '무상급식' 현장을 찾기 위해 대왕초등학교를 찾았던 것이었다. 이 학교는 서울시 강남구에 있지만 위치상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56%에 달하는 곳이다. 경기도 성남시는 2009년 3월부터 조례 개정을 통해 초등학생들에게 무상급식비를 지원하고 있어 성남이 집인 절반의 학생은 무상급식을, 강남이 집인 또다른 절반은 학부모 부담으로 급식하고 있다.

곽 당선자는 김은실 교장과 면담한 후 학부모들을 만나 무상급식에 관한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무상급식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무상급식을 하면 식사의 질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등의 우려를 제기했다.

한 학부모는 "급식비가 크게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상급식을 지원해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염려되는 것은 무상급식이 되면 식사의 질이 낮아지는 것은 아닌가 한다. 그런데 만약 친환경 급식을 한다면 믿음도 가고 가정도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남에 거주하고 있다는 다른 학부모는 "우리 아이는 무상급식 혜택을 받고 있지만 다른 어머니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학교 보내는 아이가 두명이 되면 급식비가 부담된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무상급식이 되면 그 비용으로 방과후 수업을 해주면 좋을 텐데라고 하소연한다"고 말했다.

이에 곽 당선자는 "무상급식이라고 해도 무상이 아니라 학부모들이 세금을 내는 돈으로 의무 급식을 받는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당연히 식사의 질에 신경쓰는 것은 학교와 교육청의 책임"이라고 답했다. 그는 "당연히 질높은 건강 밥상을 만들어야지 알고 보니 질 낮더라는 원망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대왕초교처럼 부모의 거주지역에 따라 아이들의 무상급식 여부가 갈리는 것도 부자연스럽지만 재정자립도로 보면 강남이 대한민국 최고일 텐데 재정자립도가 강남구보다 못한 성남시가 정책 의지로 무상급식을 실현한다는 것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는 동네가 다르다고 해서 무상급식을 못받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며 "취임 이후에 서울 친환경 무상급식을 조속히 실시해서 더 잘 실시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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