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정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학 교수와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 교수는 이날 <경향신문>에 발표한 공동 명의 기고문에서 "(어뢰) 외부의 페인트가 탔다면 '1번'도 타야 했고, '1번'이 남아 있다면 외부의 페인트도 온전히 남아 있어야 한다"며 합조단이 제시한 '결정적 증거물'에 결정적인 불일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 합조단이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에서 증거물로 제시한 북한산 수출용 CHT-02D 어뢰의 사진. 어뢰 몸체는 검정, 빨강, 녹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고, 오른쪽 추진 후부에도 검은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그러나 합조단이 수거한 어뢰 추진체 잔해물은 모든 페인트가 벗겨져 있고 녹이 슬어 있었다. ⓒ연합뉴스 |
서 교수와 이 교수는 어뢰 추진체가 부식된 것은 외부에 칠해 놓은 페인트가 탔기 때문인데 일반 유성 페인트의 비등점이 최소 325℃라는 사실로 볼 때, 폭발시 그보다 높은 열이 가해졌다고 추정했다.
이어 이들은 '1번'을 쓴 잉크의 성분 3가지 중 크실렌의 비등점이 138.5℃로 가장 높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후부 추진체에 325℃ 이상의 열이 가해졌다면 모든 잉크의 성분이 완전히 타서 없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의 추론에 따르면, 어뢰에 일반 페인트가 아니라 열에 강한 특수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다면 페인트가 없어져 추진체가 부식되려면 더 높은 열이 나왔어야 하기 때문에 '1번' 잉크는 당연히 지워진다.
또한 추진체가 부식된 건 잉크보다 비등점이 높은 페인트가 타버려서 물과 직접 접촉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물속에서는 열이 식기 때문에 잉크를 못 태웠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기각된다.
▲ ⓒ뉴시스 |
서 교수와 이 교수는 "(1번 글씨를 쓰는데) 비등점이 잉크보다 높은 유성잉크나 페인트를 사용했더라도 어뢰 외부의 페인트가 타버릴 정도였다면 내부의 유성잉크나 페인트도 함께 탓을 것"이라며 "그것이 과학이다. 그러나 고열에 견딜 수 있는 외부 페인트는 타버렸고, 저온에도 타는 내부 잉크는 원상 그대로 남아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의 주장은 전날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소개한 마커펜 잉크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뢰 외부의 페인트가 타버려 부식이 생겼다는 사실과 비교해서 '1번' 잉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을 부정한 것이다.
☞관련 기사 : 美 물리학자 "어뢰 폭발했다면 '1번' 글씨 타버려"
☞<경향신문> 기고 "'1번'에 대한 과학적 의혹을 제기한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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