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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세 등 금융위기 대비책 G20 공조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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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세 등 금융위기 대비책 G20 공조 흔들

<월스트리트저널> "부산 회의에서 구체적 합의 어려워"

세계 주요경제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4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부산에서 개최된다. 금융권에서 이번 회의를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은행세 도입 등 금융위기 대비책에 대한 문제가 정식 의제로 다뤄어지기 때문이다.

은행세는 금융위기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정도로 규모가 있는 은행들은 향후 금융위기에 대비할 비용을 사전에 분담해야 한다는 취지로 미국 등이 주도하는 금융규제 정책이다. 은행세는 재정수입 확보 등 새로운 세원으로서 활용하는 등 다목적 포석이기도 하다. 특히 급격한 자본 이동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한국 등 일부 나라에서는 급격한 외화 유출입에 대한 제동을 거는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노총부산본부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부산지역시민사회단체와 4일 오후 부산시청 광장에서 G20 회의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이 G20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캐나다 재무장관 "은행세 반대하는 국가 많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은행세 등 전면적인 금융규제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위기를 겪지 않은 캐나다 등 일부 나라들은 은행세가 자국의 금융시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반대해 왔다.

특히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은 4일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는 은행세 도입 문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G20 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플래허티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은행세에 반대하는 다른 국가들이 있다고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많은 국가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른바 '바젤 III'로 불리는 국제적인 은행자본 규제 강화정책도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합의에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국적 대형은행들이 향후 손실에 대비해 자기자본 비율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국제적으로 금융당국간의 의견이 합의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도 "전면적인 규제정책이 실제 시행에 이르기까지는 예상보다는 지연될 것"이라고 이 문제와 관련한 소식통들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보도했다.

"은행자본 규제 강화, 최종합의 어려울 것"

특히 이 신문은 "이번 주 한국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 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지만, 국가간 이해관계가 대립해 최종 합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금융규제강화의 목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취약점이 노출된 현행 '바젤 협약'을 보완해 보다 보수적인 금융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이다.

당초 새로운 금융규제 정책은 2012년 말이면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널리 퍼졌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금융당국자들에 따르면, 금융규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다고 해도 2012년 이후 여러 해에 걸쳐 점진적으로 시행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독일, 프랑스는 시행을 늦추자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상당 기간 금융권이 부실에서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은행자본 규제를 강화하면 심각한 자본부족 상태에 몰린다는 것이다.

유럽 은행들, 2012년 만기 도래 부채만 1조 달러 육박

월스트리트의 대형은행들도 은행 자본과 유동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대출을 위축시켜 수익의 20% 정도를 감소시킬 것이며, 결과적으로 경제성장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미국 최대의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시행까지 2년 정도만 주워지는 새로운 규제는 현재의 경제 여건이나 규제의 강도 등을 감안할 때 너무나 촉박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새로운 규제기준이 아니라 현행 기준을 적용해도 BoA를 포함한 월가의 10대 대형은행들은 지난해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스테레스 테스트'에서 746억 달러의 자금을 충당하라는 지시를 받을 정도로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더 심각하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유럽의 은행들은 2012년말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만 8000억 유로(약 97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에 따라 새로운 금융규제안은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는 합의가 여러 나라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면서 "프랑스, 독일, 일본은 전면 시행에 이르기까지 10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신문은 "점진적인 접근방식에는 위험이 따른다"면서 "2004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기존의 바젤 협약도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자국의 은행들에게 준수하도록 나서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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